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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발생한 시위대와 경찰의 총격전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발생한 시위대와 경찰의 총격전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백인 경관의 총에 맞아 목숨을 잃은 비무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의 사망 1주기를 맞아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시에서 열린 추모식이 폭력시위로 번져 경찰과 유혈 충돌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브라운의 사망 1주기인 지난 10일(현지시각)부터 퍼거슨시에서 열린 인종차별 금지와 경찰 개혁을 촉구하는 시위가 격화되면서 경찰과 극한 대치를 벌이고 있다.

급기야 시위대와 경찰의 총격전까지 벌어져 중상자가 발생하자 세인트루이스 카운티의 행정 책임자 스티브 스텡어가 11일 퍼거슨시에 전격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긴급 통제에 들어갔다.

시위대-경찰 '총격전'... 비상사태 선포

전날 시작된 추모식은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다. 퍼거슨시는 물론이고 미국 전역에서 시민들 수천 명이 모여 1년 전 브라운이 사망한 시각인 오전 11시 55분 묵념을 올렸고, 거리 행진을 펼쳤다.

지난해 8월 퍼거슨시에서는 비무장 흑인 청년 브라운이 담배를 훔치다가 경찰에 적발되어 체포 과정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그러나 총격을 가한 백인 경관 대런 윌슨은 기소되지 않아 흑인 사회의 분노가 폭발해 미국 전역으로 항의 시위가 확산된 바 있다.

이날 브라운의 아버지 마이클 브라운 시니어는 "경찰의 무리한 총기 사용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어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낀다"라며 "여기 모인 여러분이 없었다면 진실은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해가 지자 추모식은 폭력 시위로 바뀌기 시작했다. 일부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고 퍼거슨시 도심 차도를 점거하자, 경찰이 출동해 즉각 퇴거하지 않으면 체포하겠다는 경고를 내보냈다. 양측의 대치가 길어지자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을 향해 돌이나 물병을 던졌다. 그리고 오후 11시경 누가 쐈는지 알 수 없는 총성이 울리자 시위대와 경찰이 서로 총격을 주고받으며 도시가 대혼란에 빠졌다.

경찰 "더 이상 평화 시위 아니다" 강경 대응

이날 40~50발을 주고받은 총격전으로 한 시위 참가자 남성이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경찰은 처음 총을 쏜 용의자로 18세 청년 타이런 해리스 주니어를 체포했고 "브라운의 친구로 추정된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해리스가 사복 경찰을 조준해 총을 쐈다고 주장하며 10개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리슨의 가족은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이 거짓말로 내 아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찰이 연막탄을 쏘자 시위대는 겨우 해산했다. 하지만 이튿날 다시 '시민 불복종의 날'로 선언하고 대규모 시위를 예고하고 나서자 경찰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히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경찰은 "이것은 더 이상 평화로운 시위가 아니며, 시위대는 분노로 뭉쳐 있다"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대비할 것이며, 이 같은 폭력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폭력 시위를 주도한 5명을 체포했고, 용의자 해리스를 향해 총을 쏘며 추격전을 벌인 경찰 4명에게도 직무 정지 처분을 내렸다.


#퍼거슨 사태#마이클 브라운#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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