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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사업을 하면 수질개선이 된다고 했는데, 그렇게 됐나. 1994년 폭염이 심했지만 낙동강 전역에서 녹조가 창궐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대구․경북까지 녹조가 심한데 4대강 때문이다."(장하나).

"수질개선은 1년 정도 더 모니터링을 해봐야 알 수 있다. 녹조의 원인은 느낌으로 이야기 할 수 없고 과학적으로 분석을 해야 하는데 폭염 영향이 컸다."(김상배).

9일 오전 낙동강 창녕합천보 관리사무소 전망대에서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과 환경부 산하 김상배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이 나눈 대화 내용이다. 낙동강 일대에 녹조가 심각하자 장 의원이 현장조사에 나선 것이다. 또 대화가 이어졌다.

 낙동강 창녕합천보 일대에 녹조가 심각한 가운데 9일 현장조사에 나선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왼쪽)이 김상배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낙동강 창녕합천보 일대에 녹조가 심각한 가운데 9일 현장조사에 나선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왼쪽)이 김상배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낙동강 창녕합천보 일대에 녹조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9일 현장조사에 나선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이 합천보 관리소 전망대에서 김상배 낙동강유역환경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낙동강 창녕합천보 일대에 녹조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9일 현장조사에 나선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이 합천보 관리소 전망대에서 김상배 낙동강유역환경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 윤성효

"녹조는 유속도 영향을 받는다. 물이 정체되면 조류가 발생한다. 지금은 낙동강 상류에서 하류까지 걸리는 시간이 190일 정도다(4대강사업 하기 이전에는 18일 정도). 유속 자료는 찾지 않고 폭염 탓만 하니 답답하다. 낙동강가에서 70평생을 살아온 주민들은 이런 녹조는 처음이라 한다. 4대강사업 뒤 유속 자료를 달라."(장하나).

"(4대강사업 뒤) 체류시간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분석한 자료는 없다. 이번에는 태화강과 북한강에도 녹조가 발생하고 남해안에는 적조가 발생했다. 수자원공사에 유속 관련 자료가 있는지 챙겨보겠다"(김상배).

환경단체는 4대강사업으로 낙동강에 보가 설치된 뒤 체류시간이 엄청나게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전에는 상류에서 하류까지 18일 정도 걸렸는데, 지금은 6개월 이상 걸린다고.

장 의원은 유속과 관련한 자료를 요구했고, 김 청장은 "4대강사업 뒤 낙동강의 유속을 분석한 자료가 없다"며 "수자원공사에 자료가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했다. 장 의원은 "지금 수자원공사에 전화해서 알아보라"고 했지만, 김 청장은 물론 현장에 나와 있던 수자원공사 관계자도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날 김상배 청장은 낙동강 조류발생 현상을 설명하면서 지난 7월 30일 조사한 '남조류세포수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단위 cell/㎖)에 의하면, 상주보 860, 낙단보 8561, 구미보 9624, 칠곡보 1만2557, 강정고령보 8145, 달성보 3612, 창녕합천보 4939, 창녕함안보 5603이다.

이에 대해, 장하나 의원은 "유역청에서 제시한 자료대로 한다면 몇 군데를 제외하고 모두 '조류경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조류경보제 발령 기준에 따르면, 500이상이면 조류주의보, 5000이상이면 조류경보다.

 낙동강 창녕합천보 일대에 녹조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9일 오전 민주통합당 장하나 국회의원이 현장을 찾아 살펴보고 있다.
낙동강 창녕합천보 일대에 녹조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9일 오전 민주통합당 장하나 국회의원이 현장을 찾아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김상배 청장은 "낙동강은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가동하기에 수돗물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낙동강 본류에는 모두 18개의 취수장(상류 7, 하류 11)과 21개의 정수장(상류 7, 하류 14)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고도정수처리는 13곳, 일반정수처리는 4곳, 강변여과수시설은 4곳이다.

김 청장은 "고도시설이 없는 상류 4곳 정수장 가운데 3곳은 복류수(모래, 자갈 여과층을 거쳐 취수하는 방식) 취수를 하고, 조류 영향시 분말활성탄을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촉구"

장하나 의원과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은 9일 창녕합천보 관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이날 장 의원은 "4대강사업으로 수질개선이 된 게 아니라 악화됐다"며 "녹조의 상당수는 남조류일 것이다. 그것은 발암물질이다"고 말했다.

 낙동강 창녕합천보와 붙어 있는 상류의 한 작은 하천에서 녹조류가 죽어 덩어리로 떠올라 악취를 풍기고 있다. 9일 현장을 찾은 장하나 국회의원이 현장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낙동강 창녕합천보와 붙어 있는 상류의 한 작은 하천에서 녹조류가 죽어 덩어리로 떠올라 악취를 풍기고 있다. 9일 현장을 찾은 장하나 국회의원이 현장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 윤성효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동일 조건일 때 물의 흐름을 막으면 수질이 나빠지는 것은 인류 역사상 경험을 통해 배운 상식이자 과학적 진실이란 점에서 4대강사업으로 수질이 나빠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제적 하천전문가인 독일 베른하르트 교수는 '유속이 느려지면 강물과 공기가 기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산소공급 기능도 크게 떨어진다. 보로 물을 막으면, 필연적으로 물의 흐름은 이전보다 정체되고 수질은 악화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4대강사업이 녹조 재앙을 키운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4대강사업의 준설과 보 건설로 인해 낙동강의 자정 역할이 파괴됐고, 강은 9개의 거대한 호소가 되어 있는 상황"이라며 "녹조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상시 수문 개방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국회 차원에서 녹조 재앙에 대한 진상조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 녹조 재앙이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이라는 점에서 4대강사업 자체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사도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날 장하나 의원은 창녕합천보 일대 녹조 현장을 둘러보았다. 이경희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 대표와 배종혁․박종훈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등이 동행했다.

 낙동강 창녕합천보 일대에 녹조가 심각한 가운데, 9일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과 박종훈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경희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 대표 등이 합천보 관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낙동강 창녕합천보 일대에 녹조가 심각한 가운데, 9일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과 박종훈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이경희 4대강사업저지낙동강지키기경남본부 대표 등이 합천보 관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윤성효

 낙동강 창녕합천보 일대에 녹조가 심각한 가운데, 9일 현장조사에 나섰던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이 합천보 관리사무소 앞에서 환경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낙동강 창녕합천보 일대에 녹조가 심각한 가운데, 9일 현장조사에 나섰던 민주통합당 장하나 의원이 합천보 관리사무소 앞에서 환경단체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윤성효


#낙동강#녹조 현상#장하나 의원#낙동강유역환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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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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