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무자격 학생 수십 명을 뽑아 자격이 되는 학생과 한 교실에 섞어 공부시켜 '유령 학적부'를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은 A외국인학교가 돌연 자진 폐교를 시사하는 가정통신문을 학부모들에게 보냈다. 하지만 이 통신문 내용 또한 위법 요소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학교에 대해 지난 12일부터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외국인학교 편견 때문에 어려워, 국제학교로 전환"

 A외국인학교가 지난 11일 학부모에게 보낸 가정통신문.
A외국인학교가 지난 11일 학부모에게 보낸 가정통신문. ⓒ 윤근혁

15일 입수한 A외국인학교 명의의 가정통신문(4월 11일 치)에 따르면, 이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작년 한 해 동안 외국인학교에 대한 여러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 때문에 좋은 크리스천 교육을 시키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사회에서는 대안형 국제학교의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외국인학교 문을 닫고 국제학교로 바꿔 새로 문을 열겠다는 얘기다.

이날 박아무개 A외국인학교 이사장 대행도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이미 외국인학교 폐교를 결정했는데, 1년 동안 위탁 운영을 해온 것"이라며 "자연스럽게 올해 폐교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법 부정입학에 따른 언론 보도와 교육청 조사 때문에 폐교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에 대해 선을 그은 셈이다.

이 같은 가정통신문을 받은 학부모들은 커다란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학교 입학 자격이 있는 학생 12명 가량도 전학 보따리를 싼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를 전학시킨 한 학부모는 "학부모를 속인 채 부정입학을 시킨 사실에 대해 꼬리가 잡히니까, 이를 감추기 위해 폐교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며 "입학 자격이 없는 학생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보려는 술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교육청 "현재로선 대안학교도 국제학교도 위법"

 A외국인학교.
A외국인학교. ⓒ 윤근혁

서울시교육청은 A외국인학교가 '대안형 국제학교' 전환을 언급한 가정통신문을 보낸 것과 관련해 "그 학교는 대안학교란 말도, 국제학교란 말도 쓸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국제학교란 명칭은 교육국제화특구에서나 가능한 학교 형태이며, 대안학교 또한 기본 설립기준에 맞아야 '학교'란 명칭을 쓸 수 있다"며 "A외국인학교가 국제학교 또는 대안학교 명칭을 쓰는 것은 법률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외국인학교는 현재까지 대안학교 설립 신청서도 내지 않았고, 설혹 냈더라도 비싼 등록금 때문에 승인받지도 못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A외국인학교의 폐교 여부와 상관없이 실태조사를 계속 벌일 예정"이라며 "조사 결과 위법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검찰 고발도 검토하는 등 강력하게 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27일 A외국인학교 사태가 불거지자 전교조 서울지부는 성명을 내 "서울시교육청은 사기 행각을 벌인 외국인학교를 폐교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A외국인학교가 자진 폐교한다면 부정입학과 관련해 폐교하는 첫 외국인학교가 된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외국인학교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