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대표가 무소속 의원 한 명과 만나 선거법 개정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참으로 어색한 광경으로 한겨울에 반소매 티셔츠처럼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다." 윤상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에서 한 말이다. 새누리당이 이날 오후 예정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오찬 회동을 노골적으로 견제하고 나섰다.
김 대표와 안 의원은 이날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기초선거 정당공천(기초공천) 폐지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새누리당의 기초공천 폐지 공약 백지화 움직임에 맞서 '공동전선'을 펼치는 셈이다. 또 이를 통해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이 향후 지방선거 연대의 '밑돌'을 만들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먼저 '견제구'를 던졌다. 최 원내대표는 "안철수 의원에게 묻는다, 안 의원은 입만 열면 새 정치를 외쳐왔는데 고작 새 정치라는 것이 기초공천제 폐지를 통해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정치참여를 제한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면 안 의원이 지금까지 얘기했던 '그 나물의 그 밥'을 가지고 지방정치를 하자는 것이 새 정치인지 분명한 답을 주기 바란다"면서 "이러고도 새 정치를 얘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홍 사무총장은 전날(23일) 전남 목포에서 발표된 안 의원 측 창당 준비기구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의 지방자치 7대 약속을 거론하며 "공천이 무엇인지, 당이 무엇인지 모르는 새정추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인기영합 안철수 의원의 아마추어리즘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김효석 새정추 공동위원장의 '돈 공천' 발언을 겨냥, "신당의 정체가 드러날수록 새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멀어지고 있다"면서 "신당 창당 전부터 카더라식 발언을 한 김 공동위원장은 허위 사실유포로 고발당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광고는 새 정치인데 배달된 것은 헌 정치, 정치적 사기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위헌가능성이 높고 부작용이 불 보듯 뻔한, 공천제 폐지를 고리로 떼쓰는 것"이라며 기초공천 폐지 여부를 '고리'로 야권연대가 부활할 가능성도 적극 경계했다.
그는 "표면적인 목적은 기초공천 폐지지만 본 목적은 선거연대, 즉 후보자리 나눠먹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라며 "자리 나눠먹기는 가장 낡은 구태정치, 정치적 야합이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는 새 정치인데 배달된 것이 헌 정치라면 이는 실수가 아니라 정치적 사기에 해당된다"면서 "야권 내 주도권 확보 수단으로 자기 혁신이 아니라 대여 투쟁에 집착하는 것도 전형적인 헌 정치 수법으로, 이런 당리당략적 수법으로는 새 정치의 간판을 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는 또 "새누리당은 어부지리나 노력없는 이득을 취할 생각이 없다"면서 "명색이 제1야당이라면 당당하게 경쟁할 것을 생각해야지, 제3자의 이득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패배주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안 의원과 손 잡는 민주당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