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1억 원 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홍준표 경남지사가 고발을 당했다.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지낸 허성무 새정치민주연합 창원성산지역위원장은 13일 오전 창원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시켰다.
성 전 회장은 죽기 전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라는 메모지를 남겼는데 그 안에 '홍준표 1억'이라 적혀 있었다. 성 전 회장은 새누리당의 전신인 옛 한나라당 당대표 경선 당시(2011년) 홍 지사 측근을 통해 1억 원을 전달했다는 주장을 폈다.
허성무 위원장을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창원지역 김기운(의창), 박남현(마산합포), 하귀남(마산회원), 김종길(진해), 서소연(진주을) 위원장과 한은정, 주철우 창원시의원, 이주옥 위원(밀양창녕)은 이날 오전 창원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성완종 전 회장의 뇌물 리스트와 녹취록에는 홍준표 지사의 이름과 1억 원의 금액이 적혀 있었고, 홍 지사에게 1억 원을 건넨 것으로 언론을 통해서 공개됐다"며 "또 지난해 지방선거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서도 선거 캠프 핵심 관계자가 3억 원이라는 거액을 돌린 혐의가 있었지만 결국 의혹을 밝혀내지 못했다, 홍 지사의 강력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도민의 불신은 커져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홍 지사의 1억 원 불법자금 수수에 대한 검찰의 엄정하고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고, 도탄에 빠진 경남도민과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위해 홍 지사를 검찰에 고발하고 함께 지사직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변호사인 하귀남 위원장은 "고발장은 언론 기사를 인용했고, 정치자금범(공소시효 7년)을 적용했다"며 "검찰은 전달자인 윤아무개씨가 시인한 만큼 홍 지사와 관련해 즉각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성무 위원장은 "오늘 기자회견과 고발은 새정치민주연합 중앙당이나 경남도당과 교감 없이 지역 위원장들과 논의해서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한편 홍 지사는 이날 아침 경남도청에 출근하면서 기자들을 만나 "검찰 수사 받을 일이 있으면 받겠다"거나 "그러나 검찰에서 아직 연락 온 일은 없다", "처음에 말씀드린 입장하고 꼭 같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가 알려진 지난 10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성완종 전 회장과 친밀감이 없다"고 했으며,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인의 일방적인 주장 하나로 모든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며 "처음 밝힌 대로 제 이름이 왜 거기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