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온다!!!"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온 세상이 밀가루를 뿌려놓은 듯이 새하얗다. 조금 더 지나니 촘촘한 눈발이 되어 앞산이 윤곽만 있고 흐릿한 형체로 보인다. 7살 아들 녀석이 애타게 기다리던 눈이다. 아들 기분이 들떠 있다.
나도 "눈에 대한 글 좀 써볼까!"라는 생각에 거실 노트북에 "눈이 온다!"라고 썼다. 그랬더니, 내복을 입은 채 내 무릎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아들 녀석이 자기도 쓰겠단다. 그리고는 뭉툭한 손가락 하나로 매서운 독수리 눈이 되어 자판을 두드린다.
"눈이왓스니눈사움해볼가"그걸 보고 있던 내가 "시프트키를 이렇게 누르고 이렇게 눌러야지"라고 말하는데 이미 저만치 달아나 버린다. 얼른 노트북을 닫고 옷을 챙겨 입고 아들과 함께 아파트 바깥으로 내달렸다.
가볍게 어깨 위에 내려 앉은 눈과 붉은 단풍잎이 어울려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소나무 사이에 눈이 함께 들어가 한창 구름잔치가 벌어졌다.
난간 주춧대 위에서 눈송이가 재미있게 어울려 공 만들기 놀이에 한껏 취해 있다.
멋진 눈꽃 복장의 소나무 병정이 행진을 위해 도열해 있다.
눈이 만들어준 바닥 위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어울려 놀고 있다.
눈은 사려도 깊다. 서운하지 않도록 모두에게 다 친구가 되주었다.
드디어 한자리를 차지했다. 기다린 보람이 있다.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눈으로 머리를 감고 있는 열매의 청순한 모습이다.
온통 아파트를 감싸고 있는 눈꽃송이들의 재미있는 어울림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