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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쌍둥이의 아버지는 한 사람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지식오류사전>(크리스타 푀펠만 저, 작은 책방 펴냄)은 우리가 별다른 의심없이 당연한 것으로 알고 있는 잘못된 지식들을 바로 잡아 주는 책인데, 책에 의하면 '아버지가 다른 쌍둥이'는 존재한다. 아버지가 다르니 100% 이란성 쌍둥이이며, 출산 간격이 며칠부터 최대 4주까지 걸릴 수 있다지만 말이다.

책이 언급하고 있는 아버지가 다른 쌍둥이 그 처음은 1996년 영국에서 피부색이 전혀 다르게 며칠 간격으로 태어난 이른바 '흑백 쌍둥이'. 책에 의하면, 이제까지 아버지가 다른 쌍둥이가 태어난 것은 5번이란다.

정자 1과 난자1이 만나 2개체로 갈라져 자라는 일란성쌍둥이와 달리 이란성 쌍둥이는 정자2와 난자2가 각각 수정되어 자란다고 배운 것 같아 가능하지 싶고, 책에 엄연히 나와 있지만, 그래도 너무 의외여서 궁금하기도 해 검색해 보니 최근 2011년까지 아버지가 다른 쌍둥이 관련 보도가 제법 많이 보인다. 

 '아버지가 다른 쌍둥이'로 검색해 본 결과
'아버지가 다른 쌍둥이'로 검색해 본 결과 ⓒ 인터넷 포털 캡처

그래도 이제까지 알고 있는 것과 달라 놀라운 것은 어쩔 수 없다. 책은 이처럼 우리가 그동안 별다른 의심 없이 당연한 '상식'으로 알고 있었지만 사실과 다른 것들을 알려준다. 때문에 책을 읽어나가면 나갈수록 '우리는 과연 어느 정도의 진실 속에 살고 있는 걸까?' 의심이 계속 들기도 했다.

여성은 고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다? 천만에!

올림픽에서 최초로 금메달을 딴 여성은 '키니스카'라는 이름의 스파르타 공주였다. 키니스카는 기원전 396년과 392년에 개최된 올림픽에서 전차 경주 부문에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전차를 몬 사람이 아니라 마주(馬主)가 우승자로 기록되는 바람에 키니스카의 이름은 메달리스트 목록에 등록되지 못했다. 키니스카 이후에도 올림픽에서 우승한 여인들은 적지 않았지만 모두들 비슷한 이유로 기록에서 사라졌다. 공식적으로 기록된 최초의 여성 금메달리스트는 영국 출신의 '샬럿 쿠퍼(1871~1967)'였다. 쿠퍼는 1900년 파리 올림픽의 여자 테니스 부문에서 우승하며 역사에 길이 남을 대업을 달성했다.
- <지식오류사전> '여성은 고대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었다?' 전문

이 부분도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중학생이 되어 의외였던 것 중 하나가 체육 교과서가 있고, 필기시험을 본다는 것. 필기시험에 반드시 나오기 때문에 달달 외워야 하는 것들 중에 올림픽에 관한 것들도 있었다.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것은 1896년 아테네(제1회)에서 쿠베르탱에 의해서다. 때문에 쿠베르탱은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로 불린다. 고대 올림픽에는 투표권이 없는 여성과 노예는 출전할 수 없었고, 올림픽 경기를 지켜보는 것으로도 처벌을 받았다. 여성들이 최초로 참가한 올림픽은 제2회 파리 올림픽(1900년), 테니스와 골프. 이 정도로 배운 것 같다. 여기에 오륜기가 상징하는 것, 올림픽 정신 등을 더 배웠지만 말이다.

 <지식오류사전> 겉표지
<지식오류사전> 겉표지 ⓒ 작은책방
그런데 책은 이처럼 고대 올림픽에도 일부 여성들이 참가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우승자로 기록되지 못했다고 하고 있다. 문득 이 부분을 읽으며 드는 생각은 요즘 학생들은 어떻게 배울까? 다른 나라는 어떻게 배울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있을까? 등이다. 그래서 검색을 하게 됐고, 그 과정에 읽게 된 재미있는 사실을 조금만 더 쓰면.
근대 올림픽의 아버지라 불리는 쿠베르탱은 여성들이 공식적으로 참가한 제2회 파리 올림픽 때 여성들이 참가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한다. 1896년에 개최된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 여성들이 참가하지 못한 것도 쿠베르탱의 지도사상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이란다.

귀족 출신인 쿠베르탱은 "스포츠에 여성들이 가장 크게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은 아들이 출전하여 훌륭한 성적을 낼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뒷받침하는 것이지 여성 스스로 자신의 기록을 돌파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관점으로 여성들의 올림픽 참가를 반대했다고 한다.

당시 여성참가자들은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공식적인 승인을 받지 못한 채 참가했는데, 모두 화려한 차림의 긴 치마를 입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여자 테니스선수의 치마는 무려 18㎏에 달했다니 여성들의 고통이 무척 컸을 것 같다.

이후 여성들의 올림픽 참가는 계속된다. 그리하여 1912년 스톡홀름올림픽에서 수영종목이 여성들에게 개방, 1924년 제8회 파리올림픽 기간 중 여성들의 올림픽 참가 결의가 통과됨으로써 1928년 암스테르담올림픽부터는 여성들의 참가가 훨씬 자유로워졌다고 한다. 여성들이 육상종목에 정식 출전하기 시작한 것도 1928년의 암스테르담올림픽이라고 한다.

책에는 외에도 마라톤의 거리가 원래 40km였지만 이후 42.195km로 굳어진 이야기, 오늘날 전 세계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종목인 축구의 유래- 축구는 노동자들의 스포츠였다?, 올림픽과 관계된 최초의 뇌물스캔들 등 스포츠와 올림픽 관련 다양한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이 글 한 꼭지로 모두 전할 수 없음이 아쉬울 정도로 알고 있으면 이후 각종 경기를 훨씬 재미있게 관람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이 말이다.

탁구는 '프라이팬-와인 코르크 마개'에서 시작되었다?

탁구는 18세기 후반 영국의 상류층이 즐기던 놀이에서 유래된 스포츠다. 비가 와서 외출이 힘든 주말이면 특히 더 즐겼다고 하는데, '탁자 위에서 치는 테니스'의 초기 형태는 지금에 비하면 매우 원시적이었다. 커다란 탁자 위에 기다란 끈 하나를 팽팽하게 당긴 것이 오늘날로 치면 네트였고, 탁구공은 샴페인의 코르크 마개나 고무 재질의 둥근 물건이 대신했으며, 라켓은 담배상자 뚜껑이나 프라이팬이었다. 간혹 배드민턴 라켓으로 탁구를 치는 경우도 있었다. 참고로 경기 규칙을 처음 등록한 것은 지임스 깁이라는 영국 공학자였는데, 깁은 1901년 미국에 갔다가 셀룰로이드 공을 보고 탁구공으로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깁은 두 사람이 공을 주고받을 때 나는 소리에서 착안해 해당 스포츠에 '핑퐁'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나아가 그 이름에 대한 법적 권리도 취득했다.
- <지식오류사전> '탁구는 중국에서 유래했다?' 전문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탁구팀의 릴리 즈앙 선수가 포핸드를 구사하고 있다.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미국 탁구팀의 릴리 즈앙 선수가 포핸드를 구사하고 있다. ⓒ 런던올림픽조직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중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탁구의 유래와 초창기 경기 모습을 알 수 있는 이 글도 무척 흥미롭게 읽은 것 중 하나. 라켓으로 프라이팬을 썼다는 것이 썩 재미있다.

<지식오류사전>은 이처럼 역사와 문화, 정치, 경제, 오락, 과학기술, 스포츠, 건강, 풍습 등 우리의 생활 전반에 사실 혹은 진실로 알려진 것들의 '진짜 진실'을 들려준다.

항목은 무려 1034가지. 책 한 권(664쪽)에 워낙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보니 내용은 비교적 짧은 편이다.

그래도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하는 것들 그 핵심만을 알려주고 있고, 전문가들이나 알고 있는 내용도 있지만 아버지가 다른 쌍둥이 이야기나 여성들의 올림픽 참가, 탁구 이야기 등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누구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워낙 많은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지만 대략 소개하면 ▲ 양치질은 정말 밥을 먹은 직후에 하는 것이 좋을까? ▲ 설탕을 많이 먹으면 정말 이가 썩을까? ▲ 한동안 식사량을 줄이면 위가 정말 줄어들까? ▲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을수록 건강하다? ▲ 미키 마우스와 도널드 덕은 월트 디즈니가 직접 만들어 낸 캐릭터들이다? ▲ 타이나닉호는 절대로 침몰할 수 없는 최초의 선박이었다? ▲ 예전에는 볼링핀이 자녀와 맞먹을 만큼 소중한 물건이었다? ▲ 꿈은 단 몇 초밖에 지속되지 않는다? ▲ 진통제를 복용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 케첩에는 벌레의 피가 들어 있다? ▲ 예전에는 생선뼈로 코르셋을 만들었다? ▲ 손수건은 코를 푸는 목적으로 발명되었다? 등.

참고로 책에 의하면, '밥을 먹은 직후에 양치질을 하면 그렇잖아도 음식물에 포함되어 있던 산성 성분이 법랑질을 공격하고 있는데, 칫솔질 때문에 법랑질을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물로 입안을 헹구어 산성 성분을 제거한 뒤 약 30분 뒤 칫솔을 이용해 구석구석 깨끗이 양치질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언뜻 이런 책들은 흥밋거리 위주의 내용을 주로 담고 있을 거라 생각할 수도 있으나 이처럼 알고 있으면 건강유지와 효율적인 생활에 도움 되는 이야기들이 훨씬 많은 것 같다. 본문 뒤에 '찾아보기'를 넣어 궁금한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한 것도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지식오류사전>ㅣ저자:크리스타 푀펠만ㅣ옮김:강희진ㅣ출판사:작은책방ㅣ출간일:2012-7-2ㅣ정가:27000원



지식 오류 사전 - 1034가지 지식 오류들

크리스타 푀펠만 지음, 강희진 옮김, 작은책방(해든아침)(2012)


#올림픽#탁구#마라톤#파리올림픽#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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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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