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고, 자평은 후했다.
15일 오전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하계유니버시아드 결산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에서 치러진 하계 유대회를 무결점 대회로 치러내 국격을 높이고 시민의 자부심을 키웠다"며 "150만 시민 여러분이 챔피언"이라고 치켜세웠다.
윤 시장은 "애초 계획보다 2천억 원을 절약해 예산낭비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을 털어내고 저비용·고효율 대회의 롤 모델을 새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광주U대회는 혈세를 아끼기 위해 전체 70여 개 경기장 중 3개를 제외한 나머지는 기존 시설을 활용했고 선수촌은 37년 된 낡은 아파트를 재건축했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선수단 팸 투어 등 각종 문화체험프로그램이 한류와 남도문화의 매력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점과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네팔 선수들을 위해 각계에서 성금을 모아 항공료를 지원한 일" 등을 우수 사례로 소개했다. 이는 그동안 윤 시장이 주창해온 '문화예술중심도시 광주, 지구촌 이웃과 아픔을 함께 하는 열린 도시 광주'와 궤를 같이하는 평가다.
윤 시장은 "광주가 별이 되었습니다, 지워지지 않는 전설이 되었습니다"라고 했던 클로드 루이 갈리앙 국제대학스포츠연맹 회장의 말을 재인용하며 "대회 성공개최의 역량, 경험, 성과를 광주발전의 지속가능한 동력으로 삼아 '열린광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윤 시장의 다짐처럼 "U대회 성공개최의 성과가 도약의 발판"이 될지는 미지수다. 현재까지 나온 여러 평가결과와 과제는 윤 시장의 앞길이 결코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U대회 성과를 온전히 '윤장현의 것'으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U대회는 박광태 전 시장이 유치해서, 강운태 전 시장이 준비하고, 윤 시장이 진행한 대회이기 때문이다. U대회 성과를 지나치게 강조했다가는 되레 전임시장들에 대한 시민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
또한 '시민시장 1년'에 대한 시민들의 부정평가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JTBC와 <리얼미터>가 실시한 6월 정례 광역단체장 직무평가 조사에서 윤 시장은 홍준표 경남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등과 함께 최하위 3인방의 오명을 그대로 유지했다. 윤 시장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38.1%였다.(유정복 39.8%, 홍준표 33.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0.8%p).
'시민시장 1년 평가 작업을 진행한 광주지역 시민단체 참여자치21은 "철학도, 목표도, 차별성도 없었던 '시민시장' 1년"이라고 혹평을 했다. 참여자치21은 "이제는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시정개혁의 구체적인 청사진과 실행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뭘 하려고 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는 '전략의 부재'에 대한 개탄과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도 큰 문제다. 시민시장으로서의 전략은 '정무 컨트롤타워'가 능란하게 운영되었을 때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윤 시장에겐 자타가 공인하는 '정무 컨트롤타워'가 없다. 그래서 외척 및 인척 개입론 등 '비선 실세론'이 쉬지 않고 터지고 있다. 시민들의 피로감을 주의깊게 살펴야만 하는 상황이다.
윤 시장은 "150만 광주시민이 챔피언"이라고 했다. 150만 광주시민은 '꼴찌'만은 면하는 시장이 아닌 전라도말로 '이웃에 부끄럽지 않은' 시장을 원하고 있다. 윤 시장의 갈 길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