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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발레단 최태지 예술단장
국립발레단 최태지 예술단장 ⓒ 김민관

창단 50주년을 맞은 국립발레단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과 협업을 시도하는 중이다. 지난 6월 예술의전당에서 디자이너 정구호와 현대무용가 안성수와 협업하여 국립발레단이 만든 정기공연 <포이즈>에 이어, 이번에는 국립발레단과 황병기 음악의 만남, <아름다운 조우>가 준비 중에 있다.

10일 오전 11시 30분경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아름다운 조우>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공연에는 파리오페라예술감독의 추천으로 선정된 프랑스 안무가 니콜라 폴, 국립발레단의 현 발레 마스터 박일, 서울예술단의 예술감독이며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이수자인 정혜진 등 세 명의 안무가가 안무를 맡았다.

 황병기 작곡가
황병기 작곡가 ⓒ 김민관

황병기 작곡가는 특별한 철학을 갖고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고 전했고, 또한 자신이 여전히 늘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맹자의 말을 인용하며 대인이라고 하는 것은 적자이심(赤子之心), 즉 새빨간 어린애(갓난아기)와 같이 그때의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으로, 자신은 유치원 상태의 십대 때의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한 마디로 "유치한 노인"이라 밝혔다.

각각의 연습 영상들을 조금씩 볼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니콜라 폴의 작품은 현대 무용에 가까운 느낌인데, 매우 천천히 한 자리에서 고정되어 움직이며 시작됐다. 무용수들은 눈을 한쪽 가리고 불균형적으로 위치하는데, 그와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음악과 완전히 상응하는 신체로 화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눈을 살포시 감아서 얼굴의 표정이 드러나기보다 몸에 휩쓸러 가며 애잔한 잔상을 안겼다.

 안무가 니콜라 폴
안무가 니콜라 폴 ⓒ 김민관

니콜라 폴은 보통은 작곡가 사후에 그에 맞춰 안무를 짜게 되는데, 이번 경우에는 황병기 작곡가와 직접 작업할 수 있어 그 점에서 영광이라고 전했다. 개인적으로 음악이 마음에 와 닿지 않으면 안무를 하기 어려운데 음악이 마음에 들어서 안무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감정이 뒤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자신은 프랑스인의 귀로 음악을 들은 것과 같은데, 음악이 절도가 있다는 것을 느꼈고 꼭 필요한 것만 사용하며 그에 따른 긴장들이 담겨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 감동을 깊이 있게 표현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니콜라 폴은 자신의 작품이 동양적인 느낌이 난다는 의견에 대해 작품을 볼 때 안무가가 인식하는 것이 있고, 관객이 인식하는 부분이 있을 것인데, 절대적으로 서양적이지 않게 만들어야겠다고 만든 게 아니고, 자신의 방식대로 작품을 만드는데 자신의 작품을 본 사람들이 한국 문화라는 배경으로 작품을 해석하게 되는 게 흥미롭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국악을 가지고 안무를 하는 데 있어서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고, 음악을 충분히 듣고 자신의 것으로 체득하면 자연스럽게 안무가 나온다고 생각하고, 발레와 음악과의 대립되는 그런 것으로 인한 혼란스러운 경우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박일 안무가
박일 안무가 ⓒ 김민관

박일의 작품은 제기 차기 놀이를 하는 동작도 안무에 반영되었고, 가야금의 복잡한 현의 리듬적인 선율에 안무를 맞춤으로써 매우 고상하다는 느낌을 줬다. 부채를 사용하는 등의 손동작이 보통의 발레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나타나고는 했다.

 정혜진 안무가
정혜진 안무가 ⓒ 김민관

정혜진 안무가는 달을 보고 기원하는 여인의 마음 담은 작품을 만들었다. 강강술래라는 춤의 형식을 엮어서 여인의 마음을 전한다.

정혜진은 박자를 다루는 게 상당히 어렵다고 밝혔다. 한국 무용과 발레의 가장 큰 차이는 발레는 토슈즈를 신고 한국은 버선을 신고 추는 것으로, 땅을 딛는 느낌이 너무 다르다고 전했다. 외국 무용의 경우 시작이 곧 하나의 동작이 되는데, 한국 무용은 하나를 듣고 움직임과 호흡이 시작되는 다름이 있음을 이야기했다. 무용수들 역시 쓰지 않는 근육을 써야 하고, 움직임을 호흡으로 눌러서 사용해야 한다며 차이가 있음을 전했다.

국립발레단의 <아름다운 조우>는 명장 황병기의 해설과 함께 오는 9월 27일부터 28일까지 양일간 양일간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최태지 #국립발레단#박일 #니콜라 폴#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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