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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벌금폭탄,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밀양 송전탑 반대 할머니․할아버지와 연대활동가들이 법원으로부터 벌금을 선고받고 불복종하겠다며 노역형을 선언했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26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상해·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은 최아무개(43, 진주)씨는 처음으로 노역형을 선언하고, 이날 창원지방검찰청 진주지청으로 향했으며, 진주구치소에서 노역형을 살게 된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법원으로부터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았던 최아무개(43, 가운데)씨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 불복종 선언'을 한 뒤 노역형을 위해 진주구치소로 향하려 하자 밀양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안아주며 울먹이고 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법원으로부터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았던 최아무개(43, 가운데)씨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 불복종 선언'을 한 뒤 노역형을 위해 진주구치소로 향하려 하자 밀양 할머니.할아버지들이 안아주며 울먹이고 있다. ⓒ 윤성효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법원으로부터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던 최아무개(43, 오른쪽)씨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 불복종 선언'을 한 뒤 노역형을 위해 진주구치소로 향하려 하자 밀양 할머니들이 안아주며 격려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법원으로부터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던 최아무개(43, 오른쪽)씨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 불복종 선언'을 한 뒤 노역형을 위해 진주구치소로 향하려 하자 밀양 할머니들이 안아주며 격려하고 있다. ⓒ 윤성효

김아무개(울산)씨는 오는 3월 2일 울산에서 노역형을 선언하고, 뒤이어 정아무개(부산), 변아무개, 이아무개(대구)씨가 노역형을 할 예정이다. 밀양대책위는 지금까지 65명이 80여건에 걸쳐 각종 혐의로 기소되어 판결을 받았거나 재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10명의 형이 확정되었는데, 3명은 집행유예이고 나머지 7명이 벌금을 받았다. 현재까지 벌금 부과액은 3500여만 원이고, 총 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밀양 주민들은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노역형 하루 유치금액은 5만 원 내지 10만 원이다. 최아무개씨는 하루 유치금액 10만 원으로 바뀌기 전에 1심 판결을 받아 5만 원이고, 이렇게 되면 80일간 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어야 한다.

"우리 억울함은 말도 다 못해"

밀양 주민과 연대활동가들은 '억울하다'고 했다. 정상규 변호사는 "검찰과 법원은 주민과 연대자들이 한전 업무를 방해하고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했으며, 성금을 받은 게 기부금법 위반이라고 했다"며 "그러나 주민들이 받은 폭력은 더 많고, 인권침해는 100건이 넘으며, 여성주민은 성추행을 당하기도 했다, 경찰 등을 상대로 고소고발을 했지만 검찰은 한  건도 기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과 법원은 주민들의 형사처벌 수위를 높였고, 법원은 독립성을 상실했으며, 경찰의 폭력진압이 허용되면서 국민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벌금 액수도 일반 형사사건의 구형이나 판결에 비해 과도하고, 약자에는 강한 법이 되었다"고 말했다.

밀양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울먹였다. 한옥순(68, 평밭마을)씨는 "할머니 10여명 잡으려고 경찰 3000명이 동원되었고, 우리를 개 끌 듯이 했다, 그래서 젊은 연대자들이 도와주었다, 우리가 총을 들었나 칼을 들었나, 그런데 왜 그러느냐"며 "밀양 4개면 225세대는 송전탑을 끝까지 반대한다, 젊은이들은 잘못이 없다, 우리를 잡아 가두라"고 말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법원으로부터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던 최아무개(43, 왼쪽)씨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 불복종 선언'을 한 뒤 노역형을 위해 진주구치소로 향하려 하자 밀양 할머니들이 안아주며 격려하고 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법원으로부터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던 최아무개(43, 왼쪽)씨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 불복종 선언'을 한 뒤 노역형을 위해 진주구치소로 향하려 하자 밀양 할머니들이 안아주며 격려하고 있다. ⓒ 윤성효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법원으로부터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았던 최아무개(43)씨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 불복종 선언'을 한 뒤 노역형을 하겠다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상해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법원으로부터 벌금 400만 원을 선고받았던 최아무개(43)씨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 불복종 선언'을 한 뒤 노역형을 하겠다고 밝혔다. ⓒ 윤성효

이남우(73)씨는 "정부와 공기업, 법은 순리대로 해야 한다, 현정부와 한전은 '역린'을 저지르고도 승리했다고 한다, 남을 도운 젊은 연대자들을 창살에 가두고 있다"며 "경제민주화나 통일대박도 국민이 살아야 되는 거 아니냐, 박근혜 대통령은 밀양을 방문해 사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경찰에 오물을 투척한 혐의로 기소된 이금자(84) 할머니는 "정부는 돈 버는 기업체만 사랑하고 서민은 짓밟히고 죽어야 하는 상황이다, 우리 억울한 말은 다 못할 정도다"며 "정부가 한 것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아 못 살겠다, 우리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말했다.

김길곤 평밭마을 자치위원장은 "우리는 평생 살아온 고향 땅을 지키기 위한 정당행위였다, 강도가 들어왔는데 막는 것은 당연하지 않나, 금수강산이 파괴되고 있는데 가만히 있어야 되겠느냐, 우리는 너무 억울해서 심장이 멎을 정도다"며 "도시 지역은 송전선로가 지하인데 왜 농촌만 지하로 하지 못하느냐"고 말했다.

벌금을 선고받아 곧 노역형을 선언한 연대활동가들도 다짐했다. 벌금 300만원을 받은 김민정(부산)씨는 "할머니들과 함께 하면서 많이 배웠다, 처음에는 밀양 할머니들에 대한 미안함에서 출발했지만 고향땅을 지키겠다고 나선 분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싸움은 할머니들처럼 해야 한다고 배웠으며, 미래의 후손을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며 "벌금을 낼 수 없다, 계속해서 할머니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아무개씨는 "터무니없는 판결이었다, 더러운 죄를 지은 정치인들도 그렇게 판결하지 않았고, '황제 노역'이라고 하루 1억원 짜리도 있더라"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판결이고 인정할 수 없다, 미약한 힘이나마 할 수 있는 게 노역형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주민들 재판 받으러 밀양으로 ... 최아무개씨는 진주구치소로

밀양대책위는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에는 불복종으로 맞서는 길밖에 없다"는 제목의 회견문을 밝혔다. 이들은 "경찰이 70대 할머니를 무자비하게 고착하고 팔을 비틀고 끌어낸다, 발버둥치는 과정에서 부지불식간에 경찰의 몸에 한 두 대 맞는 수가 있다, 그러면 곧장 경찰은 할머니를 '체포'하고 경찰서로 연행해간다"며 "그리고 경찰서와 검찰청사 법원을 들락거리는 모욕을 당하고, 끝내 기백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고 밝혔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과 연대활동가들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에는 불복종으로 맞서는 길 밖에 없다"며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노역형을 선언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과 연대활동가들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에는 불복종으로 맞서는 길 밖에 없다"며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노역형을 선언했다. ⓒ 윤성효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과 연대활동가들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에는 불복종으로 맞서는 길 밖에 없다"며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노역형을 선언했다.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과 연대활동가들은 26일 오전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당하고 억울한 사법처리에는 불복종으로 맞서는 길 밖에 없다"며 벌금 납부를 거부하고 노역형을 선언했다. ⓒ 윤성효

밀양대책위는 "지금 밀양 주민들은 거의 매주 밀양지원 재판정을 다닌다, 방청석을 가득 메운 반대 주민들은 검사의 논고와 변호사의 변론 중간 중간에 피의자인 주민들의 진술을 들으며 흐느껴 운다"며 "이미 송전탑은 다 들어서있고, 송전까지 되어 생존권을 빼앗긴 마당에 다시 법정에서 이런 수치와 모욕을 겪는 것이 너무 억울하고 너무 분한 것"이라 덧붙였다.

이들은 "법은 공평해야 한다, 한전의 이 모든 불법 행동을 정당화해주는 전원개발촉진법이 희대의 악법이며 이제 그 시효를 다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고, 누구도 그 악법성을 인정하고 있다"며 "경찰관직무집행법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시민의 보호와 안전일진대, 이것을 내팽겨치고 한전의 경비대 노릇을 위해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이 어떻게 경찰관의 직무집행이란 말인가?"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경찰 폭력에 대하여 인권지킴이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해야 할 국가인권위원회는 어찌나 정권의 눈치를 보는지 우리가 제출한 긴급구제신청과 진정을 모두 기각했다"며 "사실상 식물 인권위다. 이런 인권위는 없는 게 낫다, 이것은 밀양 주민 모두의 공통된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재판부는 이유로 모든 상황에 도사리고 있는 부당하고 억울한 맥락은 고려하지 않고 '현행법'을 이유로 거의 대부분 기백만원씩의 벌금과 징역형(집행유예)로 불의하고 폭력적인 공권력 행사를 정당화해 주고 있다"며 "이것이 바로 '경찰국가'의 현실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우리는 도저히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그리고, 우리는 이 부당한 국가기구를 유지하는데 쓰여지는 돈을 낼 뜻이 없으며, 노역형으로써 저항의 의지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밀양 할머니․할아버지들은 노역형을 선언한 최아무개씨를 계속해서 부둥켜 안으며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 밀양 주민들은 이날 오후 창원지방법원 밀양지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이동했고, 최씨는 이계삼 사무국장 등과 함께 진주로 향했다.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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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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