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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리마 선생님께서 학생들 앞에서 강연을 하시는 모습입니다.
  다리마 선생님께서 학생들 앞에서 강연을 하시는 모습입니다. ⓒ 박현국

26일 오전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 지구시민교육(담당 권오정 교수)과 한국어(담당, 신예숙, 권세미, 박현국) 수업 시간을 이용하여 치데노바 다리마(Dr. Tcydenova Darima) 교수의 초청 강연이 있었습니다. 다리마 교수님은 러시아 울란우데에 있는 국립 부랴트 대학 동양학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리마 교수님은 러시아 울란우데 부근 시골에서 부랴트 민족으로 태어났습니다. 우리나라와 러시아 사이에 국교가 맺어지기 전 한국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대학에서 몽골어를 전공하던 중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몽골어 연구는 계속되어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한국어에 대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우리나라 국제교류기금의 도움으로 고려대학교에서 한 년 동안 한국어를 배우기도 했습니다. 다리마 선생님은 부랴트 민족으로서 부랴트 말, 전공인 몽골 말, 현재 살고 있는 러시아의 러시아 말, 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한국말 들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번 강연에서 다리마 교수님은 자신이 살고 있는 러시아의 울란우데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고 부랴트 말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울란우데 시는 러시아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 부근에 있는 도시이며 부랴트 공화국의 수고입니다. 울란우데는 에벤크 민족의 말로 해란 뜻의 울란과 조용하다는 우데라는 말이 합해서 된 것입니다.

부랴트 민족은 우리와 비슷한 몽골 인종입니다. 얼굴색이나 몽고반점들이 같습니다. 말 역시 우리와 비슷한 알타이어족에 속합니다. 우리말이 알타이어족이 아니라고 말하는 연구자도 있지만 어휘나 음운, 문법, 모음조화 규칙 등에 의해서 알타이어족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세계에서 부랴트 말을 사용하는 사람은 약 30 만 명으로 러시아 시베리아 바이칼 부근 부랴트 공화국을 중심으로 몽골, 중국 등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지배와 도시화, 근대화 등으로 부랴트 말을 사용하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의 부랴트 공화국에서는 부랴트 말의 보전과 계승을 위해서 여러 가지 현실적이고 장기적인 정책을 세우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롭게 교과서를 만들거나, 스마트폰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부랴트 말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가기도 하고, 시내 표지판이나 안내문들도 러시아 말과 부랴트 말을 같이 써놓고 있습니다. 부디 부랴트 말이 사라지지 않고,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합니다.

세계적으로 현재 지구상에 남아있는 말은 6천에서 6천 8백 개 정도라고 합니다. 그러나 도시화, 근대화, 바다 수온 상승들로 인해 소수민족의 생활환경이 바뀌면서 급속도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지금 21 세기가 지나면 아마도 반 이상이 없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말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말에는 오랫동안 말과 더불어 살아온 사람들의 사상과 감정, 지혜와 지식, 자연관과 인생관, 가치관과 내세관 등이 품어있는 삶의 보물이요, 정신의 금싸라기입니다.

여러 말이 다양하게 살아있고, 많은 민족이 더불어 살아가면서 사람들의 삶은 더욱 풍부하고 윤택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말들이 사라져 가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이것은  자연 생태계에서 여러 가지 생물 다양성이 존재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 사는 이치와 똑 같습니다.

한국이나 일본은 한글이나 히라가나와 같은 자신의 말이 있고 국가와 민족이 더불어 존재하기 때문에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이나 러시아 등 큰 나라에는 많은 소수민족이 살고 있습니다. 나라에서는 법으로 소수민족이나 그들이 사용하는 말을 보호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중국 말이나 러시아 말을 사용하는 것이 생활에 편리하고, 유리하기 때문에 자신을 말을 지켜나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세상 어느 곳에서나 가치 있고 아름다운 것을 지켜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진정한 가치를 알고, 그것을 지키고 가꾸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져야 합니다.

   다리마 선생님께서 초청 강연을 하기 전 강연을 알리는 포스터 앞에 섰습니다.
  다리마 선생님께서 초청 강연을 하기 전 강연을 알리는 포스터 앞에 섰습니다. ⓒ 박현국

참고 누리집> 국립 부랴트 대학, http://en.bsu.ru/, 2014.6.26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리마 선생님#부랴트 민족#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말#소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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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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