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고양 시민 299명의 연대서명을 받아 최성 고양시장을 고발한 김성호('고양시지킴이' 대표, 고양 청소년역사문화교육원장)씨는 강현석 전 시장 재임 중에 금품 지원 등 특혜를 받아온 측근 인사로 밝혀졌다. (관련 기사 : 고양시민 300명의 수상한 고발)

최 시장과 강 전 시장은 이번 지방선거에 각각 새정치민주연합과 새누리당 시장후보로 출마해 '리턴 매치'를 벌이고 있다.

김 원장은 최근에도 강 후보의 선거캠프를 수시로 출입하면서 선거운동을 조율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 원장은 고양시 송산동 주민자치위원 신분으로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제60조 2항)에 해당된다. 이를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선거범죄다.

이와 관련, 김 원장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강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강현석 후보도 김 원장과의 관계를 묻자 "전화 통화는 하지만....선거운동원도 아니고 그냥 가끔 만나는 사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추가로 확보한 녹취록 등 제보 문건과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김 원장은 주변에 "(강 후보와는) 보고 싶으면 아무 때나 선거사무실에 찾아가면 되는 사이다"고 밝히고 있다.

"오늘도 최성을 고발하고 강현석 시장에게 전화 드렸다"

 강현석 새누리당 고양시장 후보.
강현석 새누리당 고양시장 후보. ⓒ 중앙선관위
제보 문건과 A씨에 따르면, 김 원장은 지난 19일에도 주변에 "오늘도 최성을 고발하고 나서 강 시장에게 전화를 드렸다"면서 "이게 내가 독자적으로 하는 것이겠냐, 막말로 얘기해서 내가 강 시장 선거운동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김씨가 두 번에 걸쳐 최성 후보를 고발한 것이 강 후보와의 사전 교감 속에서 진행되었음을 시사하는 진술이다.

김 원장은 이날 최성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에 추가 고발했다.

김씨의 고발 사유는 이 지역의 김현미 의원(새정치연합)과 심상정 의원(정의당)이 최성 후보와 정의당 도의원 후보를 당선시킬 목적으로 각각 자당의 도의원 후보(이평화)와 시장후보(이홍우)를 탈락시켰고, 이는 후보자 매수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추가 고발 건과 관련, 김 원장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저는 누구한테서 사주를 받거나 그런 사람이 아니다"면서 강 후보의 개입 의혹을 부인했다. 그런데 제보 문건과 A씨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최 후보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그 사실을 강 후보에게 '보고'했다. 이는 김 원장이 선거운동원으로 등록하지 않았을 뿐이지, 사실상 음지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고양 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을 지낸 김성호씨는 지난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강 시장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2006년에는 고양시의 시민환경단체들이 강 시장을 비판하는 것을 막후에서 막는 역할을 했으며 2010년 선거에서는 홍보담당 선거운동원으로 활동했다.

김 원장은 또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강 후보로부터 선거 총괄본부장 자리를 제의받았으나 "밖에서 돕겠다"며 거절했다. 김씨는 주변에 그 까닭을 "총괄본부장을 맡으면 주민자치위원 자리를 사퇴해야 하는데, 총괄본부장은 보름짜리 보직이지만 주민자치위원장은 하고 싶을 때까지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장이 주관한 몽골 사업, 시의회서 특혜의혹 지적 받아

 최성 시장을 고발한 김성호씨는 강현석 시장 시절에 청소년역사문화교육원을 설립해 청소년 해외문화체험과 몽골 '고양의 숲' 가꾸기 사업을 주관했다. 위는 김씨가 쓴 기고문을 실은 <고양신문> 갈무리 화면.
최성 시장을 고발한 김성호씨는 강현석 시장 시절에 청소년역사문화교육원을 설립해 청소년 해외문화체험과 몽골 '고양의 숲' 가꾸기 사업을 주관했다. 위는 김씨가 쓴 기고문을 실은 <고양신문> 갈무리 화면. ⓒ 고양신문

김씨는 강 시장 임기 중인 2006년에 사단법인 청소년역사문화교육원(이하 청소년교육원)을 설립해 수년간 몽골 역사문화 답사와 숲 가꾸기 등 고양시 지원사업을 도맡아 진행해왔다. 김 원장은 당시 고양시 공무원들과 함께 몽골을 방문해 <고양신문>에 '몽골 사막을 적실 고양의 숲' 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로 했다. (관련기사 : 몽골 사막을 적실 '고양의 숲')

그런데 강 시장은 김 원장이 몽골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 적자가 생기자 시장 업무추진비에서 250만원을 지원하는 등 공공자금을 자의적으로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양시장의 연간 업무비는 7~8천만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 시장은 당시 시장실에서 김 원장이 몽골 사업을 진행하면서 적자를 봤다고 하소연하자 담당 공무원을 불러 시장 업무비에서 250만원을 지원토록 했다는 것. 제보 문건에 따르면, 김 원장은 주변에 "시장이 업무비에서 250만원씩 빼준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강 후보와의 친분을 과시한 것으로 돼 있다.

이 같은 혐의가 사실로 확정될 경우, 후보자 등의 기부행위 제한한 공직선거법(제113조)과 정치자금의 부정수수를 금지한 정치자금법(제45조), 그리고 형법상의 업무상 배임죄(제356조)에 해당돼, 최고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김 원장은 강 시장 재임기간에 고양시 청소년들에게 해외 역사 및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몽골 역사문화 답사 및 의료봉사, 숲 가꾸기 같은 사업을 기획해 고양시로부터 해마다 최소 수천만 원씩 지원금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된 특혜 의혹은 고양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서 해마다 지적되어온 사안이다. 고양시의회 예결특위 회의록(2008년 12월 8일)의 관련 대목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윤용석 위원 (윤 의원) : (2007년부터 시작된 청소년 해외문화체험 사업비를 올해에 이어) 2009년도에도 청소년역사문화교육원에 줍니까?
고양시 교육체육과장 : 예, 그럴 계획으로 있습니다.

윤 위원 : 이것이 꼭 여기에다만 줘야 되는 이유가 있나요?
교육체육과장 : 청소년들이 몽골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는데  지리적인 것이나 입지적으로 학교하고 잘 아는 단체에서 추진을 하는 것이 좀 더 바람직하지 않나 해서 거기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윤 위원 : 그러면 청소년역사문화교육원이 몽골에 대해서 전문적인 기관이에요?
교육체육과장 : 봉사활동 나가는 지역하고 관계를 맺고 있는 단체입니다.

"최성 떨어뜨리고 강 후보가 시장 되면 우리가 할 일 많다"

김 원장은 청소년 문화체험단과 의료봉사단 활동에 이어 2009년부터는 국제도시로서 고양시의 위상을 높인다는 취지로 몽골 사막 100㏊에 10년간 나무 10만 그루를 심는 숲 가꾸기 사업을 기획했고, 고양시는 이에 연간 1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수년 간 집행해왔다. 김 원장은 청소년 해외문화체험단과 의료봉사단을 이끌고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몽골 돈드고비주(洲) 부지사로부터 명예시민증을 받기도 했다.

 최성 새정치민주연합 고양시장 후보.
최성 새정치민주연합 고양시장 후보. ⓒ 중앙선관위
그러다가 시의회로부터 몽골 사업 특혜 지적이 계속되자 청소년교육원이 5년간 주관해온 청소년 해외문화체험 및 의료봉사활동의 주관 단체가 지난 2012년부터 그동안 몽골 의료봉사활동에 참여해온 고양시 해외의료 자원봉사단의 한 단체로 바뀌었다. 이 곳은 순수한 민간 자원봉사단체여서 고양시의 예산 지원 없이 단원들이 모금한 경비만으로 운영되고 있다. 고양시는 주관단체를 바꿈으로써 몽골 사업 지원 예산을 절감한 셈이다.

이런 연유로도 김 원장은 최 시장에게 불만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녹취록 등 제본문건에 따르면, 김 원장은 최근에도 주변 인사들에게 "고양시를 뜨내기 좌파 얘들과 전라도 출신들이 장악하고 있고, 최성이 걔네들을 지원해주고 있다"면서 고양시의 '어린이도서관' 사업 등 사회단체 보조금 지원을 좌파 인사들과 특정 지역 인사들에 대한 지원으로 폄하했다. 김 원장은 이어 "고양시의 사회단체 보조금이 연간 100억원"이라며 "최 시장을 떨어뜨리고 강 후보가 다시 시장이 되면,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천정배 전 법무장관과 이석형 전 감사위원 등을 구성된 최성 후보 공동 변호인단은 강현석 후보와 김성호 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최성#강현석#김성호#고양시장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