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 선거 무공천 관련,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변함없이 '무공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의원들 사이에서는 전당원투표를 실시하자는 제안이 나오는 등 '무공천 재검토'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처럼 두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상층의 기류와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의원들의 기류가 각기 다름은, 31일 의원총회에서 재확인됐다.
의총에서 안철수 대표는 "우리의 목표는 2016년 총선 다수당, 201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위한 당부를 남겼다. 결국은 '기초 선거 무공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 표명이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바보같다는 평을 들으면서도 자기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이 대통령을 만들어줬다, 따라서 국민을 믿고 가야 한다"라며 "그런 점에서 약속을 꼭 지켜야 한다, 좁쌀만한 이익도 내려놓지 않으려는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초 선거 공천 관련 문제도, 창당으로 뭐가 달라졌냐에 대해 국민의 평가를 새롭게 받기 위해 이번엔 정면돌파해야 한다"라며 "김연아 선수 금메달이 잘못된 판정으로 은메달로 바뀌었지만 사람들은 은메달 선수로 기억하지 않고 김연아를 기억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이 패배하는 뼈아픈 결과를 받아 안더라도, '약속을 지키는 새정치민주연합'으로 각인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한길 대표 역시 "기초 선거 무공천이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요구하는 게 사실이다, 기초 선거에 출전하려는 당원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그렇지만 우리만이라도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 국민을 믿고 실천할 때 국민이 우리가 솟아날 구멍을 마련해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기초 선거 무공천' 논란은 여전... '공천 폐지' 대여 투쟁 시작
그러나, 비공개로 전환된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기초 선거 무공천 재검토' 의견을 비롯해, 지역 선거 현장에서 뛰는 구의원·구청장들의 어려움을 전하는 의견을 쏟아냈다.
특히 정청래 의원은 의총에서 "새정치연합으로 당이 바뀌었으니, 새로 전당원투표를 해서 (무공천 여부를) 최종 결정하자"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에 대해 김현미 의원과 설훈 의원이 동조의 뜻을 표했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어차피 못 지킬 기초공천 폐지 약속을 어거지로 지켜 지방선거 말아먹고 총·대선 대패하면 정권교체 약속은 어떻게 되냐"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하루 전 "최소 영호남부터 기초 선거 무공천을 하자"는 중재안을 제시한 조정식 의원은 기자와 만나 "12시 행사 때문에 의원들이 제대로 발언을 못했다"며 "지금은 의견을 모으는 단계가 아니라 일단 각자의 의견을 얘기하는 수준이었고, (지역) 현장이 어렵다는 얘기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의원들은 더 강한 '대여 투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원혜영 의원은 이날 낮 12시,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기초 선거 정당공천 폐지 공약 이행 촉구' 1인 시위를 벌였다. 신경민·우원식·양승조 최고위원도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기초 공천 폐지 약속 이행 촉구'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전향적 입장 변화가 있을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세 최고위원의 농성 돌입에 대해 김한길 대표는 '알았다'는 입장만 간단히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