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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성화 대안학교인 한마음고등학교 전경
 특성화 대안학교인 한마음고등학교 전경
ⓒ 심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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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 대안학교인 한마음고등학교(충남 천안시 동남구 동면)에 다니는 80여 명의 학생들이 지난 2일부터 학교에 가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이 급식비가 없어 수업을 할 수 없다며 교문을 걸어 잠그고 강제 휴업했기 때문이다.

지난 달 중순경. 학교 측은 가정통신문을 통해 기존 월 36만 원씩 학부모들이 내오던 급식비(24만 원)와 기숙사비(9만 원), 간식비(3만 원)를 9월부터 48만 원으로 12만 원(급식비 5만3000원, 기숙사비 6만7000원)을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무려 33%에 이르는 인상폭이다. 가정통신문을 통해 이러한 인상폭을 전달받은 학부모들은 당황했다. 사전 설명이 없었고 인상폭이 터무니없이 컸기 때문이다.

학교운영위원회도 까닭 없는 인상폭을 인정할 수 없다며 상반기 납부금 입출금 내역 등을 확인한 후 인상폭을 재결정하자는 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이에 응하지 않다. 그리고 지난 8월 30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급식비가 없어 수업을 할 수 없다며 8일까지 휴업하겠다고 통보했다. 또 2일부터는 학교 정문을 걸어 잠그고 학생들의 등교를 차단했다.

굳게 잠긴 교문, 찾아오는 학생 되돌려보내

미처 휴업 연락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발걸음을 되돌려야 했다. 한 학생은 학교 안에라도 들어가게 해달라며 10여 차례 학교를 찾아갔지만 교문은 열리지 않았다. 지난 3일 있었던 전국연합고사, 수능 모의고사도 진행되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학교 측이 급식비와 기숙사비를 인상하기 위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볼모로 학부모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도교육청도 학교 측에 사전 휴업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공문과 수차례에 걸쳐 즉시 휴업을 철회하고 수업을 정상화하라는 공문을 시달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요지부동이다.

지난 1일자로 부임한 한마음고 신임교장은 교문을 걸어 잠근 이유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명 없이 "9일부터 정상수업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만 밝혔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측이 수업을 즉시 정상화하라는 시정조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9일부터 정상수업이 이루어지더라도 감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4일 오후 2시 전체 학부모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당초 제시한 인상폭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급식비와 기숙사비를 대폭 올리기 위해 학생들을 볼모로 강제휴업까지 강행한 학교 측에 대한 반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마음고#급식비#강제휴업#충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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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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