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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경선 통합진보당 수원시 권선구위원장
윤경선 통합진보당 수원시 권선구위원장 ⓒ 유혜준

"1인 시위를 시작한 건 언론이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를 잘 다루지 않을 때였다. (수원 지역) 시민들에게 보다 많이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윤경선씨가 지난 7월 8일부터 시작한 '국정원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1인 시위가 27일로 37일 차를 맞이했다.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1시간동안 호매실 나들목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윤경선씨는 통합진보당 수원시 권선구 위원장이다. 현재 통합진보당 수원시협의회는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여섯 군데에서 1인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 가운데 호매실 나들목과 탑동 구운사거리는 윤경선 위원장과 김윤덕씨가 붙박이로 1인 시위를 하고, 나머지 네 군데(수원역·화서역·세류역·성균관대역)는 돌아가면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윤 위원장은 매일 오전에 하는 1인 시위 외에도 낮에는 '동네방네 시국선언'을 주도하고 있으며, 오후에는 5시부터 9시까지 거리에서 '국정선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서명을 받고 있다.

그리고 매주 수요일에는 수원역에서 열리는 '국정원 대선개입 규탄' 촛불문화제에 참석하고, 주말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한다. 그뿐이 아니다. 27일에는 칠보산마을에서 '칠보 동네방네 촛불문화제'를 연다. 하루의 대부분을 국정원 대선개입을 알리는데 온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26일 오전, 수원 화서역에 있는 박병우 수원시의원 사무실에서 윤 위원장을 만나봤다.

윤 위원장은 국정원 대선 개입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진심을 담아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며 "사과가 립 서비스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남재준 국정원장을 해임하고, 국정원 개혁을 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을 갖고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1인 시위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며 "박 대통령이 나서서 사과할 때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 위원장은 "수십 년 동안 피로써 지켜온 민주주의가 다시 유신시대로 회귀하지 않게 민주시민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윤 위원장과 한 인터뷰 내용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동네방네 시국선언'... 209명 이름 올려

 비가 오는 날에도 어김없이 1인 시위는 이어졌다.
비가 오는 날에도 어김없이 1인 시위는 이어졌다. ⓒ 유혜준

- 호매실 나들목에서 1인 시위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1인 시위를 시작한 건 언론이 국정원 대선개입 문제를 잘 다루지 않을 때였다. (수원 지역) 시민들에게 많이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힘들지 않나? 매일 같은 시간에 나가서 36일째(8월 26일 기준) 1인 시위를 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
"(시민들의) 반응이 오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 반응이 오지 않으면 내가 괜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해서 힘이 들 텐데 반응이 달라지는 게 느껴지니까 오히려 기쁘다."

- 어떤 반응이 오는지?
"어떤 운전자들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면서 지지한다는 의사 표시를 해주고, 어떤 분들은 경적을 울리면서 응원을 해준다. 그럴 때면 힘이 난다. 또 동네에서 많은 분들이 1인 시위하는 걸 봤다면서 아는 척을 해주실 때 반갑고 고맙다."

- 동네방네 시국선언을 주도 하고 있는데 내용이 무엇인지?
"시국선언을 주로 단체나 정당 등 '덩어리'에 속한 이들이 하고 있는데 조직화 된 대중이 아닌 우리 주변의 평범한 보통 시민들도 동참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노조 조합원·자영업자·일반 시민·청소년 등이 주로 참여하고 있는데 반응이 아주 좋다.

우리는 '대통령이 책임져라, 국정원 해체하라'고 주장하는데, 어떤 분들은 '대통령 하야'까지 주장하기도 한다. 우리보다 앞서 나가고 계신 거다."

윤 위원장은 동네방네 시국선언은 "특정인을 찾아가기도 하지만 길에서 우연히 만나는 분들에게도 동참을 권유하기도 한다"며 "현재까지 209명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과 관련 1인 시위를 하고, 동네방네 시국선언을 하고 거리 서명까지 받고 있는 등 거의 올인 하고 있다. 이유는?
"유신 정권 때 중앙정보부가 최고의 권력기관이었다. 대통령 다음으로 권력을 휘두른 이가 중앙정보부장이었다. 그때는 입법부도 사법부도 언론도 다 의미가 없었다. 다시 그렇게 되는 것의 시발점이 국정원 선거개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민주주의가 의미가 없어진다.

엄청난 국가권력을 갖고 있고, 막대한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국정원에서 대선에 개입해서 여론을 뒤틀리게 하면 안 된다. 국민들이 정당하게 투표권 행사 할 수 없게 된다. 간접 민주주의의 근간은 투표권인데, 이것을 정당하게 보장하기 위해서는 국정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국정원 사태와 관련해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국정원의 문제 자체를 모르거나 진실을 모르는 시민들도 많다. 진실을 알려주면 두 가지 반응이 나온다. 하나는 우리가 이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래 그런 사람들인데 우리가 뭘 할 수가 있겠느냐'면서 체념한다. 그래서 사실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념하는 사람들이 변화할 수 있게 열심히 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더 열심히 1인 시위를 하고, 촛불문화제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사실을 알려나가고 있다."

"국정원이 무소불위 권력 휘두르지 못하게 해야"

 동네방네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동네방네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 유혜준

윤 위원장은 거리 서명을 하면서 26일까지 5568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거리 서명을 받을 때는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이들도 있고, 윤 위원장에게 욕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럴 때 힘이 빠지지 않느냐고 묻자 윤 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절반 이상이 박 대통령을 지지했다"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 1인 시위와 동네방네 시국선언은 언제까지 할 예정인지?
"1인 시위를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 국민사과를 할 때까지 할 예정이다. 중요한 건 립 서비스로 사과를 하는 게 아니라 진심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남재준 국정원장을 해임하고, 국정원을 개혁하는 등의 구체적인 액션을 취해야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1인 시위나 시국선언의 목표가 대통령의 사과를 받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국정원이 실제로 개혁되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죽는다는 것, 국정원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한 목표다."

윤 위원장은 "천주교에서 잇따라 시국미사를 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깊다"며 "정당과 단체들이 연대해서 시국회의를 꾸리고 지속적으로 시국선언을 하고 있는 것을 보면 국민들이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 27일에는 칠보산마을에서 열리는 '칠보 동네방네 촛불문화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수원에서는 지금 동네마다 촛불문화제를 계속해서 열고 있다. 26일에는 만석공원에서 열렸고, 27일에는 칠보산마을과 영통과 남문에서도 열린다. 칠보산마을은 다른 마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상인원은 100여 명으로, 동네 주민들이 슬리퍼 신고 반바지 입고, 유모차 끌고 자전거 타고 모여서 촛불을 밝힐 예정이다."

- 하고 싶은 말이 더 있는지?
"박근혜 정권은 육사 출신들을 등용하는 등 유신시대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국정원 문제를 잘 막지 못하면 정말 유신으로 회귀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난 수십 년 동안 피로써 지켜온 민주주의가 다시 유신시대로 회귀하지 않게 민주시민들이 나서서 지켜야 한다."


#국정원 선거개입#윤경선#시국선언#시국회의#1인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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