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일본 도쿄에서 울린 <종소리>가 대한해협을 건너 고국에까지 전해 왔다. 이번 제57호는 2014년 신년호다. 이 <종소리> 시지에는 고국에 대한 염려와 향수, 고향과 핏줄에 대한 그리움, 고국과 고향을 떠난 나그네의 설움들이 물씬 묻어있는 시들이 구슬로 꿰어 담겨 있다.
고국에 사는 나는 <종소리> 시지를 반갑게 읽어주고, 이 시들을 내 이웃들에게 전해주는 게 그들의 고국애에 대한 자그마한 보답이다. 이번 호에 실린 29편 가운데 지면 관계상 세 편만 뽑아 고국의 독자와 해외에 사는 동포에게 보낸다.
해외에서도 오랫동안 우리말을 잊지 않고 지키는 동포들에게 늦었지만 새해 새 봄 인사를 다음의 말과 같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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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어떤 국민이 노예의 신분이 되더라도 자기 나라의 국어를 건실하게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마치 자기가 갇힌 감옥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에서 동포 여러분!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사십시오.
2014. 3. 16. 여러분의 고국에서 박도 올림
화음을 이루자
오홍심시지 <종소리>창간한지 벌써열다섯 해에 들어선다 오늘도 쉬임없이 울려가는 종소리사람들의 가슴을 두드리며은은히 울려간다칼바람 몰아치는 이역 땅에서 말과 글을 꿋꿋이 지켜가는우리의 목소리 전파를 타고 돌고 돈다뜻을 같이하는 벗들과 함께 하고 싶다통일을 노래하는 한 편의 시가 활활 타는 함성의 목소리 되고지구 동네 동포들의 가슴속에 울려 퍼지게몰아치는 차별바람에도우뚝우뚝 새 교사 일떠세워민족교육 지켜가는 동포들의 모습온 누리에 자랑하고 싶다고향 등지고현해탄을 건너오신1세분들의 고향생각길이길이 전하며 노래하고 싶다언젠가 그 언젠가남의 나라 땅에서 자라난 이들이나라의 주인으로 떳떳하게통일조선을 활보할 그날을 그리면서때로는 사랑의 노래도 좋다친구들의 이야기도 좋다다듬고 다듬은 말로아름다운 꽃들과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노래하자더 멀리 더 널리종소리를 울리자남북, 해외동포 함께화음을 이루며 종을 울리자안녕들 하십니까 김지영안녕하지 못한 시대에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의촛불집회 열기가한반도를 달군다바른 말 하다 억울하게 누명쓰고참교육 길이 막힌 선생님들신부님도 노동자도 농민도안녕하지 못하다고 목청 돋우면'종북' 딱지가 붙어공공의 적이 되는 안녕하지 못한 사회아름다운 민주주의 꽃 피지 못하고시들어지고 있어안녕한 나라를 찾아서대자보를 붙이는 대학생들의 안녕하지 못하다는 이유일본에서도안녕하지 못한 사람들이안녕한 조국을 만들기 위하여오늘도 목청을 높인다"안녕들 하십니까"거기에 내 집이 있었습니다 김철 거기에 내 집이 있었습니다소나무 팔뚝 밑에 숨어살던 초막 하나 있었습니다툇마루가 다 슬어살결처럼 보드랍고울밑에 봉선화도나만 보고 웃어주던그리고 가을이면밤송이 튀는 소리에자다가도 가끔 놀라 깨던그런 집 하나가 있었습니다그러나 전쟁이지붕을 홀랑 걷어가 버렸습니다내 체온이 스민섬돌마저도 뽑아 가버렸습니다그래서 지금은 아무것도 없습니다송이버섯 하나 외로이 서 있겠지요허나 그 집은내 마음에 이사를 왔습니다폭탄도 허물 수 없는영원한 집이내 마음에 튼튼히뿌리를 내렸습니다그리고 지금타향에서 나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