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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부평구 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 정규직원 채용을 위한 필기시험에서, 부평구에서 공단으로 파견된 공무원이 시험 감독을 하다가 특정 응시자에게 시험문제 답을 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공단은 '2012년 4회 직원 공개 채용'을 위해 지난달부터 서류심사와 필기시험, 면접을 실시했고, 이를 통해 사무직 7·8급과 기술직 8급 직원을 채용했다. 서류심사 합격자만 68명에 달했다.

이 공개 채용에 공단 상용직 직원 A씨도 응시했으며, 서류심사에서 합격한 A씨는 지난 1일 S중학교에서 실시된 필기시험에 응시했다. 사건은 영어시험을 보는 도중에 구에서 공단으로 파견된 B씨가 시험 감독을 하다가 A씨에게 시험문제 정답을 몇 차례 가르쳐주면서 발생했다. 이 장면이 B씨와 함께 시험 감독관으로 참여한 C씨와 일부 응시생에게 목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일로 A씨는 필기시험에 합격하고도 10일 진행된 면접에 참여하지 못했다. A씨는 '공단 상용직 직원으로 평소 B씨를 알고 있었지만, B씨가 왜 정답을 가르쳐 주었는지를 모르겠다'고 동료 직원에게 하소연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과 구는 이번 사건을 쉬쉬하는 분위기다. 19일, "공단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감사를 요청했느냐?"는 물음에, 구 관계자는 "감사 요청이 없었다"고 답했다. 다만 "B씨가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자체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단 관계자는 19일 전화 통화에서 "자체적으로 사실을 파악해 지난주에 구에 감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B씨는 "A씨는 상용직 직원으로 평소 성실한 모습을 보여 왔고, 시험 당일 답을 틀리게 기재해 나도 모르게 몇 차례 가르쳐주게 됐다, 나도 그 때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고 한 뒤 "20여 년 공직에 있으면서 이런 실수는 처음이라, 많이 괴롭다"고 털어놓았다.

B씨가 평소 A씨의 성실한 모습 때문에 순간적으로 이런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보이지만, B씨의 행위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에 해당될 수 있다.

한편, 앞선 공단 직원 채용과정에서도 잡음이 발생했고, 공단 직원이 서류 조작으로 특정 업체에 1800만 원을 밀어주고 해당 업체로부터 1200만 원을 뇌물로 수수한 사건이 발생한 터라, 공단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공단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기자가 지난달 보도한 기사 '공단, 이번엔 직원 채용 부적절 의혹'과 관련해, 공단은 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기도 했다.

부평구의회 이소헌 의원은 "공단의 방만한 운영도 문제지만,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며 "몸집만 커지는 공단에 대해 구가 메스를 대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단 내부 관계자는 "공단 이사장 다음으로 가장 직급이 높은 사람이 B씨다. B씨의 이런 행위가 현 공단의 모습일 수 있다"며 "구와 공단에서 본부장 직제를 만들려고 하지만, 대대적인 개혁과 인적 쇄신 없이는 공단의 쇄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평구시설관리공단#이소헌#채용비리#부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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