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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평소 취재원 역할을 해오던 현대차노조의 한 조합원이 SNS에 기사 링크를 하나 올렸다. 기사는 <한겨레>의 김의겸 선임기자가 쓴 것으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선친 김용주씨의 친일행각을 다룬 것이다(관련기사 : '친일' 김무성 아버지가 애국자로 둔갑하고 있다).

이 기사에서 김 기자는 2년 전쯤 쓴 자신이 쓴 칼럼에 대해 언급했다. 당시 그는 칼럼에서 김무성 대표를 거론하며 부친인 김용주씨 친일행적을 비판했고, 이에 김 대표가 즉각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해 일부 내용에 대한 반론보도문이 나갔다. 김의겸 기자는 "지난 2년간 인터넷 포털에서 김용주는 친일은커녕 애국자로 둔갑했다"며 "나의 잘못으로 사실이 오도되고 있다"며 김무성 대표 부친의 추가 친일행각을 보도했다.

SNS로 기사를 보낸 현대차노조 조합원은 한 시간 뒤 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해 "김무성 대표가 미국 방문에서 현대차노조를 비난했다"며 "부친의 친일행각이 다시 부각되는데, 진보언론들이 문제를 삼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의 현대차노조 비하 2년 전과 비슷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013년 9월 25일 울산 울주군 핵심당원 교육 초빙강사로 나서 "현대차 귀족노조를 두드려 잡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경제발전이 어렵다"고 말하는 화면. 2년 뒤에도 비슷한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2013년 9월 25일 울산 울주군 핵심당원 교육 초빙강사로 나서 "현대차 귀족노조를 두드려 잡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경제발전이 어렵다"고 말하는 화면. 2년 뒤에도 비슷한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 ⓒ UBC 울산방송 화면캡쳐

앞서 기자도 지난 7월 28일 TV 방송 저녁뉴스를 통해 이 내용을 접한 바 있다. 보도에는 김무성 대표가 노동개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다음 선거에 지더라도 노동개혁은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특히 김 대표는 현대차 노조의 예를 들며 "현대차 미국 공장의 인건비가 한국 공장보다 저렴한데도 노동생산성은 더 좋다"며 "현대차 노조가 공권력에 쇠파이프로 맞대응하는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대표의 이 발언이 나온 며칠 뒤, 그의 부친의 친일행각을 다룬 언론보도를 보면서 마치 2년 전의상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현대차노조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노동개혁 없이는 청년들의 절망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통도 해결할 수 없다. 기성세대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라고 말한 것이 김무성 대표의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전인 2013년 9월 25일, 새누리당 강길부 의원(울주군) 초빙으로 울산 울주군 핵심당원 교육에 강사로 나선 김무성 대표는 "현대차 울산공장의 차 한 대 만드는 시간이 미국 현지공장보다 2배 더 걸리고 월급은 많이 받는데 또 돈을 더 내라고 파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나. 현대차 귀족노조를 두드려 잡아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경제발전이 어렵다"고 발언했다. 이 장면은 지역방송 저녁뉴스를 통해 생생하게 보도됐다.

다음날인 26일 현대차노조는 "의원직을 사퇴하고 노동자에게 석고대죄하라"는 규탄성명을 낸 데 이어 10월 2일 당시 김무성 의원을 명예훼손 및 허위사실유포 혐의로 울산지검에 고소했다(울산지검 공안부는 2014년 5월 김무성 대표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림, 관련기사 : "친일 매국세력 청산"... 현대차노조 김무성 의원 고소).

 현대차노조가 2013년 10월 2일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하는 한편 조합원 서명운동을 돌입하며 발간한 노조소식지
현대차노조가 2013년 10월 2일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을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소하는 한편 조합원 서명운동을 돌입하며 발간한 노조소식지 ⓒ 박석철

여기다 더해 현대차노조는 망언규탄 전 조합원 서명을 벌이는 한편 10월 7일 상집 인원 30여 명이 김무성 대표 지역구인 부산 영도로 가서 시민들에게 '친일파 후손의 후안무치, 참회와 반성 없이 민중 탄압에 혈안이 된 김무성을 전 국민의 이름으로 단죄해야 한다'고 적힌 유인물을 나눠줬다.

김무성 의원의 가계도 등이 들어 있는 유인물에는 "김무성의 가계도를 보면 친가와 외가 모두 대표적 친일가문이었으며, 이에 대한 보상으로 현재의 막대한 부와 권력을 동시에 휘두를 수 있었다"며 "그러고도 김무성은 참회와 반성은 없이 잠시의 민주화운동 이력을 핑계 삼아 친일 행적을 세탁해 국민의 눈을 속이려 들고 있다. 이런 자가 차기 대한민국 대통령을 버젓이 꿈꾼다고 하니, 일제 치하에서 목숨 바쳐 독립운동한 지사와 그 후손들의 심정은 기가 막히고 억울한 일"이라고 적었다.

다시 2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김무성 의원은 당 대표가 되어 새누리당 대권 후보에 한걸음 더 다가간 듯한 분위기다. 특히 그는 2년 전과 같이 미국에서도 현대차노조를 노동개혁의 핵심으로 꼽았다. 하지만 현대차노조는 당시와 달리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당시의 노조 집행부가 지금은 바뀐 상태지만, 4만 7천여명에 달하는 조합원 구성원은 변함이 없다는 점에서 궁금증이 더해진다.

현대차노조는 민주노총의 수차례 요청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24일 총파업에서 노조 간부들만 참여하는, 사실상의 총파업 불참을 했다. 더군다나 당시 총파업 울산대회에서 이를 비난하는 한 노동단체 대표를 상집인원들이 폭행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김무성 대표는 여전했지만 현대차노조는 불과 2년만에 상황이 급변했다. 현대차노조가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개혁의 주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현 시점에서 현대차노조의 반응이 사뭇 궁금해진다. 


#현대차노조 김무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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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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