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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콩이 얼굴이 뽀얗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콩콩이 나에게는 큰 힘이 된다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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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뽀….""안니…."고개를 살래살래 흔든다. 콩콩이가 뽀뽀는 사절이다. 기분이 좋으면 얼굴에 가만히 입술을 대주곤 했는데 오늘은 그것마저 사절이다. 기저귀를 차고 뒤뚱거리며 도망을 간다. 얼굴이 뽀얗고 통통하게 자란 손녀 콩콩이, 자신보다 큰 의자를 밀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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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난꾸리기 콩콩이 뽀뽀하자고 했더니 강아지 인형 입을 대준다.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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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뛰어놀더니 강아지 인형을 입에 대준다. 뽀뽀 대신 할아버지에게 주는 선물, 깔깔거리며 좋아한다. 세 살 아이가 보는 세상은 재미만 가득할 것 같다. 눈높이를 맞추면 모두 것이 즐거움이다. 재미와 열정이 없는 세상은 죽은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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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콩이 베란다에도 햇볕이 찾아들었다. 화초들도 물을 머금고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봄이 성큼 다가왔다.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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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화초들이 물기를 머금고 햇볕을 받아 꽃잎을 살짝 내민다. 봄이 성큼 다가왔다. 금방이라도 매화, 복숭아, 살구, 진달래 꽃들이 고향 산천의 향긋한 내음을 내 가슴에 전해올 것 같다. 개울물 살얼음 밑으로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심장까지 파고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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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이와 콩콩이 자꾸 싸우기만 하더니 사이좋게 놀기 시작했다. 그림도 그리고 기차놀이도 하면서 논다. |
ⓒ 문운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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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콩이는 언니와 사이좋게 지낸다. 종이배를 만드는 시늉도 하고 어린이 TV 프로그램도 나란히 엎드려 들여다본다. 언니와 숨바꼭질을 하고 줄 서서 기차놀이도 하면서 논다. 언니가 그림을 그리면 그림 그리는 시늉을 하고 바이올린을 켜면 오른손을 상하로 움직이며 흉내 낸다.
"누가?""…….""할므니가?"응~응"여기저기 뛰어다니던 손녀 콩콩이가 책상 모서리에 입술을 부딪쳤다. 사고가 발생했다. 빨간 피가 입속에 가득하다. 얼굴의 상처부터 들여다본다. 여자애라 흉이 질까 걱정이 되어서다. 다행히 입술만 조금 다쳤다. 자지러진 울음소리, 품속에 꼭 껴안았다.
품속에서 콩콩이가 스르르 잠이 들었다. 갑자기 방안이 고요해졌다. 잠자는 모습이 너무나 평화롭다. 색색 쉬는 숨소리마저 천상에서 들려오는 천사의 소리인 양 내 가슴을 적신다. 사고가 날 때마다 잘 돌보지 못한 것에 대안 미안함이 앞선다.
작년, 딸 가족이 해운대로 휴가를 간 뒤에 방안의 공허함이 얼마나 큰지 느껴본 터였다. 귀찮기만 하던 아이들, 저네들이 없으면 훨훨 날고 싶었는데 막상 떠나고 나니 그들이 나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가를…….
"우리 공주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