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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지인으로부터 작은 초콜릿 한 상자를 선물 받았다.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집에 들고 가서 아들 연우에게 주어야겠다"고 했더니, "속에 산야초 효소가 들어가 있어 나름 맛도 있고 건강에도 좋으며, 안중근 장군을 기억하자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으니 맛을 하나 보라"고 해서 하나 집어 먹었다. 

안중근 초콜릿 안중근 초콜릿
안중근 초콜릿안중근 초콜릿 ⓒ 김수종

달고 맛있는 효소에 진한 맛이 나는 초콜릿은 나름 독특한 느낌이었다. 감사하고 고마운 선물이다. 여기에 안중근 장군을 기념하는 듯한 의사의 단지(斷指)한 손가락과 독립을 한자로 새겨 넣은 독특함이 좋았다. 경북 영양군에 소재한 영양그린푸드(주)(www.namsfood.com)라고 하는 작은 농업법인에서 만든 '안중근 초콜릿' 이란다.

이 초콜릿은 지난 2월 14일, 흔히들 연인에게 초콜릿을 주면서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한다는 '발렌타인데이'라고 알고 있는 날이, 사실은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날이라는 것을 젊은이들에게 각인시키고자 하는 마음에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영양그린푸드의 남호섭 사장은 "요즘 젊은이들 대부분이 일본식 장사꾼 문화에 흥청이고 있을 때, 이에 반대하여 안중근을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안중근 초콜릿'을 출시했다"고 한다.

남 사장의 말에 따르면, 안중근 초콜릿 개발의 계기는 지난 2월 예비역 장교 출신들의 모임에서 우연히 나온 기발한 아이디어가 빛을 발한 것이라고 한다. 아이디어를 제공한 동기생의 뜻에 따라 경북 영양에서 충북 영동의 초콜릿 공장을 여러 차례 오가면서 한 달여 만에 드디어 결실을 맺어 늦었지만 화이트데이에 시제품이 나오게 됐다고 한다.

안중근 초콜릿 안중근 초콜릿
안중근 초콜릿안중근 초콜릿 ⓒ 김수종

한일관계로 악화일로에 있는 요즘, 사실 지난 2월 14일 안중근 의사 사형선고 일을 전후하여 한바탕 세상을 떠들썩하는 논의들이 많았다. 원래 발렌타인데이는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정을 떠나는 병사의 결혼을 금지한 로마 황제의 뜻을 반대한 사제 발렌타인이 처형된 270년 2월14일을 기념한다는 내용이다.

서양에서는 주로 이날에 부모와 자식 또는 연인 간에 선물이나 카드를 교환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것을 일본의 초콜릿 회사가 상술로 이용해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발렌타인데이'로 둔갑된 것에 대해 분노한 지식인들 사이에서 대책에 대한 고민이 다각도로 활발했다.

그 중에는 육군 학사장교 9기 출신 예비역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동기생 모임에서 최창순 예비역 중위의 제안으로 '이래서는 안 된다. 일본인의 상술에 의해 시작된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로 기억되기보다는 우리는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언도 받은 날로 기억되게 하자! 라고 구체적으로 제안을 했다.

일월산 아래의 청정지역 경북 영양군에서 산야초로 발효음료와 기능성김치 및 소스를 생산하는 남호섭 대표이사(학사9기 예비역 중위)가 크게 찬동하며 선뜻 '내가 안중근 의사를 기억하는 날로 2월 14일을 위해 노력해 보겠다'며 선뜻 나선 것이다.

안중근 초콜릿 안중근 초콜릿
안중근 초콜릿안중근 초콜릿 ⓒ 김수종

그 결과 산야초를 넣어 만든 안중근 초콜릿이 한 달 만에 시 제품으로 선보이게 되었다. 아쉽게도 올 2월 14일 판매는 맞추지 못했지만 다행히 화이트데이인 3월 14일 날 시제품을 내놓게 되었다고 한다. 시제품은 15개 들이로 건강에 좋은 산야초를 원료로 해서 만들어졌으며, 15,000원에 판매되었다.

앞으로는 10개들이(10,000원)등 다양한 '산야초 초콜릿'을 내놓을 계획이라 한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안중근의사기념사업회'에 기부할 예정으로 현재 협회 측과 협의 중이라 한다. 아울러 남 사장은 매월 이벤트 띠지를 만들어 민족의식 고취와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는 초콜릿을 시판할 예정이라고 한다.

4월에는 식목일을 전후하여 '나무를 심듯 민족의식을 심자는 의미의 안중근 초콜릿'이 나오고, 5월에는 '어린이는 민족과 국가의 희망이라는 의미를 담은 안중근 초콜릿'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6월에는 현충일과 관련된 이벤트 초콜릿이 나올 것이다.


#안중근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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榴林 김수종입니다. 사람 이야기를 주로 쓰고 있으며, 간혹 독후감(서평), 여행기도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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