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볼라벤' '덴빈'이 지나간 뒤 낙동강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강 둔치 곳곳에 세굴·침식현상이 발생해 있었다. 4대강정비사업으로 강바닥의 모래를 파내는 준설작업을 벌이고 둔치에 생태공원을 조성해 놨는데, 곳곳에는 태풍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오마이뉴스>는 1일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경남권 낙동강 구간을 답사했다. 태풍으로 많은 비가 내렸는데, 물이 어느 정도 빠져야만 침식 등의 흔적이 나타나기에 이날 현장 답사를 벌인 것이다.
창녕함안보(함안보) 아래 둔치(창녕 쪽)에 침식 현상이 심했다. 사람 키보다 더 높이 침식현상이 발생했다. 임희자 사무국장은 "정부나 한국수자원공사의 주장대로라면 침식 현상이 발생하지 말아야 하는데, 사람 키보다 더 높이 침식 현상이 발생했다,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함안보 아래 둔치에는 강가 쪽으로 침식 현상이 길게 발생하고 있었다. 진흙층이 드러날 정도였다.
침식현상을 막기 위해 쌓아 놓았던 '모래 가마니'도 무너져 내렸다. 이는 침식현상이 심하게 발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철판 등 준설작업 자재, 땅 속에 묻혀 있다가 드러나
그런데 특이한 게 보였다. 넓은 철판과 PVC관, 천막 조각 등이 바로 그것. 이는 일부 땅속에 묻혀 있기도 했다.
이는 준설작업 때 사용된 자재들로 보인다. 임희자 사무국장은 "이곳에서 준설작업을 하면서 사용됐던 자재들을 거둬내지 않고 그대로 묻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침식현상으로 인해 일부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준설 자재들이 이곳에만 묻혀 있다고 볼 수 없으며, 낙동강 전 구간에 걸쳐 준설작업이 이뤄졌으니까 다른 지역에도 자재들이 땅속에 묻혀 있을 수 있다"며 "둔치 속에 묻혀 있던 준설 자재들이 침식현상으로 드러나기는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그곳은 준설작업 때 침사지가 있었던 곳이 아니다"라며 "철판 등 자재가 왜 거기에 묻혀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른다, 아마도 이전에 어떤 작업을 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임해진 쪽 둔치 침식 현상 심해... 나무들은 말라 죽어
본포교 아래 창원 북면수변생태공원에는 태풍 때 폭우로 모래가 씻겨 내리면서 일부 산책로를 뒤덮고 있었다. 낙동강 자전거길 거의 모든 구간에는 나무가 말라 죽거나 태풍 때 부러진 나뭇가지가 많이 보였다.
함안보 하류에 있는 낙동강 임해진 쪽 둔치는 침식현상이 심했다. 임희자 사무국장은 "많은 물이 내려와서 부딪혔다가 흘러가는 지역인데, 앞으로 계속해서 침식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