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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후 22개월 동안 눈물샘이 마를 날 없었던 고 차평강 일경의 부모 고 차 일경의 부모(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세번째)가 올해 1월 2일 실종 1년을 맞아 태안해경 대강당에서 추도예배를 보고 있다. 고 차평강 일경은 임무수행 중 실종된 것으로 인정돼 순직 처리될 예정으로 오는 6일 태안해양경찰서장장으로 영결식이 치러진다.
실종 후 22개월 동안 눈물샘이 마를 날 없었던 고 차평강 일경의 부모고 차 일경의 부모(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세번째)가 올해 1월 2일 실종 1년을 맞아 태안해경 대강당에서 추도예배를 보고 있다. 고 차평강 일경은 임무수행 중 실종된 것으로 인정돼 순직 처리될 예정으로 오는 6일 태안해양경찰서장장으로 영결식이 치러진다. ⓒ 김동이

아버지 차경춘(59)씨와 어머니 가예순(48)씨의 품에서 남부럽지 않게 자라온 스무살의 청년 차평강씨는 2011년 11월 7일 국가의 부름을 받고 부모님의 곁을 떠나 해양전투경찰 순경으로 입대했다. 이후 한달 보름의 훈련병 시절을 거친 차평강씨는 명예로운 이경 계급장을 달고 2011년 성탄절을 이틀 앞둔 12월 23일 태안해양경찰서에 배치됐다.

이후 차 이경은 내집과 같이 군생활 동안 생활하게 될 1507함 소속으로 전입돼 근무를 시작했고, 불과 배치 3일만인 2012년 1월 2일 오전 9시께 해상 경비 임무를 부여받고 서산시 대산항의 태안해경 전용부두에서 출항했다. 이것이 차 이경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마지막 항해가 될 줄은 어느 누구도 예견하지 못했다.

전용부두를 출발한 1507함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격렬비열도 인근 해상을 항해하고 있었고, 함선 안에서는 같은 시각 부함장과 차 이경의 신상면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면담이 끝나고 20여 분 뒤인 오후 2시 50분께 전경소대장이 함내 식당에서 차 이경을 호출했지만, 이때부터 차 이경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선체 내부를 모두 수색했지만, 결국 차 이경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당시 1507함은 격렬비열도 서방 약 7마일 해상을 항해하고 있었다.

유족들 "살아돌아오려니 기다렸지만"... 결국 자식 가슴에 묻어

그 뒤 1년 10개월이 흐른 지난 10월 22일 태안해경과 유족 측은 실종 22개월 만에 차평강 이경의 영결식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태안해경은 차 이경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아 현충원 안장이 확정되기까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유족 측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평강이 실종 이후 태안해경 노승만 전의경 담당의 도움으로 일계급 특진을 비롯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았다, 유족들의 요구사항이 대부분 이뤄졌다"며 "살아돌아오길 기대했지만 이제는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지 않는가"라고 애통한 심경을 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지난 22개월 동안 아들의 빈방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누님과 답답한 심경을 술로 달랬던 형님을 볼 때면 항상 안쓰러웠다"며 "항상 밝고 명랑했던 외아들이었는데, 삼촌으로서도 마음이 아프고 늦었지만 장례를 치르게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심정을 전했다.

고 차평강 일경 영결식, 어떻게 치러지나

임무 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실종됐음을 인정받아 지난 9월 이경에서 일경으로 일계급 특진이 추서된 고 차평강 일경의 장례식은 오는 6일 10시부터 태안해경 3층 강당에서 태안해양경찰서장장으로 치러진다.

이날 영결식은 유가족 50여 명을 비롯해 태안해경 전 직원과 전경 80여 명과 해경청·서해지방청·유관기관 단체에서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골함이 제단으로 이동하면 본격 영결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유골은 고 차 일경의 시신 대신 차 일경이 입대 당시 잘라 해군에서 보관하던 차 일경의 머리카락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유족 측과 태안해경 전의경 담당자는 지난 10월 30일 차 일경의 머리카락이 보관돼 있는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머리카락을 태안해경으로 가져왔다.

이와 함께 그동안 태안해경에서 보관되고 있었던 차 일경의 내무반 물품도 유족들에게 인계됐다. 유족들이 건네받은 차 일경의 유품 중에는 차 일경이 내무생활을 하는 동안 입고, 씻고, 생활했던 생활용품과 군 입대 후 차 일경의 일상이 담긴 일기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골함이 제단으로 이동하면 의식행사와 태안해경 경무기획과장의 약력 보고를 비롯해 추서헌정·조사·고별사·종교 의식이 진행되고, 유가족의 추모시 낭송에 이어 헌화 및 분향, 고인에 대한 경례, 영현봉송을 마지막으로 영결식은 마무리된다. 이후 영결식 다음 날인 11월 7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으로 이동, 오후 2시부터 경관찰 묘역에서 안장식이 진행된다.

태안해경 관계자는 "영결식은 엄숙하고 간소하며 내실있게 실시할 예정이며, 유가족을 위로하고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릴 예정"이라며 "전경을 비롯한 해경 전직원들도 애도 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 일경의 동료들이 이번 영결식에 참석했으면 의미가 더해졌을 텐데, 아쉽게도 지난 10월 모두 전역했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태안신문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안해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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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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