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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택은 10일 지문 인식을 활용해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강화한 베가 시크릿노트를 공개했다. 펜도 내장해 갤럭시노트 따라하기에 나섰다.
 팬택에서 10일 공개한 베가 시크릿노트(오른쪽)과 삼성 갤럭시노트2
 팬택에서 10일 공개한 베가 시크릿노트(오른쪽)과 삼성 갤럭시노트2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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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이 베가 시크릿노트를 앞세워 '비밀스런 반전'에 나섰다.

팬택(대표이사 이준우 사장)은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팬택R&D센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겸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달 24일 창업자 박병엽 부회장이 물러나고 직원 800여 명이 6개월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을 시작한 뒤여서 많은 관심이 쏠렸다.(관련기사: '팬택의 꿈' 또 꺾이나... 박병엽 부회장 사의)

박 부회장 대신 회사 경영을 책임지게 된 이준우 사장은 이날 "급변하는 경쟁 환경 속에서 팬택이 생존하는 방법은 더 팬택다워지는 것"이라면서 "팬택만의 기술력, 장인정신이 녹아있는 혁신 제품으로 시장에서 제대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온갖 역경을 이겨내는 '클라이머(등반가)' 정신으로 돌아가 1년 안에 50년 영속할 수 있는 기업의 초석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박병엽 사퇴 후 첫 간담회... 실용성과 수익성 잡기

팬택은 지난 4월 발표한 전략 스마트폰 '베가 아이언'이 50만 대 이상 팔렸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며 당분간 수익성을 올리는 데 치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해외 사업을 사실상 접고 일정한 판매량과 이익이 보장되는 국내 모델 중심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이날 공개한 '베가 시크릿노트'에도 팬택의 위기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우선 '갤럭시노트 따라하기'라는 오해를 감수하면서까지 6인치급 대화면 '패블릿폰'에 처음 '펜'을 내장했다. 또 기존 지문 인식 기능을 활용한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강화하면서 '시크릿노트'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가족이나 친구와 스마트폰을 함께 쓰더라도 본인이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비밀의 방'을 만든 것이다.

 10일 이준우 팬택 대표는 서울 상암동 팬택 연구개발(R&D)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베가 시크릿노트를 공개했다.
 10일 이준우 팬택 대표는 서울 상암동 팬택 연구개발(R&D)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베가 시크릿노트를 공개했다.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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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팬택 마케팅본부장(부사장)은 "갤럭시노트도 물론 훌륭하지만 시크릿노트는 지문 인식이나 후면 터치 기능처럼 '하나 더 있다'는 게 마케팅 전략"이라면서 "삼성과 협업 마케팅을 할 계획은 없고 상징적으로 전 국민 1%만이라도 써줬으면 하는 소박한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갤럭시 기어'처럼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나 '갤럭시 라운드'처럼 화면이 휘어진 커브드 스마트폰, 애플 아이폰5S에서 처음 채택한 64비트 프로세서 등 신기술 도입에는 소극적이었다. 박 부사장은 "커브드나 웨어러블 기기가 사용상 어떤 편의성을 주는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초기부터 제품을 낼 계획은 없고 좀 더 고민해서 결정하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다.

한마디로 고객이 당장 편의성을 느끼지 못하는 상징적인 신기술보다는 당장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실용적인 기능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오랜 유용성 논란 끝에 대세로 굳어버린 펜을 내장한 것이나 인식률이 100%에 가까워진 지문 인식 센서 활용을 강화한 게 대표적이다.

문지욱 팬택 부사장은 오는 25일 국내 출시를 앞둔 아이폰5S 지문인식기능인 '터치 아이디'에 대해 "애플은 (손가락 면적을 감지하는) '에어리어' 방식이어서 터치만 하면 돼 더 신속한 반면 (팬택) '스와이프' 방식은 (손가락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동작이 필요하지만 본뜨기 어렵고 작은 센서로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두 방식 모두 지금까지 나온 기술보다 보안성이 높고 오인식률이 낮아 앞으로 지문 인식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락처·통화기록·사진까지 숨긴다... '사생활 보호' 앞세워

 팬택이 10일 공개한 베가 시크릿노트는 지문인식센서를 내장한 후면 터치 키(왼쪽)를 활용해 콘텐츠를 보호하는 시크릿박스 등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강화했다.
 팬택이 10일 공개한 베가 시크릿노트는 지문인식센서를 내장한 후면 터치 키(왼쪽)를 활용해 콘텐츠를 보호하는 시크릿박스 등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강화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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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컨대 내 남편에게 사줄 수 없는 스마트폰이다."

신희정 팬택 상품기획팀 과장은 이날 '시크릿노트'를 이렇게 소개했다. 지문 인식 기능을 활용해 사진 등 개인적인 콘텐츠는 물론 연락처, 통화기록까지도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시크릿노트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강력한 사생활 보호 기능이었다. 지문인식 기능을 처음 도입한 베가LTE-A는 잠금화면을 풀거나, 시크릿 모드를 통해 특정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숨겨주는 기능 정도였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베가 시크릿노트는 '시크릿 박스'와 '시크릿 전화부'가 추가됐다.

시크릿 박스는 사진, 동영상 등 콘텐츠를 숨겨두는 기능으로 지문을 등록한 사용자 본인만 접근할 수 있게 보관한다. 금융 정보나 사진 갤러리 등 보안이 필요한 콘텐츠는 본인이 아니면 아예 접근조차 할 수 없는 것이다.

시크릿 전화부는 공개를 원치 않는 연락처를 숨겨준다. 사용자가 숨기고 싶은 연락처를 선택해 시크릿 전화부에 등록하면, 해당 연락처와 주고받은 메시지나 통화내역 등이 숨김 처리되어 지문 인증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시크릿 전화부에 등록된 연락처에서 전화가 올 경우 발신자 이름을 숨길 수도 있고, 부재 전화나 메시지 수신 알림 아이콘을 사용자가 원하는 아이콘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신 과장이 이날 굳이 '남편'까지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S펜보다 못한 V펜... 단말기 받침대?

 팬택이 10일 공개한 베가 시크릿노트에 처음 내장한 V펜. 동영상을 볼 때 받침대로도 활용할 수 있다.
 팬택이 10일 공개한 베가 시크릿노트에 처음 내장한 V펜. 동영상을 볼 때 받침대로도 활용할 수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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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시크릿노트에 처음 탑재된 정전식 'V펜'은 와콤 스타일러스 방식인 삼성 갤럭시노트 'S펜'에 비해 눈에 띄는 차별성이 없었다. 'V노트'에서 만년필, 형광펜 등 22종 패턴 브러시로 단순 메모를 하거나 펜글씨를 인식해 검색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오히려 동영상이나 DMB를 시청할 때 펜을 받침대로 활용해 단말기를 세울 수 있는 아날로그 기능이 돋보인다.

반면 지난 25일 삼성에서 출시한 갤럭시노트3 S펜은 별도 버튼이 달린 전자 제품으로 '액션 메모', '스크랩북', 'S파인더', '캡처 후 쓰기', '펜 윈도' 등 기능이 다양하고 화면에 직접 닿지 않아도 인식이 돼 동영상이나 메일 미리보기 등에 활용할 수 있다.

'V펜' 성능이 S펜에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문지욱 부사장은 "와콤은 삼성에서 독점하는 기술이지만 펜을 잃어버리면 가격 측면에서 부담스러워 실용적인 정전식 펜을 선택했다"면서 "시크릿노트에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굳이 삼성을 쫓아갈 필요는 못 느꼈다"고 밝혔다.

베가 시크릿노트는 화이트와 블랙 두 가지 색깔이며 다음 주부터 이동통신 3사를 통해 출시될 예정이다. 출고가격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90만 원대 중후반이라고 밝혀 갤럭시노트3보다는 10만 원 정도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창진 부사장은 "베가 아이언은 LTE-A 단말기가 아니어서 통신 사업자들에게 차별적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서 "시크릿노트는 LTE-A를 지원하고 통신 3사 모두 들어가 10% 초반대로 떨어진 국내 시장 점유율도 15%대로 높아질 것"고 밝혔다. 


#팬택#베가 시크릿노트#지문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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