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구미웨딩에서는 '재구미 봉화향우회 회장 이·취임식 및 송년의 밤' 행사가 성황리에 열렸다.
조강우 신임회장은 취임 인삿말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봉화향우회를 반석 위에 올려 놓은 봉화향우회 선·후배들과 금장락 전임 회장에게 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조 회장은 봉화향우회 발전을 위한 포부에 대해 "인연을 소중히 여겨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는 향우회 정신을 드높이겠습니다"라는 말과 더불어 충절과 예절을 지키는 봉화 사람답게 "선배님들을 존중하고 후배를 사랑하는 향우회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구미는 제2의 고향입니다. 삶을 사는 동안 구미발전과 고향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며 참석한 봉화향우회원들에게 다짐했다.
이날 행사 진행 사회를 맡은 방동성 봉화향우회 신임사무국장은 "구미에 거주하는 봉화인들이 봉화군의 반이나 되는 1만 8천여 명이 됩니다"며 구미시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봉화인들의 위상을 알리며 행사 식순을 진행해 나갔다.
실제로 경북 봉화군(군수 박노욱) 전체 인구는 2013년 12월 31일 기준 3만 3천 894명이며 봉화군 전체 인구의 50%가 넘는 인원이 구미시에 거주한다는 사실이 이날 현장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으며 타향에 내려와 제2의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온 봉화인들에게 자긍심을 보탰다.
취임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구미지역사회 각분야에서 참석했다.
지역행사 어느 곳에서건 쉽게 볼 정도로 부지런히 참석하는 윤창욱 도의원(경북도희회 부의장)과 윤종호 시의원을 비롯해, 봉화가 고향인 안태식 대도종합건설 회장, 금주현 구미경찰서 생활안전과장, 김명동 구미교육청 사무관, 김용보 구미시청 계장, 이재욱 비서실장(남유진 시장)등 이외에도 봉화출신으로 구미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성실히 제 소임을 다하는 여러 지인들이 참석해 축하했다.
'천상의 목소리' 김차경 시·소리예술가는 공연이 끝난 뒤, 자신 또한 봉화에서 태어나 자란 고향사람이며 타향에서 고향사람들을 보니 무척이나 든든하고 행복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본인 또한 봉화향우회에 가입을 희망한다며 타지에서 만난 고향 사람들에게 반가운 마음을 전했다.
경상북도에서 가장 오지에 속하는 봉화군은 강원도 태백과 인접한 곳이며 송이버섯, 춘양목 그리고 청량산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외에도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유망축제로 선정된 '봉화은어축제'를 비롯해 '봉화송이축제'가 봉화군을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정신문화연구원에서 펴낸 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봉화군은 첩첩산간 내륙지방이며, 군내 어느 곳을 가더라도 경관이 매우 아름답고, 인심 또한 매우 순후하여 누구나 한번 찾으면 뒤에 반드시 한번 더 찾아 오는 고장이다'라고 소개되어 있다.
프랑스 알프스 지방에서 공부했던 정소성 소설가는 "나는 프랑스인들의 긍지인 부르제 호나 레만 호수보다도 봉화의 창평호수가 더 그윽하고 아름답다고 장담할 수 있다"며 봉화를 한국의 알프스로 극찬 할 정도다.
또한 무엇하나 봉화사람들에게 꿇릴 것이 없는 안동 사람들도 청량산(870)이 봉화에 있어 기가 죽는다고 한다. 청량산에는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지은 청량사가 있다. 이처럼 청정지역 봉화는 자랑할 것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며, 지난 2009년도에 상영된 다큐멘터리인 팔순 농부와 마흔 살 소의 애틋한 이야기인 '워낭소리'를 통해 전국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날 행사 현장에서도 느낀 부분이지만 봉화는 안동문화권에 속하며 산세가 수려하고 선비의 정신이 깃든 예절의 고장임을 되새겨 줬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항상 몸과 마음가짐을 바르게 해야 한다고 보고 듣고 자랐는지라 봉화사람들은 늘 무뚝뚝한 얼굴이다.
이러한 봉화사람들인 까닭에 일반적으로 행사 식순에서 국민의례를 생략하는 구미지역의 다른 송년회 모임과는 다르게 이날 국기에 대한 경례를 비롯해 애국가 제창과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등 의례를 다 지켰다.
웃겨도 크게 웃지 않고 무뚝뚝하니 가만히 있는 것이 봉화사람이며, 안동 봉화 문화권의 특이성을 나타내는 의문구인 '......니껴?' 또한 지역색을 반영하는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봉화군 물야면 계단리가 고향인 기자는 어릴적에 아버지를 비롯해 점잖은 어른들이 서로 대화를 할 때 '밥 자셨니껴?"라고 자연스럽게 안부 인사를 주고 받는 모습을 보고 자라서 그 내막을 잘 안다. 난 도시사람처럼 보이기 위해 사투리는 잘 안쓸려고 노력하지만 의외로 이따금씩 무의식적으로 사투리가 튀어나오기도 한다.
태어난 고향이 봉화인 아버지께서도 전형적인 봉화 사람이며 점잖으시기는 이루 말할데가 없고 무뚝뚝하셨지만, 자식을 챙기는 정은 호랑이가 자식 챙기듯 엄하면서 무척이나 따뜻하셨다.
타지에서 고향 사람들을 만나면 괜히 어깨에 힘도 들어가고 든든하며 흥겹고 반가운 마음이 든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객지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개척해 온 이들에게 있어서, 파란만장한 인생역경을 이겨내고 살아온 자신의 인생얘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고향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행복한 일이 아닐까.
연말이라 지역단체들의 송년모임도 많지만 그중에서 가장 빛나보이는 송년모임은 누가 뭐래도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성금 전달식이다. 조강우 신임회장은 봉화향우회에서 모은 기금으로 김용보 구미시청 계장에게 성금을 전달했고, 열심히 학교생활하는 학생을 선발해 장학금도 기증했다.
야은 길재 선생의 정신을 기리는 의미로 조직된 구미야은로타리클럽의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조강우 회장은 구미드림스타트와 함께한 '사랑의 연탄배달'을 비롯해 형곡1동과 '사랑의 나눔협약서' 체결 등으로 지역의 불우한 가정들을 위해 가슴 따뜻한 지역사랑을 매월 실천해 왔고, 봉화향우회 회장으로서 앞으로도 더 낳은 선행을 향우회 사람들과 함께 하기를 기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의 카페와 블로그에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