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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예쁜 '산들늪'은 무사할까? 흔히 '사자평'이라 부르는데, '영남의 알프스'의 재약산 7부 능선에 있다.

지난 주말(3일) 사자평에 올랐는데, 온갖 희귀식물들이 푸름을 짙게 해가면서 왕성한 생명력을 보이고 있었다. 뭇짐승의 배설물과 발자국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어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환경부는 2006년 12월 이곳을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산습지다. 밀양시 단장면 고천리 산1번지인데, 재약산 동남쪽 사면 해발 720~760m 고원에 있다. 현재 0.58km²(17만7620평) 규모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 윤성효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산들늪에 설치해 놓았던 철조망으로, 아직도 거둬내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어 짐승들이 다니다 걸려들 위험이 있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산들늪에 설치해 놓았던 철조망으로, 아직도 거둬내지 않고 그대로 두고 있어 짐승들이 다니다 걸려들 위험이 있다. ⓒ 윤성효

기록에 의하면, 멸종위기종 2급인 '삵'과 육상식물인 복주머니난, 큰방울새난 등 보호가치가 높은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곳에는 '버들치'와 '도롱뇽' 등이 서식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버들치가 집단서식하는데, 남한에서 해발 700m 이상되는 산지습지에서 버들치가 서식하기는 매두 드물다.

이날 현장에서는 '진퍼리새', '삿갓사초', '독미나리', '물매화' 등이 관찰되었다. 가시 없는 '민찔레'도 자라고 있었다.

사자평 습지보호구역은 나름대로 잘 보존돼 있었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습지를 거의 관통하다시피 하면서 제법 넓은 도랑이 만들어져 있었다. 도랑이 만들어지면서 습지로 스며드는 물을 한데 모아 아래로 흘려버리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집중호우 등으로 파괴됐던 군사용 작전도로를 복구하면서 습지를 관통하는 도랑을 냈는데, 도랑이 오히려 습지로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집중호우 등으로 파괴됐던 군사용 작전도로를 복구하면서 습지를 관통하는 도랑을 냈는데, 도랑이 오히려 습지로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윤성효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집중호우 등으로 파괴됐던 군사용 작전도로를 복구하면서 습지를 관통하는 도랑을 냈는데, 도랑이 오히려 습지로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집중호우 등으로 파괴됐던 군사용 작전도로를 복구하면서 습지를 관통하는 도랑을 냈는데, 도랑이 오히려 습지로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윤성효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집중호우 등으로 파괴됐던 군사용 작전도로를 복구하면서 습지를 관통하는 도랑을 냈는데, 도랑이 오히려 습지로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집중호우 등으로 파괴됐던 군사용 작전도로를 복구하면서 습지를 관통하는 도랑을 냈는데, 도랑이 오히려 습지로 물이 스며들지 못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윤성효

2008년경 '군사용 작전도로'가 태풍·집중호우로 침식되면서 산림과 습지가 파괴되자 산림생태 복원사업을 벌인 것이다. 군사용 작전도로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는데, 세굴현상이 심했던 것.

산림생태 복원사업을 벌이면서 사자평을 거의 관통하다시피 하면서 도랑을 만든 것이다. 도랑이 오히려 습지를 제대로 보전하는 데 역효과를 낸다는 지적이다.

또 습지 곳곳에서는 나무를 베어낸 흔적이 있었다. 소나무를 심었다가 오히려 습지를 파괴한다는 지적을 받은 뒤 베어낸 것이다. 이곳에 화전민들이 살았을 때 설치해 놓았던 철조망이 일부 남아 있었다. 철조망은 짐승들이 이동하다 걸려들 가능성도 있어 보였다.

밀양시는 습지보호구역 바깥 산지에 억새 군락지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심어 놓았던 일부 억새가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현장도 있었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한때 소나무를 심었다가 지금은 베어낸 모습이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한때 소나무를 심었다가 지금은 베어낸 모습이다. ⓒ 윤성효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늪 주변에 억새를 심어 놓았는데 잘 자라지 않고 있는 모습.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늪 주변에 억새를 심어 놓았는데 잘 자라지 않고 있는 모습. ⓒ 윤성효

밀양참여시민연대 이수완 환경분과위원장은 "이곳은 다른 산지습지에 비해 비교적 잘 보전돼 있다. 하지만 좀 더 세밀한 부분까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도랑으로 모이는 물이 습지로 흘러들어가도록 하는 시설을 빨리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밀양시청 관계자는 "억새 군락지 조성사업은 당초 5월 말에 완료할 예정이었는데 늦어져 6월 중순경 마무리할 예정이다. 심은 억새는 잘 자라도록 보완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랑에 대해, 그는 "낙차공을 설치해 물이 습지로 스며들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오래 전에 만들어진 작전도로에서 세굴현상이 심해 복구작업을 하면서 배수로를 냈던 것인데, 습지로 물이 제대로 스며들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 보완하려고 한다"며 "올해는 예산 부족으로 어렵고 2013~1014년 사이 공사를 벌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습지에서 발견된 짐승의 배설물.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습지에서 발견된 짐승의 배설물. ⓒ 윤성효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늪 곳곳에서 발견된 짐승들의 발자국 모습.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늪 곳곳에서 발견된 짐승들의 발자국 모습. ⓒ 윤성효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짐승의 배설물.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짐승의 배설물. ⓒ 윤성효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이곳에는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는데, 사진은 '삿갓사초' 군락지 모습이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이곳에는 다양한 식물이 자라고 있는데, 사진은 '삿갓사초' 군락지 모습이다. ⓒ 윤성효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늪 속에 물이 흐르는 곳에서 발견된 도롱뇽과 도롱뇽알이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늪 속에 물이 흐르는 곳에서 발견된 도롱뇽과 도롱뇽알이다. ⓒ 윤성효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독미나리'.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사진은 '독미나리'. ⓒ 윤성효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이곳에는 희귀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는데, 사진은 가시 없는 '민찔레꽃'이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이곳에는 희귀 식물이 많이 자라고 있는데, 사진은 가시 없는 '민찔레꽃'이다. ⓒ 윤성효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이곳에는 온갖 희귀 식물이 분포해 있는데, 사진은 희귀식물인 '방울새란'이다.
2006년 12월 환경부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한 재약산 '산들늪(사자평)'이다. 이곳에는 온갖 희귀 식물이 분포해 있는데, 사진은 희귀식물인 '방울새란'이다. ⓒ 윤성효


#사자평#산들늪#습지보호구역#버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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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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