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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9월 기공한 울산 북구 산하동 울산스포츠과학중고 현장. 전체 공사는 2015년 말 완공되지만 울산교육청은 2014년 3월 스포츠중고를 개교해 학생들이 더부살이 수업을 하고 있다. 최근 주변에 화석이 발견되면서 개교는 더 늦어질 전망이다
2013년 9월 기공한 울산 북구 산하동 울산스포츠과학중고 현장. 전체 공사는 2015년 말 완공되지만 울산교육청은 2014년 3월 스포츠중고를 개교해 학생들이 더부살이 수업을 하고 있다. 최근 주변에 화석이 발견되면서 개교는 더 늦어질 전망이다 ⓒ 울산시교육청

8월 1일~2일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는 '울산 북구 강동동 스포츠과학중고 신축공사장과 인근 부지에서 굴 화석이 무더기로 확인됐다'는 기사가 화제였다.

울산스포츠과학중고교 공사장에서 땅속에 있던 화석이 발견돼, 울산시가 지질 연구 등 학술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고 문화재청에 보고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지역일간지 <경상일보>는 지난 7월 31일 오전 현장취재를 통해 울산스포츠과학중고 신축공사 현장 인근에서 1500만년 전 신생대에 만들어진 화석 조개무지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울산 북구 스포츠과학중고 신축현장 인근에 무더기 굴 화석>)

현재 지역문화계는 이 일대의 땅 속에 엄청난 양의 화석과 화석지층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문화재청 조사 결과 사실로 판명되면 우리나라 지질학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지역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울산스포츠과학중고는 다른 측면에서서는 우려와 비판을 동시에 받고 있는 학교이기도 하다.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은 2014년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약사항이라는 이유로 지난해 9월 스포츠중고를 서둘러 기공했다.

이어 공사가 진행중인데도 올해 3월 개교해 학생들이 다른 학교에서 더불살이 수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화석 발견으로 학교 공사는 더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또 하나는, 최근 울산시교육청이 학교공사를 진행하면서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교육감의 사촌 동생 두 명과 담당 공무원들이 잇따라 구속되면서, 스포츠중고의 석연찮은 기공에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

스포츠인재양성 한다며 더부살이, 왜 서둘러 기공했나

울산시교육청은 화석이 발견된 해당부지인 '울산스포츠과학 중·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6월 착공도 시작하지 않은 채 2014년 3월 개교를 강행해 우려가 나왔고 결국 9월 기공식을 가졌고 올해 3월 개교했다.

하지만 우려대로 스포츠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와 달리 학생들은 울산 중구 약사동에 있는 울산동중학교에서 더부살이 수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관련기사 : <첫 삽도 안 뜬 '울산스포츠중고교', 내년 3월 개교?> )

당시 시민사회단체, 야당 등은 "김복만 울산교육감이 공약사항인 스포츠중고를 다음해 6.4지방선거를 의식해 더부살이 수업이 뻔한 데도 임기내에 서둘러 진행하려 한다"며 반발했었다.

이같은 반발은 울산에서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재선을 노리던 김상만 전 울산교육감은 울산외국어고등학교 건설을 밀어붙였지만 2010년 3월 개교 때까지 건물을 짓지 못해, 울산과학기술대에서 더부살이 개교를 했다. 6개월 뒤 건물이 완공된 뒤 학생들이 입주했지만 건물 외벽이 붕괴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울산의 외국어고는 전임 김상만 교육감 공약이었고, 스포츠중고는 현 김복만 울산교육감이 첫 당선된 2010년 지방선거의 공약사항이다. 둘 다 교육감 선거를 하는 해에 서둘러 개교하려 했다는 점에서 닮은 점이 있다.

이처럼 더부살이 수업을 예상하면서도 임기내에 서둘러 시공사를 선정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 의혹이 일고 있다. 최근 김복만 교육감 사촌동생과 울산시교육청 학교공사 담당 공무원들이 업체 선정 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잇따라 구속된 것이 그 배경이다.

김복만 울산교육감의 사촌 동생과 학교시설단 팀장 등 공무원들이 잇따라 구속되자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지난 6월 27일 성명을 내고 "하나의 신설학교를 개교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은 400~500억 원 규모이며,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품목(바닥, 외벽 마감재 등)은 40~50억으로 알려져 있다"며 "업계에서는 최소 리베이트가 10% 이상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또한 "김복만 교육감이 (2010년) 취임하고 2011년 학교시설단이 새로 생긴 후 울산에서 개교한 학교는 약 20개로 추정된다"며 "일반인들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집행된 만큼 이번 사건은 끝까지 조사하여 발본색원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울산시교육청은 울산스포츠과학중고 설립에 624억 원, 울산 중구 혁신도시내 3교 설립에 475억 원, 학생교육문화회관 설립에 490억 원이 각각 필요하다는 사업계획서를 지난 2011년 11월 중앙투자심사위원회에 제출해 2012년 1월 심사를 통과한 바 있다.


#울산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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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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