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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방어동에 있는 한 슈퍼마켓이 27일 폐업하면서 주인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울산 동구 방어동에 있는 한 슈퍼마켓이 27일 폐업하면서 주인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 박석철

홈플러스가 지난달 2월 25일 울산 동구 방어동에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벙어점을 개점한 지 한 달만인 3월 27일, 인근 동네슈퍼마켓이 두 번째로 폐업했다. 앞서 3월 8일에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방어점 바로 옆 동네슈퍼가 폐업했었다. (관련기사: <SSM 개점 12일 만에 바로 옆 동네슈퍼 '폐업')

SSM 개점 한 달 사이 두 곳의 동네슈퍼마켓이 잇따라 문을 닫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지역 상인들은 SSM이 동네에 진출하면서 장래에 대한 압박감이 심한데다 실제로 한 달 사이 매출이 격감하고 있어 견디기 어렵다는 처지를 보이고 있다.

27일 폐업한 울산 동구 방어동 '강동할인마트'는 신설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방어점 밑 200m 지점에 있으며, 인근 대단지 아파트 주민을 주 고객으로 영업해 왔다.

이날 슈퍼를 폐업한 주인 김광태씨는 27일 허탈한 표정이었다. 그는 "2008년 3km 인근에 홈플러스가 들어선 후 장사가 점점 시들시들하더니 한 달 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방어점 입점 후 매출이 30%가량 더 떨어졌다"며 "이렇게 해서 어떻게 자식들 공부시키고 먹고 살겠나"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아무 생각이 없고 그냥 허탈할 뿐이다"며 "며칠 뒤 생각을 정리해 중소상인단체와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중소상인들 한 달째 철야 농성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자진 폐쇄하라"

지난달 25일 이곳에 300㎡ 규모의 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방어동점'이 개점한 후 지역 상인들과 중소상인단체, 관할 울산 동구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홈플러스 측이 개점 3일 전인 2월 22일에도 관할 동구청의 문의에 "출점 계획이 없다"고 답한 후 기습 개점하면서 김종훈 동구청장이 이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후 중소상인과의 상생 위반, 지자체를 속인 도덕성 등을 들어 자신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동구의회도 지난 20일 임시회에서 익스프레스 방어점 입점철회 결의안을 여야를 막론하고 만장일치로 채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동구청은 최근 홈플러스 측에 앞으로의 입장을 물는 질의서를 보냈고, 홈플러스 측은 "영업은 계속하되 중소상인들과 협의를 할 용의가 있다"는 답변을 내 놓은 바 있다.

현재 지역의 상인들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방어점 철수를 위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익스프레스 맞은 편에 비닐천막을 치고 한 달 가까이 철야농성을 벌이며 자진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에는 '울산 상인대회'를 열고 거리행진을 하고 익스프레스를 향해 달걀을 투척하는 등 폐쇄운동을 벌이고 있다.

고남순 울산중소상인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우려했던 대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개점 후 지역 상가의 피해가 늘어나고 있다"며 "중소상인들의 절실한 요구에도 흠플러스 측이 꿈적도 안 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울산 동구 방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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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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