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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19일,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방문객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1월19일,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방문객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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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청소를 하면 사람들이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대요."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장 상류에 조성된 예약낚시터. 우연히 쓰레기를 줍는 꼬마아이들을 발견했다. 나이를 어림잡아도 아르바이트생은 아닌 듯 보였다. 철없이 한창 뛰어 노는 모습이 어울릴 꼬마아이…. 왜 이곳에서 쓰레기를 줍고 있는 걸까!

 축제장에서 청소를 하는 아이들을 발견했다
 축제장에서 청소를 하는 아이들을 발견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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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럽게 다가가 이름을 물었다. 최하늘(11세)과 최사랑(7살). 경기도 가평군 현리에 사는 이들은 부모님들과 함께 산천어 낚시를 왔다고 말하며 낚시터 안쪽을 가리킨다. 아이들에게 이것저것 묻다보면 부모님들로부터 오해를 살 수 있다. 낚시터 안쪽으로 향했다.

"예약 낚시터 담당부서 직원입니다. 아이들이 쓰레기를 줍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 사진 좀 찍을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정중히 신분을 밝히자 하늘이 어머님은 아이들이 낚시에 집중하지 않는 것 같아 (낚시터)밖에 나가 놀다 들어오라고 말했단다.

 최하늘(11세)과 최사랑(7살) 어린이
 최하늘(11세)과 최사랑(7살) 어린이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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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늘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해선 안 된다.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려서도 안 된다" 등 아이들에게 공중도덕의 중요성을 가르쳐 왔다고. 그랬더니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휴지를 줍더란다.

"아이들이 나서서 쓰레기를 줍는 모습을 어른들이 보았을 때, 안 버리는 효과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말리지 않고 있습니다."

축제장에 쓰레기가 없는 이유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 축제에 쓰레기가 없다는 것이 놀랍다"

산천어축제를 방문한 관광객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중 하나가 청결이다. 쓰레기가 보이질 않는다. 운영시스템은 이렇다.

축제장을 돌아보면 작은 매점들이 군데군데 있다. 지역 내 사회단체에서 운영하는 부스다. 축제조직위원회에서는 각급 사회단체에 매점을 부여했다. 조건도 붙였다. 매일 주변 청소를 해야 한다. 수익금은 참여단체의 운영비로 쓰인다. 축제 종료 후 수익금 일부를 장학금 또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는 단체도 있다. 지역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다.

또 산천어축제장에선 쓰레기봉투와 집게를 든 장병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육군 제7보병사단장(구홍모)은 민과 군의 단합을 강조했다. 군인도 지역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매일 군 장병들이 축제장 환경정화를 실시한다.

 외지 상인들의 호객행위 근절을 위해 감시원을 편성했다.
 외지 상인들의 호객행위 근절을 위해 감시원을 편성했다.
ⓒ 신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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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외지상인 갈등, 관광객 불편으로

"솔직히 작년보다 매출이 떨어진 편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축제 관광객 수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읍내 다수의 식당업주들의 공통된 의견은 매출이 감소했다는 거다.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축제장 입구에 들어선 일부 외지상인들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화천군은 읍내와 축제장을 가로지른 제방에 터널을 뚫었다. 축제장에 참여한 관광객들의 읍내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빙등광장, 3D전시관, 미켈란젤로 작품관, 선등거리, 산천어공방 등의 부대 프로그램을 읍내로 배치했다. 읍내의 식당가나 상가들의 활성화를 위해서다.

축제장에서 읍내로 진입을 위해 터널(제1터널)을 빠져 나오면 좌우로 울긋불긋하게 즐비한 상가들을 보게 된다. 산천어 축제에 어울리지 않게 문어다리도 팔고, 해산물도 판다. 외지에서 온 상인들이다.

그곳 도로변에 땅을 소유한 사람들은 화천사람들이다. 이들은 매년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시기에 외지상인들을 대상으로 고가 임대를 한다. 축제기간 20여 일 동안 점포 한 동을 임대하는 데 2000만 원이 호가한다는 말도 들린다.

높은 가격으로 임대를 한 상인은 당연히 본전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내년에 또 이곳에 온다는 보장도 없다. 일부 상인들은 친절은 뒷전이다. 위생보다 많이 파는 게 목적이다. 옆집의 외지상인과 경쟁을 하다 보니 볼썽 사나운 호객행위도 마다하지 않는다.

매년 행정에서 수차례 땅 주인에게 매매를 제의했지만, 가만히 앉아서 수천만 원의 수익을 올리는 땅주인들이 이에 응할 리 없다. 축제조직위 관계자는 "수차례 토지 소유주에게 매매를 권유했지만 정확한 가격도 제시하지 않는다"면서 "사유재산이기 때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때문에 읍내로 통하는 출입구를 바꾸자는 의견도 나온다. 축제 관계자는 "외지 상인들이라고 무조건 반대하는 건 아니다. 친절이나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실종했다는 것이 문제"라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토지 주와 원만한 해결방안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화천군 지적공사 쪽에 외지상인들을 위한 별도의 구역도 할당했다. 그쪽으로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외지상인들과 지역주민들 간의 갈등은 관광객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상호 윈윈(WIN-WIN)하는 방안을 찾아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여겨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기자는 강원도 화천군청 기획담당입니다.



#산천어축제#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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