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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다 신형 시빅
혼다 신형 시빅 ⓒ 정영창

수입차 업체들의 반격이 거세지고 있다. 가격은 내리고 성능은 대폭 개선한 모델들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국산차를 압박하고 있는 것. 지난해 유럽연합(EU)에 이어 최근 미국과 맺은 자유무역협정(FTA) 덕이다.

미국 빅3(GM·포드·크라이슬러)와 독일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은 이를 무기(?)로 토종 브랜드의 영토까지 넘보고 있다. 국산차를 위협할 절호의 찬스를 잡은 셈이다. 일본차 3인방 토요타·혼다·닛산도 수입차 구매 조건이 좋아지고 있는 환경을 틈타 안방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8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독일차의 공세에 눌려 기죽었던 일본차 3인방(토요타·혼다·닛산)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토요타는 올 1월 미국산 캠리를 들여와 현대 그랜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캠리는 2월에 721대를 팔아 수입차 베스트셀링카에 등극할 정도로 기염을 토했다. 또 이달 초에는 신형 렉서스 GS를 출시, BMW 5시리즈와 벤츠 E클래스를 경쟁상대로 지목하는 등 거칠게 몰아붙이고 있다.

닛산의 공세도 만만찮다. '이효리 카'로 불리는 박스카 큐브를 작년에 선보이면서 기아 레이와 쏘울을 위협하고 있다. 큐브 덕분에 닛산은 지난해 모두 3802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7.9% 증가하는 실적을 올렸다.

여세를 몰아 올해 안에 실내를 새롭게 꾸민 스페셜(특별판) 에디션 큐브를 내놓고 하반기에는 풀 체인지 모델인 중형 세단 알티마(미국산)를 들여와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반격의 칼 든 혼다...'시빅'으로 여심(女心) 공략

 심플한 신형 시빅 실내
심플한 신형 시빅 실내 ⓒ 정영창

혼다도 시빅을 앞세워 반격의 칼을 꺼내 들었다. 혼다는 지난해 4분기에 선보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CR-Z,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R-V, 신형 시빅(준중형 세단)과 시빅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올 하반기에는 주력모델인 어코드와 미니밴 오디세이를 들여와 작년보다 2배 수준에 달하는 5000-6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혼다의 이런 자신감은 '시빅' 때문이다. 시빅은 1972년 처음 출시된 이후 39년 동안 전 세계 160개국에서 2000만대 넘게 판매된 월드 베스트셀링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기대 이상의 판매는 아니지만, 최근 들어 여성 운전자들로부터 입소문이 타면서 (판매)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서의 판매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시빅은 2011년 9월 미국 출시 이후 북미 시장에서 월 평균 판매 2만 대를 웃돌며 토요타 코롤라, 쉐보레 크루즈, 포드 포커스, 현대 엘란트라(아반떼)를 제치고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34개 소형차종 중 1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월 한달동안 북미 시장에서는 전년 동기대비 약 42% 증가한 2만7087대가 팔리면서 전체 판매순위 3위를 기록했다"며 "한국에서도 점차 이 같은 상승세가 반영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시빅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는 세련된 외관과 민첩한 핸들링 그리고 편안한 승차감 등 여성 운전자들을 유혹(?) 할 만한 매력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연비가 높은 점도 꼽았다.

특히 시빅 하이브리드는 연비가 리터당 24.9㎞ 달해 고유가 시대에 인기를 끌 수 있는 모델이라는 점도 판매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시빅은 지난 2006년 한국에 첫 선을 보였다. 이후 2008년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3년간 국내 수입 준중형 세그먼트에서 절대강좌를 지켜왔다. CR-V와 함께 혼다코리아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효자차종이기도 하다.

국내 경쟁모델로는 코롤라(토요타)와 포커스(포드), 아반떼(현대)가 꼽힌다. 1.8 시빅(가솔린)과 1.5 시빅(하이브리드) 두 가지로 라인업으로 한국에 출시됐다. 이전의 2.0 모델은 단종 됐다.

 시빅 계기판
시빅 계기판 ⓒ 정영창

시빅의 매력은?

시빅의 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 4550×1755×1435mm다. 구형보다 길이는 짧아지고 높이는 낮아진 대신 폭은 넓어져 역동적인 모습을 갖췄다. 각각의 변화 폭은 5mm다.

특히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 베이스(앞뒤 바퀴 축간 거리)는 2670mm로 구형보다 30mm 줄었다. 그런데도 실내 공간은 좁지 않아 보인다. 이는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를 앞으로 당기고 밑으로 낮춰 뒷좌석 공간을 구형보다 40mm 넓힐 수 있었다는 것이 혼다 측의 설명이다. 

외관 디자인 중 눈에 띄는 부분은 보닛이 짧다는 것. 실내 공간을 넓히기 위해 엔진룸을 안쪽으로 깊게 들어가게 했다. 그리고 A필러를 많이 기울여 바깥으로 최대한 길게 빼냈다. 이로 인해 운전석 앞 공간이 상당히 넓고 깊다.

때문에 운전석에 앉으면 대시보드와 앞 유리창이 앞으로 길게 뻗어 탁 트인 느낌의 시야가 들어온다. 키가 작은 여성이나 초보 운전자에게는 전방을 훤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 앉아보니 좁다는 느낌은 덜했다.

실내는 화려함보다는 심플하면서도 개방감이 돋보인다. 대시보드가 앞으로 쭉 뻗어나가 보기에도 더욱 시원해 보인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석 방향으로 틀어져 있다. 편의장치 등을 쉽게 조작,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스위치로 연비, 트립, 오디오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멀티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i-MID)도 채택했다. 스위치 배열도 구형보다 짜임새 있게 배열돼 단정해진 느낌을 준다.

공조 스위치 배열도 구형보다 짜임새 있게 배열돼 단정해진 느낌을 준다. 핸들 그립감은 손에 꽉 쥐면 약간 까칠하다. 왼쪽에는 오디오 스위치, 오른편에는 크루즈 컨트롤 버튼이 위치한다.

5인승 시트는 가죽 재질이다. 엉덩이와 허벅지에 전해지는 압박감이 타이트하기 보다는 안락한 편이다, 뒷좌석은 바닥이 평평하다. 센터터널이 없고, 레이아웃을 적절하게 조절해 평평한 바닥을 만들었다. 

연비도 매력적이다. 시빅은 가솔린 모델 최초로 'ECON 모드'를 적용해 연료 효율을 더 높이고 ECO 가이드를 통해 경제적 운전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경량화된 고강성 바디를 채택, 차체 무게도 줄였다.

신형 1.8 가솔린 모델은 i-VTEC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이 142마력으로 구형보다 2마력 향상됐다. 최대토크는 신형과 구형 모두 17.7kg.m다. 연비는 구형(13.3km/l)보다 9% 향상된 14.5km/l.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신1.5L i-VTEC 엔진과 리튬 이온 배터리와 신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IMA를 탑재, 공연연비 24.7km/l를 달성했다. 기존 모델은 23.0km/l다.

 날렵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신형 시빅
날렵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신형 시빅 ⓒ 정영창

달리기 성능은 어떨까?

시빅 1.8 가솔린 모델을 직접 몰아봤다. 첫 출발은 부드럽기보다는 약간 거칠다. 탄력을 받는 시간이 여유롭다. 초반 가속은 힘이 약간 더딘편이다. 그렇다고 파워가 쳐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질감에서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속도가 올라 갈수록 앞으로 치고 나가는 직진 가속력은 좋아진다. 하지만 급코너링 구간에서는 차체가 약간 흔들린다. 차량이 공략지점을 벗어나 안쪽과 밖으로 튕겨 나가려는 오버와 언더스티어를 잡아주는 모션 어탭티드 EPS(차체제어장치)가 개입되지만 2% 부족한 맛이다.

낮은 토크에서 뿜어내는 중저속구간의 파워는 흠 잡을 데 없다. 안정감 있게 노면에 밀착, 부드럽게 주행한다. 자동 5단 변속기는 부드럽다. 변속순간이 충격 없이 부드럽게 넘어간다.

소음은 옥의 티다. 고속주행시 조용한 편은 아니다. 속도를 높이면 엔진소리와 함께 바람소리가 실내로 파고 든다.

하체는 다소 단단하다. 승차감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이전 모델보다 부드러운 승차감을 준다. 핸들링이 이전모델보다 훨씬 가벼워져 조향감은 빠르게 반응한다. 코너 공략에도 민첩하다. 좀 더 단단하면서 스포티한 승차감을 원하는 고객은 기존 16인치 타이어에서 17인치로 갈아타볼만 하다.

신형 시빅은 스포츠 세단은 아니다. 오히려 패밀리 세단에 맞는 차급이다. 제 몸에 딱 맞는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세팅됐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 승차감을 부드럽게 했고 연비 효율을 높이는 쪽에 포인트를 맞춘 차다. 약간의 스포티한 운전을 즐기는 여성 운전자들에 추천할 만하다.

가격도 적당하다. 기존 모델보다 200만원 정도 저렴해졌다. 신형 1.8의 가격은 2690만(기본형 LX)~2790만원(고급형 EX))이다. 1.5 하이브리드 모델은 3690만원이다. 색상은 화이트, 실버, 블랙, 메탈, 티타늄 총5가지로 판매된다.

고급형을 기준으로 경쟁모델인 코롤라(2990만원)와 포커스(3370만원)보다 싸다. 엔트리 수입차로서의 나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준중형 패밀리 세단 성격이 강한 신형 시빅은 안락하고 편안한 승차감,편의성, 세련된 디자인 등에서 경쟁차를 압도하는 존재감을 지녔다"면서 "최근 여성 고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정영창 기자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 국장입니다. 이 기사는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닝>에도 실렸습니다.



#신형 시빅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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