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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총선 결과를 보도하는 영국 BBC
이탈리아 총선 결과를 보도하는 영국 BBC ⓒ BBC

이탈리아 총선에서 중도좌파 민주당이 불안한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한국시각) 총선 개표가 99.9% 진행된 결과 민주당이 29.55%를 득표하며 29.18%를 득표한 자유국민당에 근소하게 앞섰다고 발표했다.

이탈리아 총선에서 하원의원 630명은 전국단위 비례대표제로 선출되며 가장 많이 득표한 제1당이 무조건 의석의 55%를 획득한다. 이로써 피에르 루이지 베르사니 당수가 이끄는 중도좌파 세력인 민주당이 하원의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하지만 지역단위 비례대표가 적용되는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부진했다. 우파 성향의 자유국민당과 제3세력으로 떠오른 오성운동을 꺾지 못하고 과반을 넘겨주면서 사실상 무승부로 끝나 안정적인 정부 구성이 어려워졌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자유국민당은 하원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재검표 요구까지 하고 나섰다. 민주당과 자유국민당의 득표 차이가 12만5천여 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영국 <BBC방송> 보도에 따르면 자유국민당의 안젤리노 알파노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기존의 개표 방식은 오차가 불가피하다"며 재검표를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의 니콜라 스툼포 사무총장은 "상황을 과장하지 말라"며 승리를 주장했다.

포퓰리즘 내세운 '오성운동' 돌풍... 이유는?

이번 총선의 최대 승자로 떠오른 것은 기존 정치 세력에 반기를 들고 등장한 '오성운동(Five Star Movement)'이다. 정치 풍자로 인기를 얻은 코미디언 베페 그릴로가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지난 2009년 창당했다.

오성운동은 근로시간을 주 20시간으로 단축하고 모든 초등학생에게 무료로 태블릿 PC를 제공하겠다는 등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는 포퓰리즘 정책을 들고 나왔다. 또한 정치 경험이 거의 없는 젊은 후보들을 앞세웠다.

그러나 오성운동은 이번 총선에서 25%를 득표하며 단숨에 제3당으로 약진했다. 심각한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민주당과 자유국민당 등 기존 정당이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이 오성운동의 지지로 이어졌다.

하원과 상원의 엇갈린 승패로 벌써부터 재선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 탈퇴와 긴축재정 거부를 언급한 오성운동이 높은 지지를 얻으면서 이탈리아 정국은 더욱 혼란에 빠졌다.


#이탈리아 총선#이탈리아 민주당#오성운동#실비에 베를루스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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