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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공영방송 NHK의 정치 풍자 만담 거부를 보도하는 <아사히신문> 갈무리.
일본 공영방송 NHK의 정치 풍자 만담 거부를 보도하는 <아사히신문> 갈무리. ⓒ 아사히신문

일본 공영방송 NHK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치를 풍자한 만담을 못하게 압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8일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인기 개그맨 콤비 '폭소문제'는 지난 3일 NHK의 생방송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미리 준비한 정치 소재 만담이 방송국과의 사전 점검에서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폭소문제' 멤버 다나카 유지는 "생방송에 앞서 프로듀서가 정치가를 풍자한 만담은 전부 안 된다고 했다"며 "너무 화가 났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멤버 오타 히카리는 "정치적 압력은 전혀 없었다"면서도 "방송국 스스로 (풍자를) 자제하는 것이 최근 심해졌다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강조했다.

NHK 홍보국은 이들의 주장과 관련한 언론 질의에 "통상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앞서 출연자와 사전 논의를 진행한다"며 "하지만 논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라고 답변했다.

NHK 회장 "개인에 타격 주는 개그는 품위 없다"

논란이 커지자 모미이 가쓰토 NHK 회장은 8일 기자회견을 열어 "나는 이 문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개인의 이름을 개그의 소재로 삼는 것은 품위가 없다"고 풍자 내용 제한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모미이 회장은 "시청자도 여러 성향이 있다"며 "개인의 이름에 타격을 주는 것이 개그일 수도 있지만 나는 품위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향후 정치 풍자에 대해서는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판단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으로 친정부 성향이 강한 모미이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오른쪽이라고 하는 것을 (국가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이 왼쪽이라고 할 수 없다"며 중립성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아베 총리는 모미이 회장은 물론이고 NHK 경영위원회에 친정부 인사를 다수 포진시켰고, 집권 자민당은 지난해 12월 총선을 앞두고 모든 방송사에 '중립보도'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해 과도한 언론 길들이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본 공영방송#NHK#정치 풍자#모미이 가쓰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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