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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양 산불  울산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에서 잔불을 끄다가 사진을 찍었다.
언양 산불 울산 울주군 언양읍 화장산에서 잔불을 끄다가 사진을 찍었다. ⓒ 박미경

9일 저녁, 상가에 갔다가 귀가한 남편을 통해서야 울산 울주군 언양에 큰 산불이 났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밖을 내다보니 언양 화장산이 벌겋게 불타고 있었다. 불은 바람이 불 때마다 무서울 정도로 하늘 높이 솟구쳤다. 산불은 밤 9시30분경 울주군 상북면 향산리 일대에서 발생해 바람의 방향으로 확대된 것이다.

산불 전문 진화대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남편은 출동 연락을 받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나도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남편을 따라 밤 10시30분경 마스크와 장갑을 챙겨 산으로 향했다. 산 밑에는 이미 많은 주민들이 놀란 모습으로 나와 있었고, 산 주변 아파트와 주택은 이미 읍사무소로 대피명령이 내려져있었다.

집에 있다가 급히 나온 한 주민은 "저 불을 우야노! 억울해서 못 살겠다"며 낫을 들고 나타났다. 낫은 왜 들고 나왔냐고 물으니 나무를 잘라서 불을 꺼야 한다며 산으로 향했다. 산불감시원들도 물통을 짊어지고 산으로 급히 향하기에 남편과 함께 따라갔는데 길이 어두워 조심스러웠다.

산꼭대기에서 바람 따라 밑으로 향한 불은 이미 중턱까지 내려와 있었다. 큰 불은 바람 따라 언양 송대리쪽으로 향하고 있어서 나뭇가지를 주워 잔불을 끄다가 장비 없이는 불길을 잡기가 어려워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바람 따라 활활 불을 끄다가 바람이 세차게 부니 조금 무서웠어요.
바람 따라 활활불을 끄다가 바람이 세차게 부니 조금 무서웠어요. ⓒ 박미경

뒤늦게 나온 공무원에게 갈쿠리를 받아 언양 반곡리 쪽으로 이동했다. 차타고 가는 내내 오른쪽 왼쪽 산 여기저기에서 불이 난 것을 보니 안타까웠다. 매캐한 냄새와 연기 때문에 눈이 따갑고 목도 칼칼했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귀가하니 새벽 3시다.

어제 울주군 언양 일대 산불 현장에는 시청, 울주군청 전 직원과 1700여명의 소방, 경찰, 의용소방대원 등이 출동해 산불확산을 막기 위해 모였으나 바람이 너무 거세 손을 쓸 수가 없었다. 주택가로 확산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소방차만 연신 물을 뿌리고 잔불 진화만 할 수 있을 뿐.

화재 때문에 아까운 자연만 훼손됐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에는 담뱃불도 조심해야 한다. 아파트에서도 이웃의 담뱃불로 인해 옆집에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언양 화장산  산불 .
언양 화장산 산불. ⓒ 박미경



#언양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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