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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전은 상식 이하의 짓을 하고 있다" "전기와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사람의 생명과 건강이다" "계좌이체 약정서는 굴복·노예각서다" "개별보상은 마을공동체를 완전히 파괴시키고 있다" "송전탑 피해가 없다고 하면서 보상은 왜 해주느냐"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들이 한국전력공사의 세대별 개별지원금 지급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 주민들은 "한전의 '경과지 주민 71% 세대별 개별지원금 신청' 주장은 허구"라며 감사원에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주민감사는 해당 지역 주민 300명 이상이 서명을 받아 제출하면 되며,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 401명이 참여했다.

한전 "경과지 주민 71% 계좌이체 약정서 제출"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해 경과지 주민 71% 세대별 개별지원금을 신청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주민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근거 없고 기준 없는 개별보상지급으로 마을공동체가 파괴되었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해 경과지 주민 71% 세대별 개별지원금을 신청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주민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근거 없고 기준 없는 개별보상지급으로 마을공동체가 파괴되었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 윤성효

한전은 지난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민들이 오는 31일까지 세대별 지원금을 요청하면 직접 지급하기로 했다"며 "이날까지 경과지 주민 71%가 계좌이체 약정서를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한전은 지난 9월 30일부터 경과지 주민을 대상으로 개별보상을 시작했다.

한전은 세대별지원금 지급대상자 2209세대 중 1559세대로부터 계좌이체 약정서가 제출되었고, 나머지 세대에 대해서는 빠른 시일 안에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한전은 "송전선로 경과지 30개 마을 중 23개 마을과 합의를 완료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전은 "세대별 지원금은 요청기한(12월 31일) 이후에는 마을공동사업비로 전환하기로 했다"며 "합의한 마을 주민도 이날까지 세대별 지원금을 해당 마을 주민대표를 통해 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세대별 지원금을 마을공동사업비로 전환하게 된다"고 밝혔다.

개별보상에 대한 법적 근거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공동간접보상 형태였는데 개별직접보상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률개정안(송변전설비주변지역지원법, 일명 송주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한전은 정부-한전-밀양시-찬성주민대표 등으로 구성된 '밀양 송전탑 갈등해소 특별지원협의회'에서 합의한 '밀양 송전선로 건설 특별지원안'에 따라 세대별 개별지원을 하고 있다.

"개별보상은 법적 근거, 기준도 없다"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는 "한전의 개별보상은 법적인 근거가 없고, 보상 내용에 관한 객관적인 기준도 없다"며 "목적에 부합하는 절차적인 합리성을 갖추지 않고 있어 주민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한전이 "법적인 근거가 없는 자체 내규 개정을 통한 개별보상"을 했다고 밝혔다. 한전의 내부규정인 '송변전건설특수보상운영세칙'이 있는데, 당초 '개별 보상 금지'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한전은 올해 8월 1일 '특수보상사업비 지급' 조항을 넣어 '개별 보상'이 가능하도록 바꾼 것이다.

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전기사업법 등 어느 법률에서 개별보상에 대한 규정은 없다. 한전의 내부규정(세칙)을 어렵게 구해 살펴보았다"며 "그런데 개별보상의 단서 조항으로 '집단민원으로 사업이 지연되었거나 지연이 예상되는 여부'를 달아 놓았는데, 이는 향후 다른 송전선로 건설 과정에서 개별보상금을 받아내기 위한 집단 민원을 조장하는 행태"라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개별보상금 책정이 임의로 이루어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가령 밀양 부북면 위양본동(46가구)은 130만원인데 같은 면인 진시골(20여가구)은 700만원이고 도방동(40여가구)은 350만원이며 장동(22가구)은 50~100만원 정도, 평밭마을(24가구)은 750여만원이다.

이와 관련해 대책위는 "바로 이웃한 마을 사이에도 보상금이 6배가 차이가 나고, 최대 10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한다"며 "한전의 개별보상 시도가 무리하게 이어지면서 마을공동체를 심각하게 파괴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계좌이체 약정서'에 보면, '송전선로 공사에 일체 방해하지 않는다'거나 '계좌입금한 이후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한전은 일체 그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약정사항을 적어 놓았고 이에 주민들이 서명하도록 해 놓았다.

이에 대해 대책위는 "한글도 모르는 할머니들도 있고, 한전이나 주민대표들이 구체적으로 내용을 설명해주지 않은 사례도 있다"며 "한전은 송전탑 설치 이후 발생할 주민들의 재산가치 하락과 소음·전자파 피해에 대해 제기될 수 있는 민사소송을 원천봉쇄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전의 공갈협박에 순진한 주민들이 넘어가"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해 경과지 주민 71% 세대별 개별지원금을 신청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주민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근거 없고 기준 없는 개별보상지급으로 마을공동체가 파괴되었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주민 이남우씨가 감사청구서를 들어 보이는 모습.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해 경과지 주민 71% 세대별 개별지원금을 신청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주민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근거 없고 기준 없는 개별보상지급으로 마을공동체가 파괴되었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주민 이남우씨가 감사청구서를 들어 보이는 모습. ⓒ 윤성효

송전탑 반대 주민들은 세대별 개별지원금 때문에 마을 공동체가 파괴되었다며 분노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남우(71)씨는 "보상이 필요없다고 했는데 한전은 강제․억압으로 보상금을 받도록 한다"며 "한전의 공갈협박에 순진한 주민들이 넘어가면서 억지 보상이 되고, 강제 보상의 사례는 창피하고 추접스러워서 차마 말을 다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과지에 집과 땅을 두고 주소는 다른 곳에 있는 주민들이 많은데, 한전은 그런 사람들만 찾아서 보상을 받도록 하고, 그런 주민들을 포함해서 수치를 부풀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종범(위양리)씨는 "한전은 송전탑으로 인해 아무 피해가 없다고 하면서 보상은 왜 해주느냐. 말이 안 맞다"며 "계좌이체 약정서를 주민대표한테 가서 도장을 받아 제출하라고 하는데 송전탑 찬성 주민들한테 무릎 꿇고 빌라는 것과 마찬가지로 굴복․노예 각서를 쓰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김영자(상동면 여수마을)씨는 "어제 저녁에 한전에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들어왔는데 개별보상 신청 주민이 없어 마을발전기금이 5억9000만원에서 4억9000만원으로 깎인다고 해서 그 돈도 필요 없으니 가라고 했다"며 "실제 피해를 보는 주민들은 개별보상을 받을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고준길(단장면)씨는 "한전에서 71% 주민이 개별보상 계좌이체 약정서를 냈다고 하는데, 단장면의 서너개 마을은 송전선로에서 1km 이상 떨어져 있는 마을로 그 곳 주민들은 한번도 송전탑 반대를 외친 적이 없다"며 "우리는 4개면의 송전탑 직접 피해 마을이 20개라고 하는데 한전은 멀리 떨어져 있는 마을까지 포함시켜 30개라 하고, 이미 2년 전에 합의했던 밀양 청도면까지 포함시켰다. 한전이 그렇게 하는 이유는 찬성 비율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고 말했다.

"주민들 개별보상금 관련해 고통 심하다"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해 경과지 주민 71% 세대별 개별지원금을 신청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주민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근거 없고 기준 없는 개별보상지급으로 마을공동체가 파괴되었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밀양 송전선로 건설과 관련해 경과지 주민 71% 세대별 개별지원금을 신청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와 주민들은 27일 오전 경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근거 없고 기준 없는 개별보상지급으로 마을공동체가 파괴되었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 윤성효

대책위는 개별보상금 지급 과정에서 발생한 파행 사례를 발표했다. 동화전마을 손아무개씨의 경우 "계좌이체 약정서를 보여주지 않고 보상을 받아라고 회유했다"고 대책위를 밝혔다.

하아무개(골안마을)씨는 "한전 직원 3명이 집으로 찾아와서 마을 99%가 보상금을 다 찾아갔다는 허위사실을 주장했다"고, 정아무개(골안마을)씨는 "한전 직원이 전화를 해서 지금 받지 않으면 되돌려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는 것.

위양리 도방마을에서는 사촌지간에 보상금 수령 여부를 놓고 다툼이 생겨 서로 말을 하지 않고 골이 깊어지기도 했다. 단장면 한 주민은 "주변에서 자꾸 받았다 하니 마음이 많이 흔들린다"고, 상동면 한 주민은 "나중에 한 푼도 못 받을까 싶어 그 돈이라도 받아야겠다"고 밝혔다.

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칼로 사람을 찔러야만 범죄냐. 사람끼리 싸우게 하고 죽을 때까지 원수처럼 지내게 하는 것은 더 중한 죄다"며 "개별보상금은 원해서, 필요해서 받은 사람은 없고 마지못해서, 속아서 받은 주민이 많고 나중에는 되돌려 주겠다고 하는 주민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날 감사청구서를 우편으로 감사원에 발송했다.


#밀양 송전탑#한국전력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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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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