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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하는 콩콩이 온 방을 두꺼비 처럼 기어다니며 청소를 한다. 눈 깜작할 사이에 책상 밑에 들어가 있다.
청소하는 콩콩이온 방을 두꺼비 처럼 기어다니며 청소를 한다. 눈 깜작할 사이에 책상 밑에 들어가 있다. ⓒ 문운주

"앵~앵"
"애~앵"

손녀 콩콩이와의 대화는 이렇게 시작한다. 눈높이를 콩콩이에게 맞추다 보니 엎드린 자세다. 흡사 강아지처럼 서로 엎드려서 대화를 한다. "안녕하세요." 하면 고개를 끄떡끄떡 인사를 한다. "사랑해요" 하면 두 손을 머리 위에 하트 모양으로 들어 올린다.

제 엄마, 아빠가 출근 할 때는 손을 흔들어 준다. 콩콩이와의 대화는 이심전심이다. 눈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 "배가 고프니 밥을 주세요" "심심하니 같이 놀아 주세요" "응가 했어요" 이 정도면 내가 생각해도 프로다. 콩이를 키우고 나니 제법 요령이 생겼다.

생후 10개월 째. 콩콩이가 손에 쥐어준 사과를 다람쥐처럼 앞니로 갉아먹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물만 빨아먹는 줄 알았는데 아삭아삭 소리를 낸다. 몸무게도 늘어나고 키도 많이 자랐다. 육체의 성장 속도만큼이나 지능도 조금씩 발달해 간다.

콩콩이가 태어날 때는 병원 담장 밑에 개나리꽃이 노랗게 피었다. 벚꽃도 활짝 피어  콩콩이의 탄생을 축복했다. 손녀를 돌보다 보니 일 년이 훌쩍 지나갔다. 콩콩이와 같이한 일 년이  피서나 여행 보다 더 값진 것이다. 언니인 콩이는 벌써 재롱잔치도 하고 한글도 쓸 줄 안다.  너무나 자랑스럽다. 손녀의 자라는 모습은  크나큰 보람이다.

잠깐 휴식중 온 방을 구석구석 기어 다니며 청소를 하고 나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콩콩이
잠깐 휴식중온 방을 구석구석 기어 다니며 청소를 하고 나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콩콩이 ⓒ 문운주

오늘은 콩콩이가 기분이 최고다. 눈웃음을 친다. 두 눈을 사르르 감고 지그시 바라본다. 기분이 좋으면 흥얼흥얼 노래도 부른다. 손녀와의 대화는 우문무답(?)이다. 언니인 콩이 때도 그랬다. "누가 좋아?", "커서도 할아버지 좋아 할 거지?", "아빠보다 할아버지 선물 사주라고 해."

콩콩이는 청소 대장이다. 배를 깔고 청소를 하듯이 기어 다닌다. 로봇 청소기처럼 구석구석 청소를 잘 한다. 쭉쭉 밀고 다니는 것이 여간 아니다. 참 신기하기도 하지. 두꺼비처럼 고개를 쫑긋 세우고 물끄러미 처다 보다가 다시 기기 시작이다.

무럭무럭 자라는 손녀를  보면 불현듯 생각을 하곤 한다. 저 아이가 바르게 자라야 할 텐데. 바르게 자라도록 해야 할 텐데.  그리고 성공해야 할 텐데. 워낙 사회가 복잡하고 변화가 심하다 보니 걱정이 앞선다. 그 성공한 삶이란 무엇이 되느냐 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콩콩이의 점보의자 정신없이 기어다닌다. 바뀌 쪽을 떼어내고 앉혔다.
콩콩이의 점보의자정신없이 기어다닌다. 바뀌 쪽을 떼어내고 앉혔다. ⓒ 문운주

어떻거나 아이들의 연령에 맞는 추억을 만들어 가고 싶다. 그리고  성장해가는 과정을 쭉 지켜보고 싶다. 우선,  아이들에게 사고가 없도록 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사고 예방을 소홀히 하는 일이 없어야겠다. 이로 인해 가족이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받아서는 안 되니까.

콩이 때도 아찔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엘리베이터 틈에 끼일 수도 있고 유모차가 넘어질 뻔도 했다. 특히, 차에 태울 때 조심을 해야 한다. 아이를 안전하게 내리거나 자리에 태운 뒤에 출발하는 것.  하부지의 안전 수칙이다.

콩콩이가 온 방을 청소한다.  그리고 손을 하트 모양으로 들어 올린다.

"콩콩이 사랑해요"


#콩콩이#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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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며 삶의 의욕을 찾습니다. 산과 환경에 대하여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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