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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열린 대구시의회 235회 임시회에서 최길영 의원이 시정질문을 통해 엑스코를 박정희 컨벤션센터로 변경하자고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열린 대구시의회 235회 임시회에서 최길영 의원이 시정질문을 통해 엑스코를 박정희 컨벤션센터로 변경하자고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 조정훈

대구시의회 최길영 시의원이 전시 컨벤션 센터인 '엑스코'의 명칭을 '박정희 컨벤션 센터'로 변경할 것을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의원은 14일 열린 대구시의회 제235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시정 질문을 통해 "대구의 지명도를 높이고 대구 전시컨 벤션 산업을 도약시킬 수 있도록 엑스코의 명칭을 박정희 컨벤션 센터로 변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정희 컨벤션 센터로 변경시, 각종 국제회의 유치 용이"

최 의원은 "부산의 벡스코(Busan Exhibition & Convention Center)는 부산이라는 도시명을 명칭에 반영했고 경기의 킨텍스(Kore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도 우리나라 대표 컨벤션 센터라는 포부를 명칭에 담고 있다"며 "이에 비해 대구시의 엑스코(Exhibition & Convention Center)는 대구라는 명칭도 들어있지 않고 지역색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전시회 유치와 홍보 등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광주의 김대중 컨벤션 센터와 경주의 화백 컨벤션 센터 역시 지역색과 역사, 지역의 인물을 기념해 명칭을 정했다"며 "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동시에 국제적 인지도를 끌어올려 전시컨 벤션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도록 엑스코를 박정희 컨벤션 센터로 바꾸는 것을 지난해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대구시에 제안한 바 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특히 "엑스코를 박정희 컨벤션 센터로 바꾸면 수많은 지도자들의 롤모델이자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성공적으로 이끈 박정희 전 대통령의 대외적인 높은 지명도로 인해 각종 국제회의 유치가 용이해질 것이고 지역 전시 컨벤션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은 "구미시의 박정희 체육관과 광주시의 김대중 컨벤션 센터 등 전직 대통령 이름을 딴 명칭이 다른 지역에 있는 상황에서 대구시가 따라하는 것은 자칫 경쟁 관계로 비칠 수 있다"며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시장은 이어 "엑스코의 이전 명칭이 '대구 전시 컨벤션 센터'였지만 외국인이 발음하기 어렵고 따라 하기 어려워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했다"며 "명칭 변경은 범시민적인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는 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일환 대구시의회 의원이 3일 오전 열린 제231회 임시회에서 5분발언을 통해 전직 대통령 기념관을 세우자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5분발언하고 있는 모습.
박일환 대구시의회 의원이 3일 오전 열린 제231회 임시회에서 5분발언을 통해 전직 대통령 기념관을 세우자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은 5분발언하고 있는 모습. ⓒ 조정훈

한편 지난 2월에는 박일환 시의원(경제환경위원장)이 대구출신 전직 대통령 기념관을 시민모금으로 설립할 것을 제안해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박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반만년 보릿고개를 극복하고 민족중흥과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진 대한민국 근대화의 아버지"라며 "대한민국 현대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이라고 칭송했다.

박 의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혼란한 시대상황을 안정시키고 경제성장을 통해 국력의 기초를 다지고, 민생을 안정시킨 것은 놀라운 치적"이라며 "전두환 정부시절인 1980년대가 가장 서민이 살기 좋고 경제가 안정된 시절이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6·29 민주화 선언을 통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민주화의 초석을 다져놓았다"라면서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정책은 오늘날 독일의 경제발전을 이루고 통일을 완성시킨 서독 빌리브란트 수상의 동방정책에 비견할 만한 외교정책"이라고 치켜세웠다.

박 의원은 또 "노태우 대통령은 자신의 부정축재에 대한 대가인 추징금을 모두 갚고자 가족 간 송사도 불사할 정도로 국민을 향한 속죄의식이 가슴에 응어리 맺혀있는 분"이라며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에 북방정책기념관을 건립하는 등 '대통령 생가권역 개발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대구 시민 자존심 짓밟는 처사"

이렇듯 수시로 정치인들이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지역에서 정치적 이득을 노린 꼼수가 숨어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당시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박정희 컨벤션 센터 건립을 주장한 것도 이 같은 지적을 받았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진정성을 가지고 합리적 주장을 하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다"며 "박근혜 정부에 잘 보여 정치적 혜택을 받으려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강 사무처장은 이어 "민주주의, 인권 등 공공적 기준으로 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넣어 상징성을 부여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독재와 인권을 탄압했던 사람을 존경한다는 발언 자체가 (시의원의) 가치판단 기준이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함종호 4.9인혁재단 부이사장도 "실제로 실현 가능성이 없는데도 정치인들이 수시로 들고 나오는 선거 마케팅에 불과하다"며 "공공시설물에 민주화를 가로막고 유신독재를 펼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용납할 수 없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 편집ㅣ홍현진 기자



#대구시의회#최길영#박정희 컨벤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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