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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창원시 회원구가 마산과 창원을 잇는 봉암교 차선 변경 공사를 완료하여 상습 정체 구간인 봉암교와 봉양로 교통정체가 많이 해소되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왕복 4차선이었던 봉암교를 왕복 5차선으로 변경한 차선 변경 공사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마산-창원을 잇는 봉암교 정체는 마산공설운동장까지 2~3km 이상 이어졌고, 봉암교 정체 해소를 위하여 제 2봉암교, 팔용터널, 해저터널까지 여러 방안을 검토,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창원시가 얼마 안 되는 적은 예산으로 '봉암교' 차선 변경 공사를 완료하여 차량 정체가 크게 해소되었다고 합니다. 매일 아침 출근시간 2~3km씩 밀리던 정체 현상이 크게 완화되어 20분 넘게 걸리던 통과시간이 5~10분으로 단축되었다는 것입니다.    

총 예산 7500만 원을 투입해 마산에서 창원 방향 봉암교 800m를 편도 2차로에서 3차로로 증설하여 1차선을 늘였다는 것입니다. 왕복 4차선에 각 2m였던 갓길 폭을 70㎝로 줄이고, 중앙선 폭도 80cm에서 50cm로 줄이고, 기존 차선 역시 10~20cm씩 줄여 마산에서 창원 방향으로 폭 3.3m 차선을 추가로 확보하였다는 것입니다. 

결국 양방향 갓길이 폭 70cm로 좁혀진 대신에 마산에서 창원 방향 봉암교가 2차선에서 3차선으로 1차선이 늘어나 출근시간 교통증체 많이 해소되었다는 것입니다. 창원시는 이번 공사로 "교통불편이 크게 해소되었을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예방과 물류 이동시간·유류비용 절감 등 경제적 효과가 크다"고 평가하였답니다.

 폭 2미터 갓길이 70센티미터로 축소된 봉암교
폭 2미터 갓길이 70센티미터로 축소된 봉암교 ⓒ 이윤기

자전거 타고 다니던 봉암교 더 위험해졌다

그런데 현장을 직접 가보면 이번 '봉암교 차선 변경 공사'는 자동차를 우선하는 후진국 교통 정책의 대표적 사례라는 것을 확일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봉암교를 건너는 자동차 상습정체가 해소된 것은 분명하지만, 자전거를 타는 시민들이 봉암교를 건너는 일이 백배, 천배 더 위험한 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4일(일) 자전거를 타고 봉암교를 직접 건너보았는데, 마산에서 창원 방향으로 3차선 확장 공사가 이루어진 대신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던 차선 바깥쪽 갓길 폭은 1/3로 줄어 옆 차선으로 지나가는 자동차가 훨씬 더 위협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원래 폭 2미터였던 갓길이 70cm로 줄어들어 자전거를 타고 갓길을 따라 봉암교를 건너는 것이 매우 위험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심지어 다리 건너 접속도로 구간에는 갓길 폭이 30cm로 줄어들어 자전거는 자동차가 다니는 3차선으로 다닐 수밖에 없는 위험한 구조가 됐습니다.

창원에서 마산으로 나오는 반대편 차선도 폭 2미터였던 갓길이 70cm(직접보기에는 30~40cm)로 줄어들어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없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반대 차선은 우회전 입체교차로가 없고 보행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자전거도 인도를 이용하여 다리를 건너면 되기는 합니다.

자동차를 운전하시는 분들 중에는 마산에서 창원 방향으로 갈 때도 봉암교 인도를 이용하면 될 텐데 왜 위험하게 좁은 갓길로 다니느냐고 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만약 자전거를 타고 인도로 봉암교를 건너면 철재 가드레일에 막혀서 직진은 할 수 없고 우회전만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마산에서 창원 방향으로 자전거를 타고 갈 때는 갓길을 이용해서 봉암교를 건널 수밖에 없었습니다.

봉암교 주변은 차량 통행을 빠르게 하기 위하여 입체교차로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차선 변경 공사전부터 자전거를 타기에는 위험한 구간이었습니다. 봉암교를 건너 진해나 창원 방향으로 직진하는 자전거는 우회전 하는 차를 피해 차선을 가로질러야 했기 때문입니다.

자전거는 자동차의 교차로 통과를 빠르게 하기 위해 만든 입체 교차로를 통과하는 것 만도 위험한 일이었는데, 봉암교는 갓길마저 축소되어 더 위험한 구간이 되어버렸습니다.

 봉암교 창원-마산 방향 파란색 원래 갓길 폭이 빨간색 만큼 줄었다
봉암교 창원-마산 방향 파란색 원래 갓길 폭이 빨간색 만큼 줄었다 ⓒ 이윤기

갓길 축소... 자동차는 '씽씽' 자전거는 '아찔'

자동차 정체가 해소된 것은 분명하지만, 차선이 늘어난 후 차량 흐름이 빨라졌기 때문에 차량 속도도 빨라져 70cm로 좁혀진 갓길을 주행하는 자전거는 더 아찔한 위험을 감수 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봉암교 정체 해소' 공사로 '교통사고 예방' 효과가 있다는 관계 공무원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자전거 이용자의 교통안전은 훨씬 더 위협받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도로나 교량에 갓길을 만드는 것은 '안전상의 문제' 혹은 '긴급 구난' 같은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인데, 이렇게 갓길을 없애버리는 것이 바람직한 일인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창원시는 4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안민터널 내에 국내에서 가장 긴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수십 억을 들여 터널 내에 자전거 도로를 만드는 정책과 자전거 통행이 가능한 멀쩡한 갓길을 없애는 모순된 정책 결정이 같은 도시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선진국에서는 교통정책을 수립할 때 보행자와 자전거를 최우선으로 배려하고 다음으로 대중교통을 우선하며 승용차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습니다. 이런 기준에 비춰보면 갓길을 없앤 이번 봉암교 차선 변경  공사는 오직 승용차 정체 해소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고 자전거 이용자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조금도 감안하지 않은 후진국형 대책이었습니다.

보행자, 자전거 우선하는 교통 정책 절실

지금처럼 자동차 정체 해소를 최우선적인 교통 대책으로 생각하는 한, '환경수도, 자전거도시'는 구호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시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하지 않는 가장 가장 큰 이유로 '위험'을 꼽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 현재의 자동차 중심 도로가 너무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창원시가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도입하고 '환경수도', '자전거 도시'를 내세운다면, 가장 우선해야하는 정책은 '안전한 자전거 길'을 만드는 일이 되어야 합니다. 자전거의 수송분담율이 유럽의 자전거 선진 도시들 만큼 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자전거를 레저용으로만 이용하거나 자전거 도로가 있는 안전한 곳에서만 자전거를 타라고 하는 후진적인 교통정책으로는 자전거가 자동차를 대체하는 교통수단이 되는 진짜 '자전거 도시'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자전거 도시'를 내세우는 창원시가 보행자와 자전거를 먼저 고려하는 교통정책을 수립하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창원 KBS 생방송 경남 청취자 칼럼 원고를 많이 고쳐서 제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자전거#창원시#봉암교#환경수도#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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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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