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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경남도의회에서 무슨 상황이 벌어질까? 하루 전날 경남도의회에는 경찰이 배치되어 있고, 현관 출입문은 청원경비들이 지키고 있다. 의사당 건물 2층 상황실에는 학부모 6명이 이틀째 의장 면담 재개를 요구하며 점거중이다. 여영국 의원(창원)은 사흘째 현관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고 있다.

경남도의회는 이날 학교 무상급식 중단 여부와 관련해 중요한 결정을 한다. 이날은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임시회의 마지막 날로,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를 처리하기로 한 시점이기도 하다.

 경남 학교 무상급식 중단 여부와 관련된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안'을 다룰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가 19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여영국 의원은 18일 사흘째 현관 앞에서 '조례 폐기'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하고, 그 뒤에 경찰이 배치되어 현관문을 지키고 있다.
경남 학교 무상급식 중단 여부와 관련된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안'을 다룰 경남도의회 임시회 본회의가 19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여영국 의원은 18일 사흘째 현관 앞에서 '조례 폐기'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하고, 그 뒤에 경찰이 배치되어 현관문을 지키고 있다. ⓒ 윤성효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는 경남도와 시군청이 643억 원을 들여 서민자녀 1인당 연간 50만 원 내외의 교육복지카드를 지급하고 학습캠프 운영, 진로 프로그램 등을 벌이는 사업을 말한다. 홍준표 지사와 시장군수들은 올해 학교 무상급식 식품비로 지원해야 할 예산을 끊고, 이 사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 조례가 의회에서 통과되면 올해 학교 무상급식은 4월부터 중단된다. 이 조례는 새누리당 소속 경남도의원 40명이 서명해 제출되었고, 지난 12일 상임위를 통과했으며, 본회의 통과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여영국 의원 단식농성 사흘째... 본회의 때 찬반표결 요구

여영국 의원은 지난 16일 오후부터 경남도의회 현관 앞에서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 폐기 등을 요구하며 단식농성하고 있다. 여 의원은 물만 마시고 지내고 있다. 학부모들의 격려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도의회 야당 소속 의원은 3명(새정치민주연합 2명, 노동당 1명)이다. 이들은 이날 본회의 때 퇴장하지 않고 조례안 반대토론을 하고, 조례안에 대한 표결처리를 요구하기로 했다.

여 의원은 "우리가 퇴장해 버리면 새누리당 의원들끼리 '이의 있느냐'고 물은 뒤 없다고 하고 통과시킬 것"이라며 "그래서 퇴장하지 않고 누가 찬성하고 반대했는지 분명히 보고 잇을 것"이라며 "표결처리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근 의장은 이 조례안을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학부모 대표 6명은 지난 17일 오후 김윤근 의장을 만나 조례안을 상정하지 말 것을 요구했지만, 김 의장은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안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학부모 대표 6명, 의사당 2층 상황실 이틀째 점거

학부모대표 김미선(진주), 김은숙(밀양), 이정화(창원), 한점순(통영), 전진숙(김해), 정은미(함안)씨는 17일부터 이틀째 경남도의회 의사당 건물 2층 상황실을 점거하고 있다.

이들은 김윤근 의장과 대화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김윤근 의장은 17일 오후 학부모 대표들과 1시간 동안 대화한 뒤 다른 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떴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대화가 끝나지 않았다며 대화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지난 밤을 상황실에서 보냈다. 경남도의회 사무처는 17일 저녁 상황실에 난방을 공급하지 않았다. 친환경무상급식지키지 경남운동본부가 이날 저녁 밖에서 이불을 공급해 주려고 했지만 저지 당했고, 잠바만 들여보내졌다.

"의장님 기다리고 있습니다" '무상급식 계속' 등을 바라는 학부모 6명이 17일 오후 3시10분경부터 경남도의회 2층 상황실에서 김윤근 의장과 대화 계속을 요구하며 나오지 않는 가운데, 한 학부모가 이날 저녁 창문에 "의장님 기다리고 있습니다"는 글자를 적어 붙여 놓고 손을 흔들고 있다.
"의장님 기다리고 있습니다"'무상급식 계속' 등을 바라는 학부모 6명이 17일 오후 3시10분경부터 경남도의회 2층 상황실에서 김윤근 의장과 대화 계속을 요구하며 나오지 않는 가운데, 한 학부모가 이날 저녁 창문에 "의장님 기다리고 있습니다"는 글자를 적어 붙여 놓고 손을 흔들고 있다. ⓒ 윤성효

한점순씨는 "난방도 안 되고 이불도 없는 속에 밤을 보냈다"며 "어제 의장은 1시간 정도 대화한 게 충분했다고 하는데 지금이라도 돌아와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선씨는 "우리는 의장과 대화를 하지 못한다면 나갈 수 없다, 의장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들어와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문제 아니냐"며 "의장이 학부모들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귀를 닫겠다는 것으로, 홍준표 지사와 똑같은 형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김윤근 의장과 대화 재개 없이는 상황실에서 나올 수 없다고 밝혔다. 김윤근 의장은 18일 경남도의회 안에서 일정이 없다는 이유로 의사당에 나오지 않았고 밖에서 일정을 보내고 있다. 경남도의회 사무처는 17일 학부모들에 대해 퇴거요청서를 보냈다.

19일 오후 경남도의회 앞 '학부모대회' 열 예정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는 19일 오후 1시 경남도의회 앞에서 "무상급식 지키기 학부모대회"를 연다. 경남운동본부 측은 이날 집회에 1500명 내지 2000명의 학부모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운동본부는 18일 낸 자료를 통해 "경남도의회는 무상급식 예산 전용을 중단하고 도민과 학부모들이 원하는 무상급식을 재개하라"며 "홍준표 도지사의 독선으로 전국에서 경남만이 유일하게 무상급식 지원이 없는 지역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학부모 대표들이 무상급식예산의 전용을 중단해달라는 요구를 가지고 도의회 의장을 면담했지만, 도의회 의장은 구체적인 답변 없이 무상급식 예산을 전용하는 조례 상정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나가버렸다"며 "퇴거명령서를 들이밀며 학부모대표들을 도의회에서 몰아내려고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서민자녀교육지원 조례안' 제정 여부가 19일 경남도의회 본회의를 통해 결정된다"며 "이번 조례안은 무상급식 중단을 명분화시키는 것으로 경남지역 학부모를 비롯하여 도민들이 조례 제정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상급식 실현과 조례안 상정 철회를 위해 경남 학부모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목소리를 내려고 한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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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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