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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지내는 후배가 하나 있다.

그가 얼마 전 직장을 얻었다.

공백이 있었지만 그가 갖고 있는 네트워크나 활동성이 크기 때문에 그의 장점을 잘 활용하면 그 회사는 빠른 시간 안에 좀 더 크게 될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작은 회사지만 한 사람 인재가 갖고 있는 네트워크와 아이디어는 중요하다.

문제가 생겼다. 그를 데리고 간 사장의 생각이 처음과 다르게 표현되고 있기 때문이었다. 사장은 처음에 그를 활동적이고 아이디어가 많다고 생각했는데, 몇개월 일하다 보니 말 많고 자신의 일을 막는 사람으로 인식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친구의 이야기로만 들은 것이라 확실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느낌이라는 것이 그래도 있지 않은가.

하여튼 그 사장은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이 바깥에서는 좋아 보이지만 같은 직장 내에서 일할 때 항시 반대를 하거나 토를 다니 미칠 노릇인가 보다. 직원이 갖고 있는 자유로운 생각들, 그런 에너지들을 긍정의 에너지로 전환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 수는 없을까.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성공은 엉뚱한 사람들이 여기저기 옮겨 다닌 결과 아닌가. 사람들은 옮겨 다녀야 한다. 교류의 장이 활발할 때 우연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몇 명 안 되는 작은 조직의 생명은 자유로운 아이디어의 창출이다. 그런 것이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장을 할 수 없다. 군대 조직이 아니다. 기업을 군 조직처럼 운영하려고 한다면 어떻겠는가. 명력과 복종으로 이루어진 조직이라면 어떤 의견을 내고 어떻게 일을 창의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친구의 고민을 들었을 즈음에 우연히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책 속 문장 가운데 '이단아'라는 단어가 확 끌린다. 혼란을 통해 조직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니 그게 가능한 일일까 싶은 생각을 갖고 읽기 시작했다.

읽어가며 하나둘씩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눈에 들어온다. 정체되어 있는 조직에는 어떤 기회가 일어나지 않는다.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저자는 이 책에서 사람들에게 우연이라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조직은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군이라는 특수한 조직 안에서 '혼란'에 대해 쉽게 꺼낼 수 없는 이야기를 저자는 꺼내놓고 함께 이러한 자신의 계획 아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군이라는 조직에 일반 기업에 적용해도 어려운 '혼란'이라는 키워드를 던진 저자의 생각도 그렇지만 그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조직으로 바꾸고자 한 마틴 템프시 장군의 생각도 남다르다.

최고의 조직은 어떻게 혼란을 기회로 바꿀까 정말 일상의 휴식과 지적 여백은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최고의 조직은 어떻게 혼란을 기회로 바꿀까정말 일상의 휴식과 지적 여백은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을까? ⓒ 부키
"그러나 이렇게 엄격한 체계 탓에 군대가 적응력, 유연성, 혁신을 개선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우리가 과업에서 벗어날 때, 의사 결정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말해 주기로 했다."-<본문 65페이지 중에서>

<최고의 조직은 어떻게 혼란을 기회로 바꿀까>는 변화를 가져오는 아이디어가 어디에서 오는가를 살펴본다. 즉, 기회는 사람들에게 휴식과 여백을 부여했을 때 우연히 찾아온다는 점이다. 아이들은 놀이와 휴식을 통해 유연하고도 능동적인 아이들로 성장할 수 있다.

놀이를 통해서 다양한 능력을 습득한다. 상호작용, 갈등조정 능력도 거기에서 배울 수 있다. 조직도 그렇다. 정해진 시간, 정해진 공간 안에서 칸막이에 갇힌 생활은 답이 없다. 장벽을 허물고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부여해주라는 점을 강조한다.

직장 내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은가, 다른 생각에 빠져 놀고 있는 사람이 더 많은가. 한 번 돌아봐라, 어느 정도는 당신의 조직 건강도를 체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회사는 또 얼마나 그런 생각의 여백을 가질 수 있도록 시간을 부여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것은 오랜 시간 한 분야에 대해 생각하고 몰두했던 일들이 마지막 단계에서 풀리지 않을 때, 그 순간에 다른 곳을 찾아보고,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서 미처 떠올리지 못한 것들이 우연히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왜 그런가를 짚어준다. 그냥 놀기만 한다고 거대한 아이디어는 다가오지 않으니까.

늘 같은 공간에서 벗어나 다른 공간으로 찾아가보라, 늘 만나던 사람들이 아닌 다른 사람들 속에서 섞여봐라. 그러면 뭔가 다른 일을 만날 수 있는 우연이 찾아올지 누가 알겠는가. 이 책은 내가 오늘 어디에 있어야 할지, 무엇을 하는 것이 나에게 더 필요한 일인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던져줄 것이다. 책 말미에서는 앞의 내용을 요약해주면서도 주의해야 할 점들은 또 무엇인지 알려주니 빼놓지 않고 읽어야 한다. 오해가 없도록.
첨부파일
chaos.jpg


최고의 조직은 어떻게 혼란을 기회로 바꿀까 - 창조와 혁신을 이끄는 혼란의 특별한 힘

오리 브래프먼 외 지음, 이건 옮김, 부키(2015)


#조직#혼란#기회#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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