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온 제16호 태풍 산바(SANBA)가 17일 오전 여수를 덮쳤다.
사라(1959), 셀마(1987), 루사(2002), 매미(2003)에 이어 두 글자를 가진 태풍 이름은 이곳 주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그 위력이 커 지역에 큰 피해를 입혔기 때문이다. 오후 1시께 태풍이 완전 여수를 지나갔지만 산바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어민들에게 많은 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여수시에 따르면 "여수지역은 16호 태풍 산바가 엄청난 폭우를 뿌린데다, 밀물 시간까지 겹치면서 17일 오후 1시 현재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지만 상가와 주택, 도로등 10개소가 침수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여수는 304mm의 강우량을 보였다.
여수재난종합상황실 재난관리과 박혜경씨는 17일 오전 전화통화에서 "지금까지 접수된 피해상황은 정전과 침수, 월파 등이 발생했다"면서 "현재 소호동 주민들은 항우마을 228세대 555명이 긴급 대피해 있다"고 전했다.
특히 태풍 산바는 섬마을 사람들의 터전을 송두리째 할퀴고 지나갔다. 여수시 남면 안도 마을은 이번 태풍이 만조와 겹쳐 해일이 범람해 바닷물이 어촌마을을 덮쳤다. 이로 인해 안도리사무소와 저지대 주택이 바닷물에 잠겼다. 또한 강풍과 높은 파도로 인해 농림수산식품부의 테마형바다목장과 어민 삶의 터전인 양식장이 산산히 부서졌다.
안도 주민 김성수씨는 "50평생을 이곳에서 살았지만 해일이 범람해 마을까지 바닷물이 차기는 처음이다. 볼라벤에도 괜찮았는데 이번 태풍으로 삶의 터전이 날아가 버렸다"고 한숨을 쉬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