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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미국인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의 석방을 속보로 전하는 CNN뉴스 갈무리.
북한의 미국인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의 석방을 속보로 전하는 CNN뉴스 갈무리. ⓒ CNN

북한이 억류해왔던 미국인 케네스 배(46)와 매튜 토드 밀러(24)가 전격 석방됐다.

미국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들 2명이 현재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으며 북한의 석방 조치를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AP, CNN 등 주요 외신도 이들의 석방 소식을 긴급 속보로 타전했다.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북한을 방문해 이들 2명의 석방 교섭을 벌여 함께 귀국길에 올랐으며 현재 미국령 괌에 도착한 것으로 밝혀졌다. 브라이언 헤일 국가정보국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석방된 미국인 2명이 클래퍼 국장과 함께 귀국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국무부는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해 미국 정부를 대표해 교섭에 나선 클래퍼 국장에게 감사한다"며 "또한 이들의 석방을 위해 이익대표부로서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을 해준 스웨덴 정부를 비롯해 전 세계 우방국에도 감사한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은 북한과 외교관계가 없는 미국을 대신해 이익대표국(Protecting Power) 역할을 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오늘은 석방된 2명과 그 가족에게 매우 즐거운 하루가 될 것이고,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온 것에 만족한다"며 "그들이 안전하게 돌아와 감사하다"고 밝혔다.

케네스 배는 2012년 11월 북한에 들어갔다가 함경북도 나진에서 체포된 뒤 작년 4월에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매튜 토드 역시 지난 4월 북한에 들어갔다가 난동을 부렸다는 이유로 6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억류돼왔다. 북한은 이들 2명에게 모두 '반공화국 적대범죄행위'라는 죄목을 적용했다.

국무부는 이들의 석방을 발표하며 "앞서 미국 시민은 어떠한 형태로든 북한 여행을 절대 자제하라고 했던 그동안의 강력한 권고를 재확인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21일 또 다른 미국인 제프리 파울을 억류 6개월 만에 미국으로 돌려보내면서 나머지 이들 2명의 추가 석방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돼 왔고, 이로써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3명이 모두 풀려났다.

"북한, 미국과 대화 원한다는 신호일 듯"

외신은 북한의 전격적인 미국인 석방의 의도를 놓고 다양한 분석을 쏟아냈다. AP는 "북한의 석방 조치가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3개국 순방을 이틀 앞두고 갑자기 이뤄졌다"며 미북 관계를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북한에 고위급 밀사를 보내는 것은 오랜 전통"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의 첫 임기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북학을 방문해 억류돼있던 여성기자 2명을 데리고 왔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국무부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석방을 위해 (미국이) 북한에 지불한 대가는 없었고, 또 다른 미북 관계의 문제들과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또한 "북한의 움직임(석방 조치)을 환영하지만 그들이 국제사회와의 관계 개선을 원한다면 비핵화 공약을 준수하고 인권 개선을 위한 중대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을 방문했던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이번 석방 조치자 "북한이 그동안 고수해온 강경 전술이나 수사를 통해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ready to talk) 메시지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또한 최근 국제사회가 유엔을 통해 북한 인권 실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기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서며 압박을 가했고, 지난 4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보다 더 북한에 강경한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한 것도 북한의 미국인 억류에 큰 부담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 정부도 논평을 통해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2명이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을 환영한다"며 "북측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김정욱 선교사도 조속히 석방, 송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정욱 선교사는 지난해 10월 입북했다가 억류된 뒤 지난 5월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케네스 배#매튜 토드 밀러#미국인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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