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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왕궁 전경 캄보디아 왕궁 전경. 지난 14일(현지시각) 발생한 드론 왕궁 촬영 사건을 계기로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 비행을 전면 금지한다고 프놈펜시청당국이 전격 발표했다.
캄보디아 왕궁 전경캄보디아 왕궁 전경. 지난 14일(현지시각) 발생한 드론 왕궁 촬영 사건을 계기로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 비행을 전면 금지한다고 프놈펜시청당국이 전격 발표했다. ⓒ 박정연

최근 미연방항공국(FAA)이 상업용 드론 운영에 관한 기준을 발표한 것과 관련, 아마존, 구글, 알리바바 등 드론을 이용한 최첨단 물류시스템 구축을 위해 수년간 심혈을 기울여 온 운영 사업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나라 캄보디아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해프닝 때문에 드론 비행이 전면 금지되는 조치가 취해져 이목을 끌고 있다.

이러한 조치가 취해지게 된 발단은 지난 14일(현지시각) 오후에 발생한 다소 어처구니없는 사건 때문.

41세 독일인 관광객 미카엘 알트하인씨가 드론(쿼드콥터)을 이용해 왕궁주변 상공을 촬영했는데 이 장면이 궁 안에서 운동중이던 노로돔 모니니엇 왕비의 눈에 띄고 만 것이다. 결국 이 독일인은 왕궁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긴급 체포됐다.

현지 언론 <프놈펜 포스트>는 프놈펜 광역시청 롱 디만쩨 대변인의 말을 인용, 왕비가 이 사건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사건은 입헌군주제 국가로 여전히 국왕과 왕실이 국민들의 존경과 추앙을 받고 있는 캄보디아에서는 단순한 왕실가족들의 사생활 침해 논란 수준을 넘어 왕실에 대한 절대적 존엄성을 훼손한 사건으로도 간주, 확대 해석될 수 있는 것이었다. 

운좋게 이 독일인은 사건 발생 다음날 훈방조치로 풀려났지만, 이 사건은 캄보디아 정부가 드론비행금지조치를 전격 시행하게 만들었다.

지난 15일 프놈펜 시청 대변인은 지금부터 당국의 사전허가 없이는 카메라를 장착한 모든 드론 비행을 즉각 금지시킨다고 발표하며 아래와 같은 논평을 내놨다.

"시민들이 목욕을 하고 식사를 하고 있는 동안에 그 드론이 하늘 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과연 그 사람들이 어떤 기분이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드론 운영자들의 의도를 모르지만, 그것은 사적인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 정부 각 부처와 관리들도 잠재적인 테러 위협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사실, 캄보디아 정부가 드론을 이용한 잠재적 테러위협에 우려를 표한 것을 지나친 과민반응으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도 없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초 이웃나라 태국과 수십년 째 국경 분쟁을 빚어온 캄보디아 국경 프레아 비히어 지역 상공에서 태국 드론으로 추정되는 약 1미터 크기의 비행물체가 폭발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다친 군인은 없었다. 그 지역 헌병부대 부책임자는 현지 언론 <캄보디아 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내가 기억하기로는 이번이 4번째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캄보디아 군인들도 한 동안 패닉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프놈펜 광역시청 대변인은 위반자에 대해서 어떠한 처벌을 내릴지, 잠재적 형량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수년 동안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은 언론인과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영상물 촬영작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태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사전 허가 없이 비행이 가능했다.

지난해 열린 현지 디지털박람회에 출품 전시된 드론(쿼드콥터)의 모습 지난해 열린 현지 디지털박람회에 출품 전시된 드론(쿼드콥터)의 모습. 최근들어 현지 방송매체들도 드론을 적극황용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열린 현지 디지털박람회에 출품 전시된 드론(쿼드콥터)의 모습지난해 열린 현지 디지털박람회에 출품 전시된 드론(쿼드콥터)의 모습. 최근들어 현지 방송매체들도 드론을 적극황용하고 있는 추세다. ⓒ 박정연

한편, 이 독일인은 경찰에 감금된 상태로 6시간 가량 심문조사를 받은 후 다음날 15일 아침 석방되었으며, 곧바로 이웃나라 태국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랜서 기자이기도 한 이 독일인은 처음 언론에 알려진 바와 달리 자신은 단순히 관광 목적으로 이 나라에 온 것이 아니며, 문화관광에 관한 유네스코 국제회의 보고자료 제출을 위해 캄보디아 관광부 초청으로 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독일인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드론 운행에 관한 새로운 규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서양에서는 관련 규정을 두고 토의하고 논쟁도 벌이는 반면, 캄보디아 같은 나라에서는 너무 쉽게 금지시켜 납득하기 힘들다"고 불평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캄보디아#노로돔 모니니엇 왕비#드론 비행금지#프놈펜 왕궁#박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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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캄보디아 뉴스 편집인 겸 재외동포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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