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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맹우 울산시장이 21일 오후 3시 30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박맹우 울산시장이 21일 오후 3시 30분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박석철

그동안 지방선거 후 예상되는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임기를 다 채우지 않는 소위 '사퇴설'이 나돌던 박맹우 울산시장이 결국 사퇴 의사를 굳히고 21일 울산광역시의회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박 시장은 21일 오후 2시 개회한 울산시의회 제160회 2차 본회의에 참석한 뒤 오후 3시 30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시의회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그는 조기 사임하면서까지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는 이유에 대해 "나라와 울산을 위해 더 크고 많은 일을 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국회에 가서 국회가 제몫을 다하는 데 일조하고 중앙 차원에서 울산의 끝없는 발전에 힘을 보태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나오던 새누리당 울산시장 특정후보와 연계설, 새누리당 중앙당과의 사전 교감설은 일축하고 "모든 일은 나 혼자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맹우 울산시장 "조기 사임에 대해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

박맹우 울산시장의 임기는 본래 6월 30일까지다. 그는 불과 3개월 밖에 임기가 남지 않았는데 왜 서둘러 사퇴하는 것일까?

바로 6·4지방선거 후 예상되는 7월 30일 울산지역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다. 공직선거법상 7·30재보궐선거에 출마하려면 4월 1일까지 사퇴해야 하는데, 지방자치법에는 '자치단체장이 사임을 할 경우 사임하고자 하는 날 10일 전까지 시의회에 통지'하도록 하고 있다. 박 시장은 마지노선인 21일 시의회에 사퇴를 통지한 것이다.

박 시장은 미리 준비한 사임 회견문을 낭독하며 "혹시 7월 30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있다면 나서기 위해 오는 3월 31일 사임하고자 한다"며 "현행 공직선거법상 120일 전에 공직을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선은 발생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조기사임으로 본의 아니게 (국회의원이 아닌) 윤두환, 김두견 예비후보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현재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는 강길부(울주군)·김기현(남구 을) 2명의 현직 국회의원과 김두겸 전 남구청장, 윤두환 전 북구 국회의원 등 4명인데, 4월 12일 경선을 치른다. 하지만 그의 사퇴는 두 현직 국회의원 중 한 명이 새누리당 공천자로 결정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논란이 일고 있는 것.

박 시장은 "조기 사임에 대해서는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며 "보선에 나가도 모든 결정은 시민들이 하는 것이기에 그 결과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 일답.

- 시장직 사퇴는 언제 결심했나
"1월부터다. 2달 전부터 사퇴를 고심했다."

- 임기를 남겨 두고 보궐선거를 위해 사퇴하는 것을 중앙당과 조율했나?
"전혀 그런 일은 없었다. 모든 것은 나 혼자 결정한 것이다."

- 보궐선거에 나서려면 두 현직 의원 중 한 명이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울주군과 남구을 어느 곳이 좋나.
"겸허히 지켜보도록 하겠다."

- 새누리당 특정 시장후보와의 조율은 없었나.
"전혀 없다. 혼자 결정한 일이다."

- 향후 일정은 어떻게 되나.
"30일 퇴임식을 한 후 당분간은 쉬면서 생각해야 겠다."

- 차기 시장으로는 누가 됐으면 좋겠나.
"다들 훌륭한 분들이다. 여기서 말할 사안이 아니다."

- 보궐선거를 전제로 조기사퇴하는 데 대해 새누리당 공천내정설이 있는데, 만일 보궐선거에서 공천을 못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새누리당이 보궐선거 공천을 주지 않는 것) 그것도 받아들이겠다. (당이 공천을 줄 것이라는 것) 그것을 믿고 결과를 보겠다."

야권 일제히 "울산시민을 기만하는 행위"

한편 21일 울산 지역의 야권은 일제히 "박맹우 시장 사퇴는 울산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통합진보당 이영순 울산시장 후보는 논평을 내고 "우려했던 사태가 현실이 되었다"며 "공직을 물물교환 하는 정치판 장사치의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시민이 선출한 시장 직과 국회의원 직을 자기들끼리 자리바꿈하면서 어떤 상황에도 새누리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자만이 깔려 있고, 이는 시민들을 무시하는 발상"이라며 "박 시장 본인의 거짓말은 정치적 저급함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박맹우 시장은 불과 몇 주 전까지도 임기를 채우는 것이 소신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지만 보궐선거 출마 기한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말을 뒤집었다"며 "계획적인 사퇴 수순이 아닌가 의심되는 것으로, 박맹우 시장과 새누리당의 정치적 거래와 거짓말은 울산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조승수 울산시장 후보도 논평을 내고 "박맹우 시장 사퇴 기자회견은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졌던 일이지만 막상 사퇴를 한다고 하니 분노를 넘어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며 "세 번에 걸쳐 12년을 시장으로 뽑아준 시민들은 박뱅우시장에게는 어떤 존재인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이어 "박맹우 시장에게 울산시민은 특정정당의 후보만 되면 그저 표나 주는 무지랭이인가"며 "그래서 7·30보궐선거에서 또 다시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선출해 주는 바보쯤으로 여기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박맹우 울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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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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