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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강포의 바다가 분홍빛으로 물들어간다.
 구강포의 바다가 분홍빛으로 물들어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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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포의 바다가 분홍빛으로 물들어간다. 노을빛에 서서히 채색되어가는 가을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하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높은음자리의 <저 바다에 누워> 노랫말이 절로 입안에서 맴돈다.

"나 하나의 모습으로 태어나 바다에 누워 해 저문 노을을..."

그래, 잠시 잠깐이지만 문득 저 바다에 눕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저 바다에 누워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저 바다에 누워 내 마음을 포근하게 감싸고 싶다. 노을빛 따라 내 마음속 상상의 나래는 한없이 펼쳐진다. 무심한 저 바다는 미동도 없는데.

 분홍나루 카페에서 한 소녀가 노을을 담고 있다.
 분홍나루 카페에서 한 소녀가 노을을 담고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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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룻배가 없는 나루터는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
 나룻배가 없는 나루터는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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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의 가을은 강진만의 갈대도 아름답지만 최근에는 분홍나루의 노을이 여행자들의 시선을 한껏 받고 있다. 한마디로 뜨고 있다. 구강포의 노을을 아니 보고 어찌 강진의 가을을 봤다고 할 수 있을까.

해질 무렵 구강포의 바다는 그리움이다. 노을 지는 구강포의 바다는 그저 잔잔하기만 한데 내 몸은 불덩이되어 신열로 끓어오른다.

 하트 모양의 조형물에서 연인들이 추억을 담는다.
 하트 모양의 조형물에서 연인들이 추억을 담는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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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모양의 조형물에서 연인들이 추억을 담는다. 이는 둘만의 아름다운 모습을 영원히 간직하고픈 마음에서일 거다. 사랑의 하트 사이로 해가 저문다. 노을이 지는 순간 하트 속에서 담아낸 사진은 그림인양 아름답다.

노을빛에 분홍빛으로 물들어 가는 멋진 풍경을 상상하며 이름 지었다는 아름다운 카페 '분홍나루'다. 카페는 가을 분위기가 물씬하다. 창가에 서면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한 폭의 그림이 되고 멋진 액자가 된다. 그 멋진 풍경을 오래 간직하고픈 욕심에 여행자들은 연신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댄다.

 푸른 꿈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을까, 창가에 기댄 연밥 하나.
 푸른 꿈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을까, 창가에 기댄 연밥 하나.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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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꿈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을까, 창가에 기댄 연밥 하나. 마른 가지 위에 홀로 고개 숙인 모습이 쓸쓸하다. 하찮아 보이던 마른 가지도 구강포의 바다와 만나거나 창밖의 노을과 만나게 되면 아름다운 풍경으로 되살아나곤 한다.

가을을 타서일까, 허기가 진다. 시장기를 속여 두고자 단팥죽과 찐빵을 주문했다. 남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즐겨 마신다는 루이보스티는 덤으로 나온다. 우리 몸의 유해산소를 제거해주는 루이보스티는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차다.

"자연을 먹는다는 생각으로 차와 음식을 만듭니다. 정성으로 만든 수제 찐빵이라 맛있어요."

분홍나루 카페 주인아주머니(55, 김하나)의 설명이 이어진다.

 단팥죽과 찐빵을 주문했다. 루이보스티는 덤으로 나온다.
 단팥죽과 찐빵을 주문했다. 루이보스티는 덤으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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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보스티는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차다.
 루이보스티는 피로와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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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 향기에 취해본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 향기에 취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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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죽이 진짜배기다. 찐빵 또한 팥이 듬뿍 들어있어서 참맛이 담겨 있다. 이들 음식이 이 가을에 참 잘 어울린다. 루이보스티와 음식궁합도 조화롭다.

어느 가을날, 바다가 그립거나 문득 길을 떠나고 싶거든 분홍나루를 찾아가라. 그곳에는 그리움과 사랑이 넘실댄다. 구강포의 바다가 분홍빛으로 물드는 해질 무렵이면 더욱 좋겠다.

한반도의 서남부에 위치한 강진군은 천년의 신비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우리나라 청자 문화의 변천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청자박물관'이 강진 대구면에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의 업적과 저서를 전시하고 있는 '다산유물전시관', 순수시 운동을 주도했던 영랑 김윤식과 용아 박용철 등 9명의 시문학파 시인들의 육필 원고가 소장되어 있는 '시문학파기념관'도 이 가을에 꼭 가볼 만한 곳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구강포#강진#청자도요지#분홍나루#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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