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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학교 철학과 학생회가 지난 7일 임시 학생총회를 열고 정치 소신을 강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이 학과 최우원 교수의 사과와 퇴출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부산대학교 철학과 학생회가 지난 7일 임시 학생총회를 열고 정치 소신을 강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이 학과 최우원 교수의 사과와 퇴출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 부산대학교 철학과학생회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학생들에게 강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부산대학교 철학과 최우원 교수가 학생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최 교수는 지난 10월 치러진 중간고사에서 "종북 좌익을 진보라 부르는 언론을 비판하시오"란 문제를 출제하는 등 학생들의 정치적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독단적 수업을 진행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중간고사 직후에는 비슷한 내용을 <조갑제닷컴> 등 보수 인사들의 홈페이지에 실명으로 게재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최 교수가 진행하는 형이상학 수업은 전공필수 과목으로 이 수업을 이수하지 않으면 졸업이 불가능하다.

이 같은 사실이 <오마이뉴스-부산대 교수, '조갑제닷컴에 리포트 올려라' 강요>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철학과 학생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갔다. 철학과 학생회는 지난 7일 임시총회를 열고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성명서를 발표했다.

철학과 학생회는 '철학과 학생 일동'의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이것이 대학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심각한 사태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였다"며 "이 사태에 대한 철학과 구성원의 문제의식과 해결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구체적으로 최 교수가 학생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했다는 점을 문제로 봤다. 학생들은 "제목과 내용에 비판의 관점이 정해져 있는 과제를 제시함으로써 학생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제한했다"며 "학생들로 하여금 개인의 양심이나 사상을 외부에 실명으로 드러내도록 강제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학생들은 "학생들을 해당 교수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켰다"고 최 교수를 비판하며 "학생들의 리포트를 이용해 자신의 발언에 힘을 실음으로써 학생들을 교수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철학과 학생회는 교수권 남용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점에 대해 최 교수의 사과를 요구했다. 더불어 학생회는 대학 본부 측에 피해 대책과 최 교수의 퇴출을 요구했다. 현재 일부 학생들은 최 교수의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철학과 학생회 측은 "학내를 대상으로 대자보를 부착하고 일반 학우들을 대상으로 성명서를 나눠주고 있다"며 "대학 본부의 입장을 지켜보고 구체적인 대책이 없을 경우 철학과에서 진행하는 모든 수업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학생들의 반발에 대학 본부 측은 당혹해하고 있다. 부산대학교 교무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아직까지 학교의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있을 수 없는 일이 학교에서 벌어져서 답답하다"며 "학교 구성원 입장에서도 창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생들의 최 교수 퇴출 요구에 대해 "(최 교수의) 처신이 부적절하다"면서도 "물의를 일으킨 것은 알지만 교수를 퇴출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부산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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