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유난히도 춥습니다. 며칠 전 내려 쌓인 눈이 운동장에 가득합니다. 점심을 먹고나서 아이들과 소화도 시키고 운동도 할겸 운동장으로 나갔습니다.
이것이 며칠내내 '화'를 불러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처음에 아이들은 눈 속에서 기념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습니다.
오늘의 포토제닉 입니다.
눈 속에서 신나게 노는 아이들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흐믓합니다. 세상에나! 이렇게 편하게 잠자는 걸 보셨나요? 그런데... 잠자는 게 아니였어요. 아이들은 운동장에 나오기 전에 이미 작전을 짠 듯했습니다.
손에 들고 있던 카메라를 잠시 달라고 하더니 본격적인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 모습 촬영하느라 무방비 상태였던 저는 무차별적인 아이들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제 편은 한명도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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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격 아이들이 양쪽에서 팔을 붙들고 눈폭탄을 던지고 있습니다. |
ⓒ 문경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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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세요! 얼마나 계략적인지... 제 양손을 잡고 뒤에서 공격하고 있어요. 이러니 곰짝 못하고 당할 수 밖에요. 드디어 아이들 사이에서 빠져나와 공격을 시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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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들아! 시작! 한 녀석의 공격개시 소리와 함께 갑자시 아이들이 달려들어 눈폭탄을 뿌리고 있다. |
ⓒ 문경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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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금세 아이들의 공격에 눈폭탄을 맞고 있습니다. 선생님을 공격하는 일이 이렇게 재미있는 일이었는줄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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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 마다의 포즈 안그런척 해도 난 너희들이 한 일을 알고 있지 ㅎㅎ |
ⓒ 문경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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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능청스런 표정이 얄밉도록 예쁩니다. 아마도 속으론 내일은 또 어떻게 눈싸움 놀이 하자고 조를까? 어떻게 선생님을 공격할까? 작전을 짜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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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신난다!. 선생님을 쓰러뜨린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인다. |
ⓒ 문경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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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전 아이들 공격에 또 당했습니다. 아니 그냥 함께 뒹굴어 줬어요. 아이들이 즐겁고 행복하다면, 아이들 기억속에 선생님 쓰러뜨리고 눈폭탄 퍼부어서 즐거웠던 기억이 자리한다면 전 열번이고 백번이고 넘어지고 아이들이 던져주는 눈폭탄 실컷 맞을 겁니다. 내 옷이 흠뻑 젖어드는 만큼 우리 아이들 행복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