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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축하받는 김무성·이완구 의원 새누리당 김무성, 이완구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건네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당선 축하받는 김무성·이완구 의원새누리당 김무성, 이완구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건네받은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유성호

귀환한 새누리당의 '거물'들은 시종일관 낮은 자세를 보였다. 4·24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로 복귀한 김무성(부산 영도), 이완구(충남 부여·청양) 의원이 26일 첫 신고식을 가졌다. 두 의원은 각각 차기 당대표, 충청권 맹주 등으로 거론되며 여권 내 역학구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이날 당선의 '공(功)'을 당에 돌렸다. 특히 김 의원은 당권도전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앞으로 그런 질문은 일절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당분간 정치적 행보보다 의정활동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황우여 대표 등 지도부와 한 상견례 자리에서도 "저에게 공천을 주신, 존경하는 황우여 당대표 등 지도부께 감사하다"면서 "당에서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지 잘 하겠다, 그렇게 해서 당에 보답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상견례 자리에 이어 곧장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을 수 있어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당에서 시키는 대로 앞으로 충실히 열심히 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 기간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낙후된 영도 발전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을 잘 도와 나라를 잘 되게 해달라, 경기 대책을 확실하게 세워달라는 말이었다"면서 "우리나라가 기록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는데 그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잘 나눠지지 않았다는 것도 실감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의정활동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이한구 "재보선 당선된 두 분, 당내 윤활유 역할 해주시길"

당선 축하받는 김무성 의원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동료 의원드로부터 당선 축하를 받고 있다.
당선 축하받는 김무성 의원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동료 의원드로부터 당선 축하를 받고 있다. ⓒ 유성호

여권 내 '충청권 맹주'로 부각되리라 예상되는 이 의원 역시 자신을 '촌놈'이라고 낮췄다. "9년 만에 국회에 돌아오니 많이 낯설고 얼떨떨하다"며 "길도 잘 모르겠다"고도 말했다.

그는 "이번에 당의 도움으로 국회에 진출하게 됐다,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에 감사드린다"면서 "당을 위한 일이라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2009년 충남지사 사퇴 후 지난해 혈액암이라는 병마와 싸우면서 상당히 힘들었던 3년 세월을 보냈는데 의원들의 격려로 선거를 잘 치렀다"면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이 국가의 성공이고, 국민의 성공이며 이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당의 결속과 단결, 활력을 찾는 일에는 마다하지 않고 참여하겠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도 이들을 추켜올리며 화답했다. 황우여 당대표는 "할 일이 많은 이 때에 당으로서 참으로 소중한 동지이자, 대(大) 원군을 만나는 것 같다, 기쁨과 활기가 돈다"면서 "개인적으로 (두 의원이) 15대 국회 때 같이 의정생활하면서 병아리 시절을 같이 지낸 추억도 있고 파란만장한 정치 여정을 함께 누려왔다"고 반가움을 표했다.

또 "당에는 원숙한 경력과 정치철학을 가진 중진들이 늘 아쉬운 법인데 이번에 가세해주셨다, (이분들이) 당의 중심이 되는 게 당으로서도 중요하다"면서 "더욱 당을 힘있게 하는 데 힘을 모아야겠다"고 강조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두 분이 다시 국회에 들어오셔서 새누리당에 활기를 새로 부여했다"며 "우리 당내에 두 분이 윤활유 역할을 해주셨음 하는 바람이 많다, 두 분이 역할을 잘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무성의 '낮은 자세', 10월 재보선까지 이어질까

그러나 두 거물의 귀환은 당내에 적지 않은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정부조직개편 및 청와대 인사실패 등을 거치면서 당 지도부에 대해 '무기력하다'는 당내 비판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데다, 오는 10월 재보선 대상지역 10여 곳 중 상당수가 새누리당 의원 지역이라 패배 후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황우여 대표도 이를 감안, 오는 5월 원내대표 경선을 계기로 주요 당직 등을 교체하며 분위기를 일신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5월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 후보 간 양자구도로 흐르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앞서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검토했던 김기현 의원은 차기 정책위의장으로 선회해 최경환 의원의 러닝메이트가 됐다. 최 의원과 경쟁하는 이주영 의원은 장윤석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해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같은 구도에서는 '당청관계 재정립'에 관심을 보여왔던 비주류 및 비박(비박근혜)계의 내부 반감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청와대에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로 김 의원이 지목된다. 친박계 좌장이었던 김 의원은 2009년 친이계의 원내대표 추대를 계기로 박근혜 대통령과 멀어졌다가 지난해 총·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회복했다. 이같은 경로 덕분에 당내 비박 인사들도 아우를 수 있는 인사로 꼽힌다.

이와 관련,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현재는 (김 의원이) 당을 위해서, 정부를 위해서도 뒤에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10월 재보선이 또 분기점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만약 과반을 넘지 못한다면 지도부 개편, 전당대회 이런 얘기가 나올 것이다, 그때 당권도전 얘기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이 의원의 복귀에 대해서도 "우리 당내에 충청도 세력은 그렇게 큰 편이 아니었는데 이완구 의원이 들어오면서 충청권의 주목을 받게 됐다"면서 "그 분이 세종시 문제에 있어 (원안 고수를 주장하며) 충남지사직을 던진 정치 지도자로서 역할도 했기 때문에 비중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의원은 당내 역학구도 변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논란도 함께 몰고 왔다. 그는 지난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선거를 이겨야겠다는 욕심으로 해수부의 부산 유치를 강하게 주장했던 사람이 나였다"면서 "정부의 효율적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해수부가 제대로 힘을 받기 위해서는 역시 중앙부처가 있는 곳(세종시)에 두는 게 맞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보선을 통해 국회로 복귀하자 말자, 지난해 대선 당시 국민과 한 약속을 뒤집어야겠다고 말한 셈이다. 김 의원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지금 생각하니깐 잘못됐다고 생각된다,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는 입장을 취해야겠다"고 말했다.


#김무성#이완구#새누리당#황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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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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