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5월 10일은 무슨 날일까?"

초회를 맞아 아직 일반인은 잘 모르는 '유권자의 날'이다. 1948년 5월 10일 대한민국 최초 민주주의 원리에 의해 선거가 치러진 날을 기리고 국민주권의 실현과정인 선거와 투표참여에 대한 중요성과 의미를 되새기는 날이다. 또한, 공교롭게도 4월 11일 제 19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총선')가 끝난 지 정확히 30일 째 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의 시민이자 유권자 그리고 기자의 입장에서 총선을 되돌아보았다.
흔히들 이번 총선을 야권의 패배로 말한다. 혹은 절반의 승리 절반의 패배라고 말하지만, 본인은 '시민(유권자)의 패배'라고 규정하고 싶다. 1960년 4·19혁명 이후 끊임없는 민주화 운동으로 이제는 민주주의 시대라고 이 시대 사람들은 자신있게 말하지만, 사실은 민주주의 시대가 아니다. 시민이 바로 서지 못한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정치 권력은 하나의 권력일 뿐이고, 하나의 과정일 뿐이며, 진정한 의미에서 권력은 시민들의 머릿 속에 있어요"라고 말했고, "정치권력은 만능이 아니며, 대통령 자리는 최고 정점이 아니며, 진짜 권력은 따로 있습니다"며 "그것은 시민권력"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성하는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시민권력, 나는 이제부터 그 시민들 속으로 들어가려 합니다"라고 말했다.

시민의 패배라고 규정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우리는 시민권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2년 5월 30일부터 2016년 5월 29일까지 무려 4년의 기간 동안 시민을 대표해서 일할 사람들을 뽑는 투표에서 투표율이 불과 54.3%였다. 기존 언론들의 예상은 주로 55~60% 정도를 예상했지만 그 정도에도 미치지 못한 결과였다.

초등학교 전교 어린이 회장, 중·고·대학교에서 학생회장을 뽑는 선거에도 이런 투표율은 나오지 않는다. 누구를 찍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하지만 어느 누구를 뽑더라도 한 표를 행사한다는 것은 시민권력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이기에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되는 권리이자 의무이지만, 무려 45.7%가 포기해버렸다. 시민의 패배가 아니라고 정의할 수 있겠는가?

둘째로 지역구도를 타파하지 못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의원시절부터 대통령 시절 그리고 대통령 퇴임 후까지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본인이 몸소 실천하며 노력했던 지역구도의 타파는 이번 총선에서는 불가능해 보였다. 호남에서는 단 한 명의 여당 인물이 뽑히지 못했으며, 물론 경남 김해갑과 부산에서의 2석을 민주통합당에서 얻어냈지만 특히 TK지역에서는 단 한 곳도 야권에겐 허락되지 않았다.

결국, 유권자의 표심은 지역색을 따라가 버린 것이다. 야권 연합 때문에 한 가지 색으로 통합되진 않지만, 대한민국의 서남권은 온통 녹색과 일부 보라색이었으며 동남권은 3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빨간색이었다. 최소한 지역구도 타파에 대한 시민의 힘을 보여 주려 했다면 최소한 대구 수성갑에서는 김부겸 후보나 광주 서구을에서는 이정현 후보라도 당선되어야 했다.

셋째로 정의를 실현하지 못했다. 총선이 끝난 지 30일째 되어가지만 지금까지도 당선자들에 대한 온갖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뒷맛이 개운치 않은 총선이다. 문대성 당선자는 결국 논문표절로 결론이 났으며, 김형태 당선자도 제수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당선자에 대한 문제가 이미 선거 전에도 제기되었지만, 유권자들은 이들을 뽑았다는 것이다.

최소한 우리 유권자의 대표라면, 시민의 대표라면 다른 무엇보다도 도덕성 하나는 제고해서 뽑아야하지 않았을까? 게다가 최근에는 통합진보당의 당권 거래 의혹이 제기되며 유권자가 비례대표 의석을 6석을 확보해줬지만, 전략 공천이나 영입 케이스인 5명만 비례 대표가 되는 웃지 못 할 상황도 벌어졌다.

보통 투표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정치판이 더러워서 하기 싫다고들 한다. 혹은 뽑을 사람이 없어서라고도 한다. 모두 변명에 불과하다. 최악을 선택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선택을 해야만 한다. 이번 총선은 결국 시민 모두의 패배다. 다함께 투표를 독려해서 시민권력을 실현해야 했으며, 지역구도도 타파해야 했고, 정의도 실현했어야 한다.

제 1회 유권자의 날을 맞이해 다시금 선거와 투표의 중요성에 대해 과거의 반성을 통해 생각해보길 바란다.


#유권자의 날#19대 총선#19대 국회의원 선거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