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속의 섬' 진도 접도에 있는 남망산(해발 164m)에서다. 잠시 솔섬바위에 앉아 쉬면서 물 한 모금 마시려다가 깜짝 놀랐다. 저만치서 눈에 들어온 바위 때문이었다. 머리와 이마, 눈, 코, 입까지 선명한 게 분명 사람이었다. 얼굴의 길이가 5∼6m쯤 돼 보였다.
그 바위는 산등성이에 누워 해바라기를 하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 만화 속 주인공인 '벼랑위의 포뇨'를 닮았다. '미래소년 코난' 같기도 했다. 불심 가득한 동자승으로도 보였다. 등신불 같기도 하다. 반듯하게 누워있는 와불 형상이다. 정말 기묘한 형상의 바위였다. 그것도 보기 드문 어린이 형상을 한 바위였다.
사실 필자의 남망산 방문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간 몇 차례 갔다. 그런데도 이 바위의 존재 사실을 몰랐다. 지역주민들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부랴부랴 예전에 찍었던 사진을 찾아봤다. 버젓이 그 바위 위에서 사진을 찍은 게 있었다. 이제야 그 바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옛적에도 왔었는데... 그땐 몰랐습니다
인터넷도 검색해 보았다. 마찬가지로 그 바위 사진은 없었다. 풍광이 알려지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만, 그동안 아무도 이 바위의 존재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말 그대로 '세상에 이런 일이'다.
소년바위 얼굴이 처음 발견된 접도 남망산은 기암괴석이 절경이다. 산길과 바닷길, 산길을 잇는 길도 예쁘다. 이른바 접도 웰빙길인데, 국토해양부에서 전국의 대표적인 해안누리길 가운데 하나로 지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