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아래 신영기금) 이사장 재임 당시 이사회에서 선정하는 고려대학교 석좌교수직을 본인 스스로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문 후보자는 석좌교수로 있으면서 1년간 수천만 원을 받는 등 교수직 혜택을 받았다. 관훈클럽은 중견언론인들의 친목단체·연구단체로, 지난 1997년부터 30년 이상 경험이 있는 언론인을 대상으로 고려대에서 1년 동안 강의할 석좌교수 1명을 선발해왔다.
12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신영기금 이사회는 지난 2012년 말 회의를 열어 언론계 출신 원로 중 2013년 3월부터 2014년 2월까지 고려대에서 강의할 석좌교수를 선발했다. 이 자리에서 신영기금 이사장이었던 문 후보자는 자신이 석좌교수로 가겠다는 뜻을 스스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석좌교수 선발자를 심사하는 회의에서 심사위원장 격인 이사장 본인이 자원했고, 이사회는 당시 문 이사장을 석좌교수에 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언론계 관계자 말을 인용해 "역대 신영기금 이사장 가운데 재임 기간 동안 자신이 선정 권한을 쥔 석좌교수직을 스스로 맡은 경우는 내가 알기론 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본인이 심사하는 자리에 본인을 선발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부적절하고 염치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 후보자는 2008년부터 2013년 말까지 6년 동안 신영기금 이사장을 맡았다.
고려대 석좌교수로 선정되면 대학으로부터 사무실을 제공받고, 조교 1명을 지원받는다. 또 신영기금이 1년 동안 학교에 5000만 원을 내게 되는데, 그 가운데 조교 급료 700만 원을 제외한 4300만 원을 석좌교수가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