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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작아작 씹어 먹는 요즘 전어구이는 뼈가 부드러워 입에 살살 녹아든다. |
ⓒ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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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시작된다는 입추다. 폭염 속에서도 가을은 어김없이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다. 가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 가을의 전설로 불리는 전어다. 혹자는 가을이 깊어가야 전어 맛이 최고라고 하지만 요즘 전어의 맛 또한 만만치가 않다.
광양 5일장에서 맛본 전어구이의 맛은 정말 놀라웠다. 통째로 들고 아작아작 씹어 먹는데 뼈가 부드러워 입에 살살 녹아든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돈 생각 않고 전어를 먹었다고 한다. 하기야 전어구이를 이렇게 직접 먹어보니 사실 전혀 돈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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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백색에 윤기 자르르하게 구워낸 전어구이에 침 아니 흘릴 자 누가 있을까. |
ⓒ 조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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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 자르르한 전어구이... 예나 지금이나 인기 짱이야이 가을, 은백색에 윤기 자르르하게 구워낸 전어구이에 침 아니 흘릴 자 누가 있을까. 길 지나가는 며느리도 군침을 흘릴 게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에 전어를 '찾는 사람들이 돈을 생각하지 않아 전어(錢魚)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전어의 인기는 여전하다.
옛 속담을 살펴봐도 전어의 인기는 가늠이 된다.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 '가을 전어 한 마리가 햅쌀밥 열 그릇 죽인다', '전어 대가리엔 참깨가 서말'이다 등 참 재미난 말이 많다. '며느리가 친정 간 사이 문을 걸어 잠그고 먹는다'는 속담까지 있다
가을이면 생각나는 대표 생선인 전어는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DHA, EPA 등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두뇌건강과 동맥경화는 물론 소변 기능을 원활하게 하고 위와 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가을의 전설 전어가 돌아왔다, 전어구이 한 접시에 5천원광양 5일장에 가면 깨 볶는 냄새보다 더 고소한 전어구이가 발길을 붙든다. 한 접시 5마리에 5000원이다. 아낙네가 전을 부치고 전어를 굽고 있다. 가게는 장꾼들이 가득하다. 전어구이를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인다. 가을은 늘 이렇게 전어향기를 통해 우리에게 찾아든다.
제법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전어는 기름지다. 통째로 먹어도 뼈가 억세지 않고 맛있다. 명태머리전과 고기전, 모듬전, 선지해장국 등 모든 메뉴가 다 이곳에서는 5000원이면 해결된다. 실비집이다. 이런 게 재래시장의 매력이다.
장터의 선술집에서 만난 한 아저씨 왈, 전어는 뼈가 부드러운 요즘 먹어야 최고라며 전어 자랑에 열을 올린다. 회와 무침 구이 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전어는 구워 먹어야 전어 본래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솔솔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실려 오는 전어구이 향이 그립거든 광양 5일장으로 가보라.
"전어는 지금 먹어야 맛있어요. 뼈가 부드러워 회보다 구이로 먹으면 최고지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